아래 쪽을 향한 위대한 도약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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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worldeconomicforum/3488048275/
우연히 2001년도에 게재된 C. K. 프라할라드(Prahalad)와 스튜어트 하트(Stuart Hart)의 “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 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비록 10년 전의 글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를 포함한 전 세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를 일찌감치 제시했던 글이라 생각이 되어 간단한 내용과 동시에 연관된 혁신의 이론과 사례들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한다. 참고가 된 원저들은 아래 참고자료에 링크하였고, 3차례 정도의 시리즈 글로 엮어낼 예정이다. 이번 글은 스튜어트 하트와 프라할라드의 원저를 바탕으로 하였고, 두 번째 글은 스튜어트 하트와 클레이튼 크리스텐센 교수의 원저, 마지막 글은 마이클 추의 글을 바탕으로 할 예정이다.

스튜어트 하트는 1997년 기념비적인 “Beyond Greening: Strategies for a Sustainable World” 라는 글을 통해서 오늘 날의 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세계에 대한 화두를 가장 처음 던진 사람 중의 하나이며,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가장 많은 성찰과 좋은 글을 올리고 있다.

냉전 이후 구소련 연방과 중국, 인도, 그리고 남미의 여러 나라들이 외국투자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성장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성장을 촉진하였다. 이들은 주로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을 주로 공략하면서, 많은 제품들을 과다하다 싶을 정도로 팔았는데, 아시아와 남미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이렇게 새롭게 떠오른 시장의 매력도는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초창기 문호가 개방될 때처럼 다국적 회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보다는 다소 신중한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하고 있는데, 실제 이들 국가들의 시장이나 사회적 구조와 만족되지 못한 필요성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이 부자들이나 중산층 보다는 하류층을 위한 시장에 훨씬 큰 기회가 있다고 프라할라드와 스튜어트 하트는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크게 소비여력에 따라 이들 국가의 계층을 크게 4계층으로 분류를 했는데, 가장 소비여력이 많은 1인당 연간 소득 2만 달러 이상의 그룹이 약 7500만~1억 명, 소득 1500~2만 달러 정도의 2/3 그룹이 15억~17.5억, 그 이하인 4그룹이 무려 4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다국적회사들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이런 방대한 시장과 사회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윤이 많이 남는 프리미엄 제품들과 중산층까지만 목표로 삼고 여기에서만 경쟁하는 것은 전 지구적인 낭비가 아닐까? 특히 40억에 이르는 4그룹이 언제까지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될까? 결국 그들도 성장을 하고, 조금씩 구매력도 갖추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전진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나 요즘처럼 전 세계가 연결되고 개인간 네트워크가 발전하는 상황에서는 그런 변화가 좀더 빨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과거와 같이 이윤의 극대화를 목표로 해서는 쉽게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인간으로서의 삶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형태의 접근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시도를 많이 하지 못했던 일반적인 기업들이 진입을 꺼릴 수 밖에 없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또한, 이렇게 최하층이 많은 시장에는 전반적으로 가난에 의한 사회전반의 절망적인 분위기, 그리고 일부 권력층의 부패 및 정치적 불안정과 테러 등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도 다국적 기업들의 결심을 방해하는 커다란 이유가 된다.

그렇다면, 전체 인구의 2/3가 넘는 이들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옳을까? 아마도 현재의 사업방식이나 기술로는 이들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위험도 크고, 별다른 실익도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파괴적인 혁신과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한다면 훨씬 가능성은 높아진다.

만약 매우 분산되고 작은 크기의 운영을 전 세계를 통해서 많이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현재는 초대형 공장 몇 군데에서 엄청난 양을 생산하고 이를 전 세계로 운송을 하게 되는데, 그런 방식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되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지역사회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해당 지역사회의 사람들에게 판 물건이 그들의 삶을 증진시키고, 또한 이들이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시킬 수 있다면 문화적인 문제나 환경파괴의 문제, 그리고 이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통해 다국적 회사들도 어느 정도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프라할라드와 스튜어트 하트는 구매력의 창조(creating buying power), 열망의 형성(shaping aspirations), 접근도 향상(improving access), 지역에서의 해결책을 모색(tailoring local solutions)을 4그룹 상거래 인프라의 4가지 핵심적인 요소로 정의하였다.  이 중의 하나가 혁신을 하면 다른 요소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데, 기업들이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협업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다양한 NGO들, 그리고 해당 국가와 지방정부, 지역사회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4그룹 시장은 지역의 기업가들이나 사람들을 움직이고, 이들에게 권한부여를 해서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더욱 활발해진다면, 환경문제나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진다. 가장 풍요로운 1그룹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들은 지나친 자원의 소모를 유도하고, 거래의 과정 속에서 실질적인 가치의 분배보다는 양극화를 만들어낼 여지가 많다. 이런 부분에 모든 기업들이 집중한다면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떨어지게 된다. 그에 비해, 4그룹 시장은 지역사회 자체의 지속가능성과 가장 인간적인 삶에 필수적인 요구를 바탕으로 시장이 형성되므로 우리 지구라는 자원의 보다 효율적이고도 지속가능한 소비가 가능하다.
 
이런 종류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업들은 선순환의 고리를 타고서 전체적인 범위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므로, 소위 말하는 다국적회사가 아니라면 어렵다. 이런 회사들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이익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일단은 의, 식, 주와 연관된 기초적인 제품과 서비스부터, 금융과 같은 고급 서비스 산업, 이동통신 산업과 저렴한 컴퓨팅 시장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의, 식, 주 관련 제품들과 당장의 생존에 필요한 서비스들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향후의 발전과 새로운 파생혁신의 등장을 위해서는 금융과 통신,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가 필요없이 태양광과 손으로 돌리거나 인력의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저전력 휴대폰, 위성기반의 이동통신 체계, 다양한 나노기술이나 의생명과학 기술 등이 필요하며, 이런 혁신을 제일 먼저 적용되면서 자연스럽게 획득한 상용화 기술이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전통적인 경제시스템에서 동작하는 기업들과 전통적인 정부나 NGO들은 서로의 역할을 다르게 규정하고 다른 세계의 사람들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시각을 넓혀서 본다면 결국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하게 살기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선입견을 버리고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역할을 하면서 협력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훨씬 살기 좋아질 것이다. 가장 커다란 기회는 바로 과거의 전통적인 선입견을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참고자료:
The Fortune at the Bottom of the Pyramid
The Great Leap: Driving Innovation from the Base of the Pyramid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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