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투자자의 관점 차이를 느끼면서

최근에 모바일과 게임 그리고 소셜분야의 초기 스타트업과 어느정도 성장한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업무를 담당하면서 ‘네오플라이’ 시즌 1에서 가졌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역할보다는 시즌 2에서는 투자자의 관점이 더욱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2가지 업무를 각각 경험하면서 느꼈던 스타트업에 대한 관점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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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67526850@N00/4825781787
먼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서 당시에 제가 중점을 두었던 관점들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씨앗의 건강함이 중요하다

사업을 결심한 스타트업에게 현재하는 일이 단발성 프로젝트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자신의 ‘업’으로서 이어갈 일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와 생각들은 시장에 나와서 부딪혀보면, 생각만큼 되지 않는다는 점을 사업의 시작과 함께 곧 깨닫게 되기에 아이디어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과연, 그들이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계획만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일에 좀더 많은 시간을 들려서 살펴봅니다. 좋은 결실이란 최소한  좋은 씨앗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스스로 개척할 일에 대한 자세 역시 중요합니다.

2. 창업자에게 뿜어나오는 불굴의 의지에 비중을 둔다

창업을 고려한 예비 스타트업들과 대면하면, 첫번에 많은 부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 자신에 찬 어투, 그리고 거침없는 프레젠테이션등 첫 미팅에서 나눈 대화, 질문과 응답, 그리고 순발력있는 재치등은 스타트업에게 펼쳐질 다양한 이슈들을 앞으로 어떻게 헤처나갈지에 대한 감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자신있게 발표한 내용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확고한 생각과 의지를 확인합니다. 글을 쓰면서 머리속에 인상적이 몇 분들이 떠오르네요^^.

3. 유연성과 대응성을 갖추었는지를 꼼꼼히 챙겨본다

스타트업에게 있어서 생각의 유연성과 주변 환경에 대한 빠르고 민첩한 대응성은 꼭 필요한 자질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에 좀더 비중을 두었는데, 그 이유는 현상에 대해서 논리와 근거로 설명할 시간도 없거니와 그간의 스스로가 체득한 경험과 직관이 무엇보다도 즉시 적용되는 자신만의 문제해결능력이 스타트업이 펼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꼼꼼함과 철저함으로 승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조금은 거칠고 생뚱맞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유연함이 실패와 낙오에 대한 부담을 덜고 또 일어나서 가고싶은 방향으로 스스로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과는 달리, 투자자가 된 지금은 다른 관점에서 스타트업들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가 되니, 인큐베이터로서의 관점보다는 ‘성장’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네요.

1. ‘씨앗’의 틀을 벗고, ‘묘목’으로 성장할 자세를 갖추었는가?

스타트업 스스로 ‘창업’의 씨앗을 어느정도 키워서 새싹수준으로 성장했다면, 이제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있는 팀들인가를 눈여겨봅니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라면 실패에 대한 몇번의 기회가 있지만, 어느정도 성장의 초기 안정기에 들어선 스타트업이라면 이제 스스로를 성장시킬 로드맵이나 청사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계획을 꿈꾸고 실행을 위해 그들이 갖고 있는 것들, 부족한 것들, 외부에서 조달해야할 것들을 구분하고 스스로 ‘고객’과 ‘시장’에 맞서 나갈 준비가 되었는지를 눈여겨 봅니다. 결국 ‘시장’을 머릿속으로 이해하기 보다 필요하다면 ‘시장’에 한번쯤 부딪혀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2. 스스로의 비즈니스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

‘창업’이란 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찾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종종 답을 찾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스스로가 풀어야할 ‘문제’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비즈니스 계획이 진화하고 있다면, 다른 경쟁자들 혹은 숨은 잠재적 경쟁자들의 사업계획과 모델들도 여전히 새롭게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그들이 부딪히 새로운 도전과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합니다. 인터넷, 모바일, 소셜분야의 서비스들이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내와 국외 서비스들간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서비스의 시작은 작지만,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본의 조합으로 비즈니스의 기회를 키워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점에서 스스로의 비즈니스를 정말 잘 이해하는 지속적 노력을 얼마나 경주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3. 투자의 목적을 명확히 알고 있는가 ?

성장을 위해서 투자를 필요로한다면, 투자가 왜 필요한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투자자가 왜 투자를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투자의 목적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하는 스타트업인지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투자’란 필요한 만큼에 조금더 여유를 더하는 정도에서 받는 것이 창업자나 투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인지라, 필요 이상의 ‘투자’는 그 만큼 창업자들에게 부담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부담이 높은 성과에 대한 부담으로 이전되는 만큼,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만큼의 투자재원을 계획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가치를 높이고 궁극에 스타트업 스스로 인정할만한 기업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요. 스타트업에게 투자가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그러한 투자를 어떻게 그리고 무엇에 사용할지에 대해 얼마나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눈여겨보게 되네요.

두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요즘 고민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자보다는 ‘인큐베이터’로서 관심이 더 가는지라 어떤 일을 좀더 하는 것이 좋을지 마음속에서는 계속 논의중이랍니다. 혹시 스타트업의 육성과 성장에 관심이 많다면, 투자 업무를 바로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스타트업’을 좀더 가까이 지켜볼수 있고 그들의 호흡에 맞추어 도와줄 조력자들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인큐베이터’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지요?

글 : 최환진
출처 : http://pletalk.com/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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