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토니 쉐어, “딜리버링 해피니스”

성공한 기업에 대한 책을 읽고 나면, 재미도 있고 읽을 때 의욕도 불타오른다. 근데 다 읽고 “정말 이런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끄덕일 수 있는 성공 사례는 많지 않았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단순히 돈 벌이가 아니라 정말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성공 사례는 사실 exit 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exit 에 초점을 맞춰서 적지 않았어도, 액수가 너무 엄청나서 그것만 눈에 보이는 경우도 없잖아 있었겠지만 말이다.

딜리버링 해피니스에서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보고 싶은 회사랑 참 많이 닮아있다. 회사 고유의 즐거운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성공해서 회사를 팔아버린 것이 아니라 아마존에 투자를 받아서 지속적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회사에 일하고 있는 사람이 회사를 정말 사랑하고 회사라는 공간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회사다.

p.84 돈
회사의 매각과정은 인간 행동과 성격에 관한 교육장 같았다. 거액의 돈에는 사람들의 본색을 드러나게 하는 묘한 힘이 있었다. 매각 직전 링크익스체인지에 들어온 사람들이 다른 동료직원들을 희생하고 이용해서 이면계약을 협상하려고 하는 탐욕스런 모습이 내 눈앞에 드러났다. 직원들이 서로 싸우면서 자기만의 금전적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애쓰는 진풍경이 수도 없이 펼쳐졌다. 나는 이 드라마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기로 결심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나는 회사 매각이 올바른 결정이었음을 재차 확인했다. 추한 본색을 드러낸 많은 사람들과 다시 일하고픈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p.196 돈, 열정
우리만의 문화를 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는 회사 밖에서 같이 어울릴 것을 즐길 사람들만 고용하려고 애썼다. 우리가 옳았다. 동네 술집에서 술을 같이 마실 때 좋은 발상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어느 날 밤, 열 명 정도의 재포스 직원들이 술집에 모여 어떻게 하면 재포스 문화에 딱 맞는 사람만을 고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침 우리 중에 신입사원이 한 명 있어서 나는 모인 사람들 각각에게 재포스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 모든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었을 때 신입사원이 우리 문화에 대해서 상당히 잘 파악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든 토니 쉐어의 이야기가 공감이 갔던 이유는 누가 이렇게 한다니까 이렇게 해봤다 류의 문화 만들기가 아니라 Zappos 사람들 스스로 생각해서 문화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자신이 MS 에 팔았던 링크익스체인지가 결국 기업 문화에서는 실패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문화를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라 더 공감이 갔다.

p.146 돈. 열정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는 듯하자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저축한 돈이 없어 큰 금액의 봉급 삭감이나 무보수 근로를 택할 경우 월세를 지불할 수 없었다. 우리는 창조적인 해결책을 하나라도 더 제시하기 위하여 머리를 쥐어짰다. … 회사에 잔류한 사람들은 모두 심기일전하여 이전보다 열심히 일했다. 정리해고가 회사의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우리는 깜짝 놀랐다. 우리가 정리한 인력이 실적이 미비하거나 회사를 믿지 못한 사람들이었던 반면 남은 직원들은 모두 회사에 대해 열정을 품고 있었고 우리가 하는 것의 가치를 믿는 이들이었기 때문에 전과 동일한 결과를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회사 전체에 열정을 주입하는 것과 하나된 팀으로 일하는 것의 힘을 가르쳐준 크나큰 교훈이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여러 번의 위기를 사람들이 꽁꽁 뭉쳐서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해쳐나갔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CEO 가 있었다. 그래서 결국 Zappos 는 끝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아… 정말 아름다운 스토리인 듯 (급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의 회사 분위기를 경험해봤던 사람으로써 이렇게 될 수 있는게 너무 신기하다).

책 후반 부분에 Zappos 가 고객 문화를 만들고, 고객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콜센터를 운영하는 이야기도 재미있고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Zappos 와 토니쉐어가 어려움을 이겨내는 정말 최고이며, 많은 사람들이 꼭 거기까지는 읽어봤으면 좋겠다. 정말 좋은 책!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somewhatfrank/4698126665/

p.88 돈
우리 인간들은 사회와 문화에 길들여져 아무 생각 없이, 정말 너무나 쉽게, 더 많은 돈이 성공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동적으로 믿어버린다. 사실 궁극적인 행복은 그저 인생을 즐길 때 느낄 뿐인데 말이다. 무언가를 창조하고 구축하며 열정을 느끼는 일에 파묻히는 것이 얼마나 즐거웠던가.인터넷은 여전히 폭발적 속도로 팽창하고 있었고, 세상에는 모두 좇아가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아이디어가 널려 있었다.

글 : 익살
출처 : http://story.isloco.com/230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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