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롤라 인수에 따른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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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에 최신 뉴스에 대한 논평이나 분석은 싣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워낙 대형 사건이 터졌기에 글을 하나 써 봅니다.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한 뉴스로 오늘 IT세상은 하루 종일 정신이 없을 듯 합니다. 근래 있었던 사건 중에서 최대의 뉴스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이 뉴스를 Google+ 에서는 CEO인 +Larry Page가 직접 전했습니다.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특허와 관련한 이슈가 중요했고, 안드로이드 전체 생태계에 안정화를 위해 꼭 필요했다고 했지만, 파트너 회사들을 자극할 수 있는 제조업체를 인수한 것은 상당히 큰 결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이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조 + SW + 서비스 통합과 관련한 합종연횡이 이루어질수도 있을 듯 합니다. 구글이 래리 페이지 체제로 바뀌면서 과거보다 훨씬 공격적이 된 느낌입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치고 나가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융합의 시대에 바로 뒤떨어질 수 밖에 없음을 느끼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젊은 30대 리더의 힘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허 문제와 함께 언급된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더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새로운 UX와 입출력 장치 등의 하드웨어 요소는 애플의 멀티 터치에서 보듯이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커다란 무기입니다. 단순히 운영체제와 일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로드맵 자체가 변화할 수 있는 큰 변화이고, 구글처럼 미래를 대비하는 회사라면 더욱 미래의 하드웨어 기술을 미리 적용하고 투자하며, 여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동시에 준비해서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유명 저널리스트 +Jeff Jarvis 는 결국 미래로 향한 혁신을 가로막는 특허 시스템의 전면재조정을 초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창업과 혁신 및 성장에 들어가야 할 $18B 이라는 막대한 돈이 결국 특허 분쟁으로 소진되었다고 하네요. 구글은 모토롤라의 특허를 가져 옴으로써, 자신들의 파트너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모토롤라가 독립적으로 크게 놔둘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바뀌었는데, 변호사들과 거대 기업의 기득권만 보호하는 특허체계 전반에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파트너들은 “특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생태계가 좋아져서 기쁘다?” 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특허 로열티 부분에 손해가 줄어들겁니다. 그리고, 지금 마땅히 구글 이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고, 구글 측에서는 오픈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파트너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HW-SW 시너지가 커진 단말 및 하드웨어 제품들은 어찌되었든 모토롤라를 통해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많고, 그곳에서 혁신이 시작될텐데 아무리 구글이 개방을 외쳐도 모토롤라에 다른 파트너들이 시장을 많이 뻇길 것은 당연하겠지요? 중장기적으로는 동요할 수 밖에 없고, 다른 협력의 여지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WebOS를 가진 HP나 노키아/MS 연합, 그리고 RIM 등의 움직임이 주목받게 되었군요. 이런 거대한 판짜기에 언제나 들러리만 서는 한국 기업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과연 어떻게 될지요? 시대의 변화를 일으키는 격랑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IBM과 아마존은 어떻게 대응하게 될까요? 당분간은 탑레벨 경영진의 능력과 리더십, 미래를 보는 혜안에 의해 앞으로 1~2년 동안 향후 10년의 판이 다시 짜여질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HP와 RIM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도 사활을 걸고 M&A 카드를 포함한 이들과의 협상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분할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새로운 판짜기에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입니다. 구글이 모토롤라를 합병할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올해 초에 모토롤라가 기업분할을 통해 모바일 부분을 따로 모토롤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로 분리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공룡으로 산다는 것이 좋을까요? 공룡이라도 구글처럼 혁신이 가능한 공룡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요. 지금은 제품 몇 개 내놓는 것이 중요한 시국이 아닙니다.


P.S.

구글-모토롤라 합병에 대한 컨퍼런스 콜 내용이 모두 공개되었습니다. 대부분 알려진 바와 같은데, 특이사항은 IP-셋탑박스 포함 홈디바이스 관련 언급이 있습니다.

단지 휴대폰 뿐만 아니라 새로운 클래스의 하드웨어 사업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듯 하지요? TV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다양한 셋탑박스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들까지 모두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네요.


참고자료:
Live Blog: The Google/Motorola Acquisition Conference Call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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