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저파워 DIY 셀룰러 네트워크 기술

이번 주에는 1.8GHz 주파수 대역을 놓고 KT와 SKT가 치열한 경매전 끝에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불하고 SKT가 해당 주파수 대역을 차지한 뉴스가 꽤 커다란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그런데, 과거 IMT2000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 계신지? 소위 차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의 대가가 당시 1조 5천억원이었다고 한다 (페이스북에서 Juno Park 님의 글에서 인용). 이거 그 동안의 물가상승률 생각하면 지금의 가격이 비싸다고 뭐라고 할 것은 아닌 듯하다. 문제는 이렇게 막대한 돈을 지불하면서도 저 사업을 따오는 것이 좋다는 거다. 그것이 독점사업이 가지는 강력함이다.

주파수라는 것은 국가에 귀속되어 있고, 특정 사업자들에게 독점적인 특혜를 누리게 하는 만큼 여기에서 국가가 이익을 챙기는 것이고, 이를 세수로 이용한다. 그렇지만, 사업자는 그 이상의 이익을 국민들에게서 거두는 것이니 결국에는 국민들이 이 사업을 통해 국가에게는 일종의 세금을 내고, 기업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앞으로 10년 간 지불하게 될 것이다.

이런 구조는 현재와 같이 국민들 개개인의 선택권이 배제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모두들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간혹 이런 중앙집중적인 전파사용권을 활용한 사업자가 아니라 개개인이 일종의 네트워크를 P2P 방식으로 구성해서 운영하는 새로운 분산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만약에 멀티밴드를 지원하는 주파수 수신기와 송신기가 있는 단말기가 있고, 주변의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단말기와 통신할 수 있는 비어있는 주파수 대역을 실시간으로 찾아내서 연결을 한다. 이 때 주파수를 복수(2개 이상)로 연결할 수 있다면 마치 거미줄과도 같이 P2P 방식으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사람들의 거미줄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탄생할 수 있다. 프로토콜만 통일한다면 굳이 중앙집중적인 통신사업자가 없어도 통신 인프라를 구성할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술적인 난제들도 있고, 여러 가지 규제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잊고 살았는데, 이와 유사한 방식의 저비용 저파워 셀룰러 데이터 네트워크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역시나 이런 기술은 값비싼 이동통신 중계기를 맘놓고 사서 꽂기 힘든 저개발국가에서 가장 먼저 개발이 되는 것 같다. 성숙이 된다면 역으로 선진국들이 도입을 할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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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via MobileActive
아프가니스탄의 Jalalabad라는 분이 개발한 이 기술은 우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다양한 폐품들을 활용해서 오픈소스 무선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인데, 참고자료의 2번째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처음에는 이 기술이 일종의 가십 정도로 지나가는 가 했는데, 이를 보고 버클리 대학의 Kurtis Heimerl 교수가 좀더 산업적인 차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오픈소스로 설계도 등을 배포하고 있다. 저전력 GSM 셀룰러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Village Base Station 이라는 기기를 기반으로 하는 이 기술을 Mobile Active 라는 사이트(위 그림에 하단의 링크가 있는)에서 직접 제작해서 미국의 도시들에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고 하는데, 결과가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저파워 기기이기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유지가 가능하며, 동네에서 아무데나 꽂아둘 수가 있고, GSM 뿐만 아니라 데이터 서비스도 지원한다고 한다. 시골과 같은 곳에 저렴한 셀룰러 데이터 네트워크를 간단히 구성할 수 있고, 특히나 현재 무선 네트워크가 극히 부족한 저개발 국가들에게는 정말로 필요한 기술일지도 모르겠다. 더 나아가서는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멀티밴드 단말기 등에 통합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이렇게 되면 대규모 국가망에 의존해야 하는 중앙집중적인 네트워크의 특성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분산 무선 네트워크 기술은 미래를 위해서 무척이나 중요한 기술이다.

최근 인공위성도 크라우드 소싱을 해서 올리려는 활동들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이용해서 TerraStar-1과 같은 통신위성을 사서 비영리로 저개발 국가의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자는 운동이 그것인데, 여기에 소개된 저렴한 분산 네트워크 기술 역시 미래의 자율적인 네트워크와 분산 인터넷을 구축하려는 세계적인 움직임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다. 아래 임베딩한 비디오는 Heimerl 교수가 이 기술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설명하는 비디오이다. 통신기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설명을 들어도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기술을 만나볼 수 있을까?





참고자료:
A Low-Cost, Low-Power DIY Cellular Data Network
Afghans Build Open-Source Internet From Trash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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