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는 이제 AIDA모델을 버리고 ‘신념’을 생각하라

신념과 행동이 달라 충돌하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사람은 불편함을 느끼고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신념’을 행동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 가 제기한 ‘인지부호화(cognitive dissonance)’의 개념이다.

사실 인식상으로는 행동이 신념에 따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어떤 결과가 발생하고 나면, 그 결과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게 마련이다. 애인과 헤어지고 나면, 헤어질수 밖에 없는 단점이 생각나고 어차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 사귀는 동안에는 절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이유로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바로 태도가 ‘행동 전’이 아니라 ‘행동 후’에 바뀐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 생활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는 모든 개인이 먼저 생각하고 결정한 다음  행동을 한다는 가정을 더욱 믿는다. 마케팅 실행을 위해 기초가 되는 소비자에 대한 행동심리도 AIDA, 즉 인지(Awareness), 흥미(Interest), 욕망(Desire), 행동(Action)단계가 도미노식으로 연결된다는 모델 이론을 절대적으로 수용한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심층인터뷰, 포커스그룹인터뷰 등을 수십차례 진행해본 경험이 있다. 그 조사과정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모든 사람들은 무척이나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따진 후에 구매하거나 좋아한다고 말을 한다. 그런데 그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라는 것이 실질적인 사고과정이 아니라 일종의 다양한 사전 행동  경험을 통해 형성된 생각이라는 점을 발견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 ‘나와 같은 사람’의 경험과 의견 그리고 감정을 얻는 행동이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나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공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이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느슨한 관계이지만, 연결되고 의지만 있다면, 대화가 가능하다. 소셜네트워킹을 위해 필요한 자원은 엄청나게 줄어든 셈이다.  이전 포스팅 ‘고객이 변화된 시장’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제 시장은 ‘마케터와 소비자’간의 관계를 넘어서 ‘소비자와 다른 소비자’간의 네트워크 세상을 살펴봐야 한다. 그들간의 관계망을 통해서 기업 마케팅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도 많은 기업의 마케팅은 기존 구매 과정(Purchase funnel)을 기본으로 전개되고 있고 그것이 또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다른 브랜드보다 인지도를 높이고 관심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광고,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더욱 신뢰받기 보다 무시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현상은 그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그동안의 구매-매출에 영향을 미쳤고 그것을 대체할 것이 없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도 지배적이다라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충분히 마케터 중심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기업이 일반 사람들을 고객으로 만들고 그들이 구매 소비를 하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이것은 미디어 테크놀로지로 인해 변화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이다. 아래 그림처럼 소비자 중심 시장 공간이 크게 형성되고 구매과정 흐름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구매로 인해 그것이 인지와 태도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사용 경험을 통해 본인의 의견과 믿음 때로는 신념이 만들어진다. 또한 그것을 다른 사람들, 즉 나와 같은 사람들, 나의 관심사에 관심을 갖는 ‘무명’의 사람들에게 이야기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소셜 웹 공간에서는 더욱 가능하며 그것이 마케터 중심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용자(수용자) 중심 시장 공간이 우리의 브랜드에 집중되면 될수록 전통적인 구매 과정의 관심도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신념’과 같다고 본다. 행동하고 경험한 것에 대한 믿음이며 그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공감’을 느끼는 것이다.

애플을 보라. 그 ‘신념을 만들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너무나 시대의 혁신을 이끈 기업을 이야기하다보면, 우리 기업의 입장과 상황과는 맞지 않는 사례라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장의 제품과 서비스는 대체로 동질화 되어가고 브랜드 가치의 차별성을 말하지만, 그것도 너무나 복잡하고 고객의 ‘이해’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설립한 ‘이케아(IKEA)’, 필 나이트(Phil Knight)가 설립한 ‘나이키’, 스타벅스, 더바디샵 등도 여러 경쟁업체들과 시장에서 소비자를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들에 대해 고객들이 ‘떠드는’ 수많은 이야기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그 기업들이 추구하는 상징적 기호, 소비자의 감정 등이라는 것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현재 그 자체 (실제 Reality)에서 시작해야 한다. 고객들이 그 기업과 제품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는 것은 제품과 서비스 자체 때문이 아니다. 비즈니스를 전개해가는 일련의 ‘양식’에 열정이 표출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고객들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스스로의 ‘신념’을 구상하고 표현하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것이 <마켓 3.0>의 핵심이기도 하다.
 

(참고자료 : Social Media Marketing. Dave Evans(2008). Wiley Publishing Inc. / Herd, Mark Earls ,John Wiley&Sons, ‘허드’, 강유리 역, 2007 / www.hscoaching.com/247 등)


글 : 강함수
출처 : http://www.hscoaching.com/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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