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비하인드 스토리 (3)] 와플스토어의 시작, 위기 그리고 시즌2

안녕하세요, 와플스토어의 Jay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보도된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하셨겠지만, 얼마전 저희 와플스토어 팀은 던전앤파이터의 성공으로 유명한 허민 대표님이 계신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주식회사 나무인터넷)과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마침 지난 10월 17일은 저희 와플스토어의 창립기념일이기도 한데요, 직장인 프로젝트 팀으로 시작한지 만 2년 만에 회사의 M&A 소식을 함께 전하게 되면서 저에게도 팀원들에게도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법인이 설립된 날이 4월 13일, 사업자등록일은 4월 20일, 와플스토어 사무실에 처음 출근한 날은 5월 12일로 제각각 달라서, ‘창립기념일’을 어느 날로 해야 맞을까를 두고 공동창업자들끼리 한참을 고민했던 기억도 나네요. ^^; 아무튼 작년 이맘때 쯤에 The first anniversary of the team Waplestore! 포스트를 올린 것을 계기로 저희 팀에게 매년 10월 17일은 꼭 챙겨야 할 중요한 날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번 M&A 과정과 저희 팀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셨고, 저도 늦게나마 지난 시간들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두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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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1주년을 기념하면서 샴페인 대신 Welch's를 마셨던 것이 '나름의 전통(?)'으로 발전 중입니다. ^^;

‘해야 하는 일 대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즐겁게 일하며 사는 삶’에 대한 목마름이 극에 달했던 세 명의 평범한 직장인들이 2009년 10월 17일 토요일, 선릉역 부근의 한 카페에서 만나 ‘꿈을 굽는 도전’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만 6개월 동안, 주간에는 퇴근 후 늦은 밤까지 매주 부여된 과제를 짬짬이 수행하고, 주말에는 모여서 함께 지난 주 과제를 점검하고 또 다음 주 과제를 선정하기를 반복하면서, ‘내가 원할 때 원하는 사람을 모을 수 있는가, 그 사람들로부터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그 제품이 시장에 유의미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가’라는 세 가지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실험들의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0년 4월 13일, 와플스토어 팀은 와플스토어 주식회사라는 법인으로 세상에 공식 출생신고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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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7일, 와플스토어 팀의 첫 미팅 때 찍은 사진들. 목마름만큼이나 아이디어도 풍성했던 날이었습니다.

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의 삶을 살아온 저와 공동창업자들에게 사업은 생각처럼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창업 후 만 1년을 책상 6개가 겨우 들어가는 분당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함께 일하면서, 창업자들끼리 서로 많이 다투기도 했고, 불안한 마음에 스스로의 역량을 의심한 적도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창업 후 5개월 정도만에 회사를 매각하는 마음 약한 결정을 내릴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사업은 매순간 힘든 상황과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래서 마음이 약해지거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다행스럽게도 그런 위기의 순간마다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어서 그분들이 선뜻 내밀어 주신 손을 잡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뚜벅뚜벅 걷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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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저희 사무실을 찾아주신 날, 허민 대표님께서는 멤버 모두에게 직접 사인한 야구공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허민 대표님과 처음 만난 날도 지나간 여느 하루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스탭 내에 소셜커머스의 실시간 딜을 넣기로 결정하면서, 로티플을 시작으로 티몬과도 제휴 논의를 시작했던 시점에 이음의 김도연 이사님 도움으로 위메프의 류화현 실장님을 뵙게 된 것이 그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첫 미팅 때 류화현 실장님께서 ‘제휴 이상의 방향에 대해서도 열려있는지’를 물어주셨고, 마침 그 몇 달전에 ‘사업을 하면서는 절대로 Never라고 말하지도, 미리 단정짓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 계기가 있었던터라 ‘네’라고 대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채 2주가 못되는 짧은 시간동안 앞서 인수된 슈거딜의 박은상 대표님, 서광운 총괄이사님, 허민 대표님을 차례로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M&A 소식에 ‘어떻게 인연이 닿았는지’를 궁금해하시면서 예전부터 안면이 있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제가 몸 담았던 웹 서비스 분야와 허민 대표님이 계시던 게임 분야 사이에는 마치 거대한 벽이 하나 존재하는 것처럼 어떠한 접점도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소셜커머스 중에서도 위메프와 가장 늦게 만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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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색함이 많이 묻어나는 한 장의 사진. 먼훗날 큰 의미있는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길 바래봅니다. 🙂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람의 온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냉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에서 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의 가치와 그 가능성을 믿는 편입니다. 허민 대표님을 포함해서 위메프에서 만난 모든 분들은 다들 마음이 따뜻하고 순수한 분들이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다른 회사로부터 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당장의 금전적인 이득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그리는 보다 큰 그림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생면부지의 제게 단 몇 시간의 대화만으로도 선뜻 인연의 기회를 내밀어주신 허민 대표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컸던 영향도 있을 겁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이러한 이유로 저와 저희 팀은 위메프와 함께하는 미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와플스토어 팀의 시즌 2. 아직도 부족함이 더 많지만,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묵묵히 뚜벅뚜벅 한걸음씩 내딛으며 앞으로의 2년, 20년, 200년 이상을 좋은 분들과 함께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하면서 성장해 나가려고 합니다. 애정으로 살펴주시고, 또 많은 조언과 격려 부탁드릴게요.

항상 고맙습니다. 🙂

글 : 조지훈
출처 : http://blog.waplestore.com/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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