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1000억(110조원) 가치가 있을까?’보다 중요한 질문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했다. 5월 전후로 상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지만, 그보다 빠른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월스트리트에 있는 투자은행들은 거의 모두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어서, 구글 상장 이후로 최대 규모의 기업 공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시장에서는 상장 규모에 대해서 저마다의 예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자본 조달 규모는 500억에서 1000억 가까이로 예상되고 있지만, 상장 첫날의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아서 1000억 정도가 되리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과연 페이스북은 1000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까?

* Disclaimer: 아래 내용중 Valuation 부분에 대해서 Anup교수와 Chapman 교수 모두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말을 전했다.

지난주에 Kellogg MBA의 파이낸스 교수 두 분 – Anup Srivastava 교수와 Craig Chapman 교수가 직접 Facebook의 밸류애이션(기업 가치 평가)를 해 주셨다. 흥미로운 주제인만큼, 다음주가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Kellogg의 가장 큰 강의실이 꽈-악 찼다.

이번 특강은 세 가지 질문으로 이뤄졌다.

  1. What is FB valuation? 페이스북의 밸류애이션은 무엇인가? (방법론과 가정 측면에서)
  2. Is FB’s valuation $100B? 페이스북은 과연 1000억 달러 가치가 있는가 ?
  3. What does it take to get to a valuation of $100B? 페이스북이 1000억 달러 가치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

강의는 Anup 교수의 valuation으로 시작되었다. 일반적인 DCF valuation 을 사용해서 Future Free Cash Flow를 구한 뒤에 할인하는, 직관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교수는 직접 Excel로 계산한 모델을 보여줬다.

교수가 가정한 FB의 매출 소스는 다음의 세가지이다.

  1. targeted online ad – 타겟 온라인 광고
  2. sales agent (cents per dollar of sales) – 페이스북에서 일어나는 e-commerce 판매 대행
  3. online store fronts (fixed rent) – 페이스북의 페이지를 세 놓는 개념(렌트)

Facebook의 내년도 (Year 1) 매출은 약 $6000 M, 영업이익율(operation margin)은 약 45%정도로 가정했고, Asset Turnover 는 약 0.9, ROA는 24% 정도로 가정했는데, 이는 모두 2010년 대비 매출은 약 50% 개선된 것으로 가정한 것이고, 나머지 숫자들도 모두 개선되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그 밖에 cost of capital 은 CAPM 을 사용해서 약 10.5% 정도로 가정했고, terminal valuation 가정은 Cost of capital = 9.5%, 장기성장률 2.5%, ROA 18% 정도로, 성장률을 제외하고는 거의 지금과 같은 높은 수익률과 회전율 등을 가정한 것이었다.

[Assumptions]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socialnomics.net
Cost of Equity (CAPM) = k = Rf + b(Rm-Rf) — (assuming well-diversified pf)
= 2% + 1.4* 6%
= 10.4%

Year 1 Assumption (2013)
Sales Revenue 5567 (50% increase vs. 2012)
Operation margin 45%
Asset Turnover = .9
ROA = 24%
AVG total asset = $6.2B
Plough back / reinvestment requirement = 1.5B
Year 1 FCF = negative 47

Terminal year assumption
Growth = 2.5%
Cost of Capital = 9.6%
ROA = 18%

위의 숫자들을 자세하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1) 숫자들의 가정이 매우 aggressive 하게, 즉 매우 장밋빛 미래로 가정을 했다는 것과
2) CAPM을 사용한 DCF 모델로, 기본적인 밸류애이션만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꼼수없이) 간단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렇게도 공격적으로 valuation을 했음에도, Facebook의 기업가치는 약 $25B을 넘지 못할 것으로 나왔다.

다리를 뻗어서 누울 자리를 만들기

그러면 페이스북이 $100B (1000억 달러, 약 100조)의 가치를 갖게 되려면 도대체 무엇이 더 필요할까?

Anup교수들은 위의 가정치들을 조금씩 만져서 가치를 그만큼 끌어올리려면, 적어도 향후 5년간은 연간 30% 이상 성장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한다. 이미 ROA나 마진율 등은 업계 내에서 뿐 아니라 다른 업종과 비교해봐도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오퍼레이션의 효율성을 기대하기 보다는, 매출 자체의 성장을 높이는 수 밖에는 없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교수는 최근에 페이스북의 가입자수는 점차 완만해지고 있어서 향후 5~10년간 고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Chapman 교수가 바톤을 받아서 강의를 계속 했다. 참고로 그는 옥스퍼드 대학을 나오고, 하버드를 졸업한 후 켈로그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의 영국식 억양과 약간은 가는 편의 콧소리 섞인 음성은 그가 매우 분석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여러분은 절대로 Banker들이나 Facebook의 경영진을 바보라고 생각하셔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바보가 아니니까요. 이들은 엄청나게 영리한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왜 이런 말도 안되는 IPO를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도 바로 이 시점에 말이죠

채프먼 교수는 다음의 두가지 이유를 주요한 근거로 들었다.

– 3.9B cash on hand as of end 2011 but 5.0B cash will be raised
– Investors are trying to get off

첫 번째 이유는 당장 직원들의 스톡옵션이나 기업 인수 등을 위해서 필요한 현금이 닥쳐 오고 있는데, 현재 $3.9B 정도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의 현금으로는 직원들에 대한 스톡옵션을 해결할 수는 있으나, 그 후에 현금 보유액이 너무 많이 떨어지면 앞으로 M&A 시장에서 몇년간은 ‘지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그 동안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FB 은 현재 그들에게 충분한 회수금을 전달하기에는 어렵고, IPO를 통해서 이러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것. 실제로 이번에 SEC에 제출한 서류에는 Lock-up provision, 즉 대주주들 일부가 자신의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그 조항들에는 주요 투자은행 등의 주주들에게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상장의 두가지 교훈 – 투명성과 온라인 광고시장

내가 이번 특강을 들으면서 느꼈던 진정한 교훈은 ‘페이스북의 가치가 110조가 아니구나’ 같은 단편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처음에 이 강연에 들어 갈 때만 해도 페이스북의 가치나 밸류에이션 방법론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나오면서 내 머릿속에 남은 것은 다음의 두가지였다.

1. 이렇게 위험한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페이스북은 상장을 하며, 그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왜 높은가?

한 학생이 왜 SEC(미국의 증권거래 위원회 – 증권시장의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기관)은 이러한 페이스북의 상장을 허가해 주었는가? 채프먼 교수의 답변은, SEC는 절대로 사람들에게 투자를 할 것이냐 말것이냐를 판단해 주는 곳이 아니라는 것. SEC 는 바로 상장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적절하게 공개되어 있는지를 감독하는 기관인 것이다.

예컨대 마크 주커버그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주식을 ‘그냥’ 준 사례 등을 비롯해서, 상식적으로 들으면 투자자들이 화를 낼 만한 내용들도 이번 페이스북의 상장검토서류(SEC FORM S-1: 소스는 이곳을 클릭)에는 자세하게 공개되어 있다.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이 투자가 위험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투자를 할 당시에 투자자가 그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했는가? 의 여부이다. 페이스북은 기업 내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서 성실하게 Form S-1 에 공개했고, SEC로서는 이를 승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았듯이 위험이 높은 투자에 대해서 정부가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 한국의 투자자들, 혹은 위험한 투자라고 알려줬더라도 당사자가 그 사실을 이해할 정도의 수준이 되는지를 아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정부/국회의원 등의 행동 측면과는 다른 면이 있다.)

2. 온라인 광고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국의 광고시장의 크기는 조사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300 B ~ $500 B 가량 된다. 그리고 이 중에서 인터넷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15% 정도 선으로 보고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광고를 보고 있고, 그만큼 온라인 광고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많은 제조업체나 광고주들이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광고주들은 여전히 TV나 신문과 같은 검증된 미디어를 선호한다. 그 광고주들이 인터넷으로 옮겨오기를 가장 꺼리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인터넷 광고 모델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하고 있지만, 온라인 광고, 특히 페이스북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온라인 광고’ 측면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검증된 수익모델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페이스북에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트래픽을 모아 놓은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이제는 꿰기만 하면 되는 구슬이 서말이나 있는 것이다. 만약 페이스북이 이 “구슬꿰기”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많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광고 및 ROI, Targeting과 관련 기업과 기술들을 인수할 것이다. 거기에는 당연히 총알($$$)이 필요하다.

채프만 교수는 강조했다. 즉, 여러분들이 켈로그를 졸업하고 투자은행, 컨설팅, Tech industry,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하던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향후에 온라인 광고시장,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광고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여기에 기업의 생사를 베팅하는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많은 M&A를 전개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바로 구글이 2000년대 초~중반까지 검색과 키워드 관련 기업 및 기술을 마구 인수했던 것과 같이 말이다.

페이스북의 가치가 얼마인가? 라는 것은 주주들과 거기에 돈을 담궈놓은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할지 몰라도, 나 또는 우리에게는 별로 중요할 것이 없다. 이처럼 한 시대에서 가장 큰 IPO를 보는 기회도 물론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 강건너 불구경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혹은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소셜 네트워크 광고” 라는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생각이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소셜 네트워크 광고시장에서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가?”
“소셜 네트워크 광고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그런 기술을 가진 기업/사람들은 누구인가?”
“나는 그런 기회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더 깊이 관심을 가져봐야 할지도 모른다. 누가 또 알겠는가? 몇년안에 한국에서 멋진 온라인 광고 기술을 가진 벤처가 페이스북에 수백억에 인수될지도…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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