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 (PM) 의 자질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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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flickr.com/photos/75698896@N00/7339086712
가끔 커리어 패스로 프로덕트 매니저 (PM) 쪽을 하고 싶다는 분들로부터 프로덕트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나보다 프로덕트 매니저로써 훨씬 뛰어난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구글에서 얼마전까지 3년반동안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것을 간략히 정리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직군의 역할은 회사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음의 일반적인 원칙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 같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건 마치 “야구장은 야구를 하는 곳이다”와 같이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말이기도 하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그야말로 모든 면에 대해서 가장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책임을 지겠지’, 또는 ‘이런 부분까지 내가 챙겨야 하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프로덕트 매니저로써의 자질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자신이 맡은 서비스의 가장 열렬한 사용자 중 한명이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시장과 경쟁자 동향, 사용자 요구에 맞추어 제품이나 서비스의 피쳐를 기획하는 ‘기획자’의 역할이다. 또한 만약 버그가 발생했을 경우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내고 개발팀에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어야 하며,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 어떤 불편인지를 알아내서 고치는 동시에 그 사용자들과 직접 대화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된 PR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것 역시 프로덕트 매니저가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와 관련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미팅 노트를 쓰는 등 사소한 잡일도 당연히 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것을 총괄하고 관리하고 이슈의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최적의 프로덕트 매니저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만들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남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자기가 만든 것만큼 동일한 에너지와 지식을 알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부모에게 자기 자녀와 남의 자녀가 같을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의 구글 생활을 돌이켜 봐도, 남들이 만들어놓은 서비스의 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했을때 그렇게 큰 모티베이션이 생기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스타트업들의 경우 CEO가 곧 프로덕트 매니저 또는 그 서비스를 실제로 만든 엔지니어인 경우가 많고, 그것이 이상적인 경우라고 생각한다.

좋은 예를 들면 포스퀘어의 데니스 크로울리 (Dennis Crowley) 를 들 수 있다. 데니스는 자신의 머릿속에만 맴돌던 포스퀘어의 서비스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서 개발자 한명과 함께 직접 몇달동안 고생하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그 이후로 회사는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몇명의 프로덕트 매니저가 있지만 (그중의 한명은 나와 구글에서 동료로 같이 일하던 사람이다) 여전히 데니스는 포스퀘어의 가장 열렬한 사용자 중 한명이고 프로덕트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뭐 그렇게 본다면 스티브 잡스 역시 최고의 프로덕트 매니저 중의 한명이 아닐까.

따라서 프로덕트 매니저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가장 좋은 준비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아무리 작은 거라도 자신의 프로덕트나 서비스,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안해보고 말만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정치를 잘 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언제까지나 혼자 만들고 운영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고 거의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어떻게 해서든 일을 이루어 가야 하지만, 자신이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바로 정치에 대한 니즈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여기서 말하는 정치라는 것은 나쁜 의미가 이니라, 결국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고 설득해서, 그 일을 안해도 별 문제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일을 열심히 하게끔 만드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일을 안해도 되는 사람들을 움직여서 일을 하게끔 — 그것도 매우 열심히 — 할 수 있는가? 특히나 만일 인사에 대한 권한이 있지도 않다면 말이다.

우선, 위에서 이야기한 프로덕트 매니저의 첫번째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팀내에서 권한(authority)이 생길 것이다. 왜 공연이나 행사를 하나 기획하더라도, 모든 맞바람을 앞에서 꿋꿋이 맞으면서 일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에게 나머지 팀원들이 끌리고, 방향성에 대해서도 그 사람에게 물어보게 되지 않나.

또한 두번째로, 굳이 나를 위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 프로덕트 매니저는 “방 안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글: 김창원(CK)
출처: http://www.memoriesreloaded.net/2012/03/pm-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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