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Stories (1)] 자발적 참여를 만들어내는 매력을 지닌 위즈돔(Wisdom)

[Startup Stories] 시리즈에서는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조명해 나갑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스타트업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 그 사업 외 주변 사는 이야기들까지 그들의 스토리를  집중 취재해 나갈 예정입니다.

우리 동네 담배가게 아저씨는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까? 세탁소 아줌마가 들려주는 인생의 알짜 노하우는 무엇일까? 옆집 사람이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각박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향한 관심은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회 문제 현상들은 무관심에서 시작되었고, 경쟁으로 인한 폐해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그 원인이다.

우리는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더불어 사는 사회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실천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위즈돔이다. 위즈돔의 한상엽 대표와 인터뷰를 갖게 되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한상엽 대표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즈돔의 한상엽 대표

한상엽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사업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웹툰 작가들을 연결하여 네트워크를 만든 후 컨텐츠를 공급하고, 책을 만들고,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던 사업을 대학생 때 이미 시작했다. 18학점을 꽉 채워서 듣고 학군단까지 했음에도 수익이 꽤 났으니 그만하면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웹툰 사업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드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든 그룹이 넥서터스였다. 넥서터스는 소셜벤처를 스터디하는 그룹이었다. 국내에 사회적 기업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을 때 스터디를 통해 소셜벤처에 대해 연구를 하였고, 컨퍼런스도 열어 당시 비영리 기업 컨퍼런스로는 가장 많이 참가했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이후 군대를 가게 되면서 참여했던 멤버들이 계속 유지를 했고, 현재 그 멤버들이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여 시지온이나 딜라이트같은 유명 소셜 벤처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전역을 하고 대기업에 다니게 되었는데, 1년 반동안 다니면서 자신이 원했던 모습이 아님을 깨닫고 회사를 나와서 위즈돔을 창업하게 되었다.

 

위즈돔이란?

위즈돔 사무실 전경

흔히 위즈돔을 멘토링 서비스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위즈돔은 멘토링 서비스가 아니다. 멘토링이라기 보다는 쉐어링 서비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즈돔은 멘토와 멘티라는 수직적 관계를 경계하고 있다. 멘토링 서비스로 인식되는 순간 멘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되기 때문에 위즈돔의 핵심가치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위즈돔은 주변의 모든 사람의 스토리를 듣고 관심을 갖으며 모든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모두에게 배울만한 것이 있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 바로 위즈돔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나눔을 받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또 다시 배우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위즈돔이다.

 

위즈도머 & 위즈도미

위즈돔 모임

도머 & 도미라고 불리우는 위즈도머와 위즈도미라는 명칭은 한상엽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멘토와 멘티라는 단어가 주는 제한적 개념을 탈피하기 위해서 새롭게 만든 신조어인 것이다. 위즈도머는 위즈돔을 개최한 사람이고, 위즈도미는 참가자들이다. 누구나 위즈도머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위즈도미가 될 수 있다. 필자 또한 위즈돔에 위즈도머로도, 위즈도미로도 참여해보았다. 위즈도미가 되어서 스타트업과 이베이, 동영상 편집에 대한 농축된 노하우들을 듣게 되었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사는 이야기들도 나누었다. 그것이 좋아서 위즈도머를 신청했고, 위즈도머가 되어 필자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나누었다. 그리고 2차 앵콜이 들어와 위즈돔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위즈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위즈돔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하면 된다. 위즈돔에 참여를 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위즈도머가 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위즈돔에 참여할 수 있다. 그 금액은 대게 1만원에서 2만원 수준이다. 한번 모일 때 모임 인원은 평균 5명 정도 된다. 그 중 20%가 위즈돔의 수익이 된다. 나머지는 위즈도머가 갖게 된다. 대부분 위즈돔에 참여를 해 보면 수익을 위해 위즈돔을 개최하지는 않는다. 커피 사고, 밥 사고, 때로는 술을 사면 거의 안남기도 하고, 오히려 더 많이 쓰기도 한다. 위즈돔 또한 이 모임들이 수익이 우선된 모임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위즈돔이 손익분기를 넘으려면 한달에 평균 500개의 모임이 개최되어야 하고, 2000명의 위즈도미가 참여해야 한다고 한다. 2달 전에는 40개의 위즈돔이 열렸고, 지난 달에는 60개의 위즈돔이 열렸다. 아직 목표에는 한참 모자른 수치다. 위즈돔이 원하는 모습은 돈을 많이 버는 사업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위즈도머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NGO와 제휴를 맺어서 희망 가득한 아이들을 위해 위즈돔의 장학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위즈돔에는 장학금 제도가 있어서 위즈도머가 얻은 수익은 80%를 모두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이를 통해 모은 장학금은 미래가 창창한 아이들에게 지혜를 공유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게 된다. 위즈돔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다.

 

위즈돔의 BM

위즈돔 사무실에 있는 기타

위즈돔의 BM은 독특하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회사는 바로 인도에 있는 아라빈드 안과 병원이다. 이 병원은 가난한 사람에게는 무료로 진료를 해 주고, 돈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진료 비용을 더 많이 받는 희안한 제도를 책정했다. 이 병원을 찾는 환자의 47%는 의료비를 지불하지 않고, 10%는 2/3만 지불하고, 35%는 병원이 책정한 치료비보다 더 많이 지불한다. 그럼에도 매년 44%의 영업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아리빈드 병원에 간 부자들은 자신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데에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위즈돔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지혜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충분히 그 돈의 가치보다 더 큰 것을 가져가는 BM을 궁극적인 목표로 보고 있는 것이다.

 

큐레이터란?
위즈돔에는 특별한 제도가 있다. 바로 큐레이터라는 제도이다. 큐레이터는 위즈돔에서 현재 2기를 모집하고 있다. 대학생들을 위주로 선정하고 있고, 큐레이터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위즈돔에 참여할 수 있는 특전이 부여된다. 큐레이터들은 위즈돔에 참여하여 후기를 남기고 위즈돔 운영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위즈돔을 기획하고, 위즈도머들을 섭외하기도 한다.
필자는 위즈돔을 하며 큐레이터들을 몇명 만난 적이 있다. 큐레이터들은 모두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큐레이터를 한다고 해서 돈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감이 높다는 것은 현재 대학생들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상엽 대표는 큐레이터를 통해 자신도 많이 배운다고 한다. 큐레이터가 되면 위즈돔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보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삶도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한다. 큐레이터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성찰을 하며 가치관이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청년 취업 문제에 있어서 스펙을 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이나, 면접을 잘 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나, 창업 지원을 통해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타인을 통해 자신을 바라봄으로 인생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큐레이터 1기 후에 1명이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큐레이터를 한 사람은 모두 인턴으로 채용하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회사의 규모가 거기까지 되지 않아 1명 밖에 인턴으로 채용하지 못했지만,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위즈돔에 가치를 배운 사람들을 모두 채용하고 싶다고 한다.

 

위즈돔 파트너

위즈돔 사무실 전경

위즈돔은 정말 독특한 기업이다. 위즈돔을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회사를 다니는데 주말을 이용해서 위즈돔을 돕는 분들도 계시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재능을 이용하여 위즈돔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위즈돔을 한번 참여해본 사람들은 위즈돔의 가치를 느끼고 위즈돔의 팬이 되어 버리고 만다. 필자가 참여했던 위즈돔에서도 위즈돔의 가치에 대해 논할 때가 많았으며, 한 모임에서는 뒷풀이 내내 어떻게 하면 위즈돔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것은 위즈돔이 가진 핵심 가치 때문이다. 위즈돔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이다. 핵심 가치가 높으니 기꺼이 그것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위즈돔의 CIO인 박병규씨는 위즈돔을 처음 느꼈을 때 착한 기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위즈돔을 스마트한 기업으로 바꾸고 싶어 위즈돔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위즈돔을 돕는 많은 사람들이 위즈돔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그 뜻에 동참하고, 단지 착한 기업을 넘어서 스마트한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참하게 되는 것 같다.

 

위즈돔과 소셜마케팅

위즈돔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하다’ 깜짝 게스트 안철수-이재웅 대표

필자는 위즈돔을 취재하기 위해서도 갔지만 소셜 마케팅 컨설팅을 해 주기 위해서도 갔다. 위즈돔의 팬으로서, 파트너로서 위즈돔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알려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오던 차에 한상엽 대표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위즈돔과 소셜마케팅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확산시키려는 컨텐츠가 중요한데, 위즈돔은 확산되기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즈돔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하다”에서는 안철수, 이재웅 대표가 나왔었다. 100명의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고, 그곳에 깜짝 게스트로 안철수, 이재웅 대표가 나온 것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중계를 하였고, 후에는 블로그로 후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위즈돔이 소셜마케팅과 궁합이 잘 맞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컨텐츠안에 기업의 핵심 가치가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에 확산이 더욱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다.
블로그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블로거와 트위터리안과 페이스북 팬이 자발적으로 컨텐츠 생성을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소셜마케팅의 모습일 것이다. 온라인에서의 지식 쉐어링과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 소셜 네트워크라면, 오프라인에서의 지식 쉐어링과 좋은 사람의 만남은 위즈돔이 아닐까 싶다.

글 :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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