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혹은 최선을 추구할 때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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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02
닉스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이었던 키신저는 최선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데 달인이었다. 한번은 비서실장이 외교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키신저는 보고서를 받고 “이것이 당신의 최선인가?”라고 물었다. 비서실장은 키신저가 만족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으로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2주 후 수정 보고서를 제출했다. 키신저는 그 보고서를 보지도 않고 1주일 동안 보관했다. “이것이 최선의 결과가 확실한가?”란 쪽지를 보고서에 붙여 돌려 보냈다. 비서실장은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에 보고서를 다시 고쳐서 세 번째로 들고 갔다. 그러고 나서 “장관님. 이것이 최선의 결과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때서야 키신저는 “보고서를 읽어 보겠소.”라고 말했다고 한다. *멀티플라이어,에서 발췌 인용

키신저와 비서실장의 이야기에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밑에 있는 사람을 뺑뺑이 돌리는 키신저의 관리력? 아니면 키신저의 안목을 끝까지 믿고 묵묵히 보고서를 고친 비서실장의 우직함? 이런 것도 중요한 학습 포인트일 수 있지만, 최선이나 완벽을 얻기 위해서 ‘뜸’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 이야기의 교훈이라 생각한다.

상사나 마감 시간에 쫓겨 밤 늦게까지 일하고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어찌 되었든 결과를 얻었다고 하자. 고갈된 체력을 충전하고자 퇴근이 간절한 그 시점, 누구나 메일에 파일을 첨부하고 관련자들에게 보내고 빨리 퇴근을 하고 싶어한다. 물론 대개 그렇게들 한다. 그런데 그렇게 서둘러 일을 마치고 퇴근 후 원기회복해서 다음날 어제의 성과물을 살피면 아쉬운 게 한 두가지가 아님을 발견할 때가 무척 많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달라진 것은 없고 단지 에너지 충전이 되었을 뿐인데, 약간의 수정만으로도 더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후회가 든다. 혹자는 품질 뿐만이 아니라 타이밍도 중요하다고 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어쨌든 마무리한 결과물은 최선 혹은 완벽이라고 부르는 것에 근접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완벽 혹은 최선의 결과를 얻고 싶다면, 당장 일이 끝났음을 선언하지 않는 게 좋다. 일단 마무리하고 하루나 기회가 된다면 며칠을 두고 묵히는 게 좋다. 그렇게 하루나 며칠을 묵히고 나서 결과물을 봤을 때도 마음에 든다면, 당신은 천재적인 업무력을 가지고 있는 게다. 하지만 대개 당신의 천재성과 관계 없이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그 순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찬스다.

물론 회사에서 자신이 서둘러 결과물을 제출해도 키신저처럼 알아서 뺑뺑이 돌려줄 상사가 대개 있겠지만, 그전에 그냥 그렇게 일을 끝내는 것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건 확실히 일을 잘 마무리하는 좋은 방법인 듯싶다.

글: 신승환
출처: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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