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스타트업 바로보기 (6)] 창업과 국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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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9025932@N08/6948073302
2002년 벤처 건전화 정책 이후 가라앉았던 창업 열기가 되살아났다. 1000억 벤처가 380곳을 넘었고 매출만 70조원에 달한다. 스마트 혁명이라는 외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국가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성장과 고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고품질` 창업이다.

과거 벤처 1.0 창업과 새로운 벤처 2.0 창업은 질적으로 확연하게 다르다. 벤처 1.0이 IT 위주 산업이었다면 벤처 2.0은 스마트 기반 창업이 많다. 가장 큰 차이는 플랫폼 역할이다.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는 물론이고 페이스북·아마존 등 글로벌 플레이어가 앞 다퉈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플랫폼을 만들면 가장 바람직하나 이는 과거 PC의 OS를 만들자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단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면 창업이 가벼워진다.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공장·재고·영업 등 자금 괴물을 멀리할 수 있다. 과거 창업이 대체로 수억원을 투입해 실패하면 신용 불량으로 패가망신하는 큰 위험이었다면 새로운 창업은 수천만원 수준에서 가능해졌다. 해외 어학연수 비용이면 된다. 충분히 재기가 가능한 수준이다.

가볍고 즐겁게 창업할 수 있다. 즐거운 창업은 신세대가 창업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왜 괴롭고 위험한 독립투사의 길을 고수해야 하겠는가. 창업 관련 행사는 축제가 돼야 한다. 나의 삶이 도전하는 축복의 시간이 돼야 한다. 물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창업 열기가 전국적으로 고르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수도권과 지방의 창업 열기는 천양지차다. 이제는 수도권 열기를 지방으로 확산해야 한다. 지방마다 창업과 관련한 자발적 모임이 많아져야 한다. 창업 동아리 모임이 끈끈해져야 한다. 엔젤 투자가와 정기적 만남이 있어야 한다.

멘토링도 활성화돼야 한다. 그 중심에 산학협력 선도대학과 창업 선도대학이 자리하고 지방 보육센터와 테크노파크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전국 확산에 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프라인의 지방 행사에 수백명이 모인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언론과 방송에서 지식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방송으로 일반인의 엔젤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과도한 생계형 창업 자금을 고품질 벤처 창업으로 물꼬를 터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창업 교육과 자금 공급은 정책 당국의 시급한 당면 과제다. 창업 활성화는 적절한 기업가 정신과 기술 교육 아래 자금이 있어야 꽃을 피우지 않겠는가. 바로 이 점에서 가벼운 창업과 조기 회수의 기회를 본 마이크로 벤처의 등장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다음 과제는 엔젤 투자와 이들이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중간회수 시장으로 M&A시장 육성이 필요하다. 정책 당국이 창업 활성화에 힘을 모아주는 이 때가 바로 젊은이의 벤처 2.0 재도전이 필요한 시기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글 : 이민화
출처 : http://www.etnews.com/news/economy/education/2632327_14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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