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mp 이야기 2] 5인5색 참가자들과의 만남

A-Camp(Action Camp)는 10주간 개발 &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아이디데이션(ideation) 회의와 협업을 거쳐 서비스를 만들고 퍼블리싱까지 하는 하나의 사이클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A-Camp 이야기”를 통해 이들의 여정을 생생하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지난 A-Camp에서는 각자 자신을 소개하고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듬어지지 않고 거칠거칠했지만 머리 속에만 있었던 20여가지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풀어놓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서 거수를 통해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실행에 옮길 아이디어는 총 10여가지로 압축되었다. ‘커플브레이커’, ‘대리효도’, ‘오늘 뭐 먹을까?’, ‘최고의 여친’ 등 주로 각자의 일상에서 우러나온 아이디어가 많았다. 이들 중 필자가 주목한 5인을 만나 인터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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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임유숙, 한기호, 이재환, 박장미, 윤경옥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달라

■ 웹디자이너로 활동, 모바일비즈니스가 재밌어

임유숙 (37세, 성신여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레디벅 디자이너 / 이하 임유숙) : 대학 졸업 후 웹 비즈니스 프로모션으로 시작하여 국내 PC방에 파란을 일으킨 포트리스게임 팀에 속해 웹페이지 및 게임 런쳐등을 담당했었다. 이후 SKT(현재는 SKB) 자회사인 하나로드림에서 하나포스닷컴 사이트를 운영 하며 동영상 서비스인 앤유, 파일공유 서비스인 큐빅, SKT고객을 위한 하나포스존, 비쥬얼디자인브랜딩등을 진행 했었다. 현재는 모바일비즈니스회사인 레디벅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무료배경화면 앱, SERI 선정 ‘CEO에게 추천하고 싶은 앱 12개’ 중 하나로 뽑힌 책속의 한줄 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문 리서치 통계 서비스 앱랭커 등을 담당하고 있다.

■ A-Camp 최연소 참가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자 직장인  

한기호 (19세,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정보통신과 3학년, 티켓몬스터 개발1랩 / 이하 한기호) :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제대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2학년 때 대외 공모전에 참가하여 상위 10팀 안에 들었는데, 그때부터 취업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던 중 산업박람회를 갔다가 티켓몬스터 인사 담당자를 만나고 나서 해당 회사에 관심이 생겨서 지원을 하였다. 현재 학생이자 직장인으로서 일을 배우면서 간단한 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개발 말고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배낭여행도 가보고 싶고, 의류도 만들고 쇼핑몰도 운영해 보고 싶다.

■ 내 꿈은 비즈니스 디벨로퍼가 되는 것, 3·3·6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  

이재환 (32세,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샹떼미디어 대표 / 이하 이재환) : Business Developer로서 대학생 전문창업가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하나의 기업조직을 경영하는 것보다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여 새로운 일을 만드는 일에 더 관심이 크다. 작은 구멍가게 사장님부터 규모있는 중견기업의 사장님까지 다양하게 만나면서 사장님들의 가려운데를 긁어줄 수 있는 사업세팅능력이 무엇인지 고민해왔고, 창업 단계별로 어떤 것이 중요한지를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사업장 세팅, 사업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 안에서 실제 구현해보기도 하였다.

창업시장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컨설턴트에게 사업아이템에 대한 조언을 듣고 창업프로세스를 거치는 1년여동안 시장 트렌드가 바꿔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창업성공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존에는 1년이고 2년이고 힘들게 실현해나갈 사업아이템을 6개월 안에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현장에서 돕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그 인력이 바로 Business Developer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창업을 위해 현재 3·3·6 프로젝트를 테스트삼아 해보고 있다. 3·3·6 프로젝트란, 3개월동안 다른 산업군에서 인턴을 해보는 것을 통해 실질적인 현장의 니즈를 파악해보고, 그 후 3개월동안 현장의 경영환경을 개선해보는 시도를 해본 후 그 과정에서 나온 솔루션에 대해 사업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분석하여 6개월동안 사업화 기간을 거치는 창업프로세스를 말한다.

■ 시각디자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 

박장미 (25세, 숙명여대 시각디자인과 4학년 / 이하 박장미) : 시각디자인은 캐릭터, 광고 등 그 범위가 다양한 편이다. 가게의 메뉴판과 캐릭터를 만든 경험이 있다.

■ 게임 개발자를 목표로 하던 군대 고참을 만나 앱 개발자가 되다   

윤경옥 (30세, 한국IT전문학교 게임프로그래밍학과 졸업, (주)모모 개발실 클라이언트 파트장 / 이하 윤경옥) : 홍익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자퇴한 후 군대에서 게임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던 고참을 만났다. 게임은 내가 즐기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때 처음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제대 후 한국IT전문학교를 졸업하였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로서 한 사이클(기획-개발-서비스)을 경험하려면 5년이나 걸렸다. 그래서 좀 더 짧은 사이클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뭐가 있을까 알아보다가 모바일 업계로 뛰어들게 되었다. 소리 질러 끄는 알람 앱 ‘ Shouting Wake Up’(30만 다운로드 수 기록), 풍선다이어트 앱 ‘Balloon Diet’, 재능 기부를 통한 말라리아 예방 교육용 게임 앱 ‘말라리아퇴치’, 육아 정보 앱 ‘우리아기 이유식’, 판소리 앱 ‘Korean Classic Music’ 등을 만들었다. 현재는 (주)모모에서 리듬액션게임 오투잼U 개발을 맡고 있다.

A-Camp는 어떤 계기로 지원하게 되었나?

■ 다른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알고 싶어 

임유숙 : 한국HCI학회 게시판에서 A-Camp 참가자 모집 글을 보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되었다. 앱 구축 경험은 현재 회사가 처음이라 타사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다른 팀과 코웍을 하는지, 디자인 접근방법이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했다. 일종의 ‘방향’을 검토하고 수정하기 위해서 지원하게 되었다.

■ 지인의 ‘강추’ 

한기호 : 2학년 때 작업하다가 접었던 안드로이드를 다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A-Camp 2기로 참여했던 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추천글을 읽고 지원하게 되었다.

■ 2박3일간의 ‘스타트업 위크엔드 서울’ 행사 참석 때 A-Camp 멘토를 알게 돼

이재환 : 지난번 스타트업 위크엔드 서울 행사에 참여하여 A-Camp 멘토로 활동하는 유석 대표님과 같은 팀 소속으로 2박3일을 보냈다. 그때 “내가 현장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앱을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말을 건넨 적이 있다. 그러자 유석 대표님이 A-Camp에서 만들어보라고 추천해주었다.

■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진취적인 사람들을 만나고파 

박장미 : 이번 학기에 복학하고서 A-Camp 멘토로 활동하는 이지선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진취적인 모습을 보고선 교수님을 동경하였다. 그리고 이 교수님이 페이스북에 남긴 A-Camp 모집 글을 보고선 참가 신청을 하였다.
 
‘잉여스러움’을 극복하고 진취적인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고 싶었다. 난 뭔가 목표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머물러있는 편이다. 전진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 처음 시도해본 것이 A-Camp이다.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고 싶다.

■ 회사일에는 재미가 없고, 개인적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오래 가지는 못하고 

윤경옥 : 재밌는 일이 부재한 상태이다. 회사에서 추진하던 프로젝트는 지난 4월 런칭 후 새롭게 무얼 만든다기보다 기존 서비스에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지 고민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런 건 개발자한테는 재미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회사에 재미있는 일 좀 달라고 어필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짬짬이 프로젝트를 하기도 하나 오래 진행하지는 못하고 드롭박스에 저장해 놓은 게 몇 개 있다. 이번에 서비스를 만드는 재미를 찾고 싶어서 지원하였다.

A-Camp에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은가?

■ 목적지 알람 앱 ‘여기서 깨워줘’ 

임유숙 : 내 아이디어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갈 때 목적지를 미리 저장해두면 내가 잠에 들어도 깨워주는 앱이다. ‘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라는 책에서 비슷한 아이디어를 보고선 재미있겠다 싶어 2010년 초에 내 블로그에 올려놨었다. 버스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지하철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 기념일 앱 ‘기념일좀 챙겨줄래’ 

한기호 : 내 아이디어는 기념일에 사람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앱이다. 생일 때 “축하해”라는 문자로만 축하받으면 별로 고맙지 않은데 진심으로 축하받는다는 느낌을 전하고 싶다. 직접 아이콘, 이미지, 동영상을 만들어 기프티콘 상품과 같이 보낼 수 있는 앱이다.

■ 업무 인수인계 앱 ‘태스크박스(Task Box)’ 
* A-Camp 참여자 아이디어 선호도 조사에서 최다 득표를 받은 앱

이재환 : 내 아이디어는 다양한 Task(과업,간단한 업무)들에 대한 매뉴얼을 쉽게 제작, 공유 및 관리하는 앱이다. 서비스 현장에서 반복되는 인력의 교체와 그 교체과정에서 반복되는 업무교육과 업무실행 관리등을 조금더 효율적으로 할 수 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이 앱이 우리의 실생활에서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 매일 해야 할 잡무는 일정하나 날마다 출근하는 인원 수가 달라지는 서비스 현장의 경우 어떻게 일을 분담해야 할지 매번 혼란을 겪는다는 점이다. 둘째로 대형 프렌차이점이 아니고서야 업무메뉴얼이 없어 인수인계가 완벽히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소형 가게에서는 한 두 사람만이 해당 업무를 알고 있고, 인수인계도 그 때 그 때 구전으로 이뤄진다. 사무직일 경우 컴퓨터 파일로 저장해 놓겠지만, 서비스 현장에서는 수첩, 메모지에 적어놓기만 하기 때문에 해야 될 일을 빠뜨려 실수할 때가 있다.

현장직 인력들이 수첩에 적어놓고 다니는 업무 리스트와 교육 매뉴얼을 모바일에 옮겨와보고 싶다.

■ 감정 공유/상담 앱 ‘불특정 상담소’ 

박장미 :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교양 수업 중 ‘집단 상담과 의사소통’이란 수업이 있다. 내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수업이다. 우리는 대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한테 못 꺼내놓지 않는가. 헌데 심리학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당당하게 내 안의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집단 상담에서는 전문가(교수) 1명과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대화를 주고받는다. 이 수업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모두가 자신의 마음 속 깊숙한 상처를 끄집어내게 된다. 나 또한 이 수업을 듣고 나서 긍정적인 변화를 겪었다. 무기력하고 열정도 없고..내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몰랐던 내가 적극적으로 여러 활동들을 찾아보고 A-Camp에도 지원하는 용기를 냈다.

요즘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에 공감한다거나 말을 걸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보고 싶다. 중요한 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기 감정을 말하는 앱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이 표출되기에 앞서 이를 ‘생각’으로 필터링하는 경우가 많다. 그 필터링을 걷어내야 한다.

앱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내가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고 감정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쓴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화가 났다”라고 쓰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나도 그렇다”라고 댓글을 남기며 왜 그런지에 대해 쓴다. 그래서 최초 글쓴이는 자신의 감정에 공감 혹은 공감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의 댓글을 읽어내려가면서 감정적인 케어를 할 수 있다.

■ 한 손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리더기 앱 ‘핸즈프리 뷰어’ 시리즈 

윤경옥 : 내 아이디어는 출퇴근시간 때 전공 문서를 좀 더 쉽게 볼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떠올랐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중교통 이용 시 전공 관련 PDF 자료를 주로 읽는 편인데 한 손엔 태블릿, 또다른 한 손엔 손잡이를 쥐고 있어 포기해야 하는 점이 많았다.

그런데 만약 기침소리나 동공을 인식하여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앱이 있다면? 최초 아이디어는 동공을 인식하는 자동스크롤 기능이었다. 그런데 그건 사용 중에 다른 곳을 볼 수도 있어 오작동 확률이 많다. 10주간의 A-Camp 기간 안에 만들어야 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얼굴 인식, 음성 인식 기능이 아닌 흔들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인터페이스를 생각하고 있다. 태블릿을 일종의 ‘부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남자는 한 손으로 들 수 있는데 여자는 쉽지 않아 이번에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에 최적화되게 만드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기능별 완성도를 높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콘텐츠 맞춤 시리즈 앱을 만들어보고 싶다.(‘핸즈프리 만화 뷰어’, ‘핸즈프리 PDF 뷰어’ 등)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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