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따라하자] 어떻게 일하기 좋은,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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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렉스 1층 찰리카페에서 TGIF 세션을 준비하고 있는 장면

구글을 따라하자(팔로구글 Follow Google)_2.

“구글은 항상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 직원들을 항상 배려한다”

최근 포춘(Fortune)에서는 ‘일하기 좋은 기업 2012’를 선정, 발표했다. 포춘은 매년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를 정해서 발표하는데 구글은 올해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이어 글래스도어(GlassDoor)라는 리쿠르팅 업체에서도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를 발표했는데 이 순위에서는 6위를 기록했다. 1위를 할때도 많지만 1위가 아니더라도 구글은 항상 미국 전체 기업 중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 톱10을 놓치지 않는다. 창업이후 줄곧 그랬다. 이유도 비슷하다. ‘회사가 직원들을 케어한다. 직원들이 일하기 좋아한다’

정말 궁금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이 회사는 미국에서도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중 하나란 말인가? 그래서 취재했다. 구글 도대체 직원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구글 사람들을 만나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C레벨의 높은 사람이나 일반 직원이나 ‘구글’이라는 회사에대해 말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에릭 슈미트가 구글에 대해 말하는 것이나 직원이 구글에 대해 말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왜냐면 구글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직원을 케어하지 않는 회사는 없다. 물론 직원을 ‘물건’ 취급하는 회사도 있긴 있지만 그런 상식밖의 회사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기에 무시하기로 한다.내가 아는 국내외 회사나 최고경영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직원 관리’ ‘직원 만족’이었다. 착취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명절 때 직원들에게 선물을 돌리거나 연말에 보너스를 챙겨주는 것은 기본이고 생일때 카드를 보내주는 회사도 많다(너무 기본적인 것인가..). 어쨌든 회사 직원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 얼마다 더 챙겨주느냐의 이슈였다.

하지만 구글은 차원을 달리하는 것 같다. ‘챙겨주기’ ‘만족도’ 뭐 이런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구글러(Googler)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구글에 다니지 않는 나머지 절대 다수는 모르는 그 것.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스탠포드 박사과정에 다니면서 프로젝트로 시작, 새로운 검색엔진을 만들고자 할때 목표는 분명했다.

첫째. 지금까지의 검색(당시는 알타비스타, ASK.COM 등이 있었다)은 최적의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구글이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이 되도록 하겠다. 둘째. 검색을 통해 정보를 널리 퍼지게 해서 ‘세계를 더 낳은 곳으로 만들겠다(making world better place)’는 것이었다.

“세르게이와 내가 구글을 설립한 것은 세계적이고 즉자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키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재무적인 수익이 분명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할 것입니다. 대부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널리 서비스 하려 합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우리가 미래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4년 IPO레터

그리고 세번째는 ‘익사이트(Excite)’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을 ‘일하기에 흥분되는 곳(Excite to work)’으로 만들고자 했다. 구글을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이들이 회사를 만들때부터 했던 생각이었다.

즉, ‘제대로된 검색엔진을 만들어 누구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회사 창업의 이유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흥분하면서 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동격이라는 것이다.

‘직원들의 복지를 높이겠다’ ‘직원들에게 (이렇게) 해주겠다’라는 위에서 아래로 배푸는 시혜적 입장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같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피라미드식의 전통적인 회사 조직이 아니라 네트워크 조직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구글은 이처럼 ‘일하기에 흥분되는 문화(Culture of the excite to work)’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발명했다.
구글 문화(Google Culture and Innovation)를 소개한 아이베타 브리지스 구글 교육지원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는 “우리는 여기에서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 왜냐면 정말 일하기 좋은 쿨한 것(work on cool stuffs that matters)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일하기 좋은 쿨한 것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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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IF 세션

역시 일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제 1의 조건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설립자, 최고경영자, 이사진, 주요 임원, 중간간부(부장, 과장 등), 일반 직원까지 회사의 이념과 지향, 앞으로 해야할 일, 과제, 산적한 현안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 회사(또는 조직)가 전진하는데 더할나위없는 힘이 될 것이다.

실제 현대적 기업들은 사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실을 만들어서 사내외 소통에 힘을 기울이고 뉴스레터, 사내 방송을 통해 CEO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려 노력하며 다양한 회식(서구에서는 파티)자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CEO 및 주요 경영진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래도 쉽지 않다. ‘피라미드식’ 조직과 의사결정 구성을 갖춘 산업화(Industrial) 시대 회사가 직면한 가장 힘든 과제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다양한 생각과 백그라운드(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니까.

CEO의 메시지는 중간 관리자를 거치면서 왜곡되기 쉽고 주요 경영진의 행동은 숨겨지고 있으며 회사의 주요 정책 방향은 ‘보안’ 이라는 이유로 사내 직원 어느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다는 각종 회식은 ‘비용’ 이상이 되서 ‘검은돈’의 주요 창구가 되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지며 ‘저녁 없는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직원들은 회사의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건을 기사를 보고 알아야 하기 일쑤고 그래서 “왜 우리는 우리 회사의 미래를 기사를 보고 알아야 하나”고 불만을 터트린다.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조화’는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인가? 그렇지 않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본사가 있는 회사 상당수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 기업들도 같은 고민이다. (물론 잦은 회식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한중일에 특수한 상황이긴 하다)

회사 크기가 문제인가? 역시 그렇지 않다. 기업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일일이 관여할 수 없는 규모가 되면 겪는 비슷한 현상이다. 다만 그 ‘진통’의 정도가 다를 뿐이다.

히지만 다수의 ‘뉴’ 실리콘벨리 회사들은 ‘인터넷 기업’이라는 특성에 맞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TGIF’다.

한국에서는 TGIF가 ‘트위터, 구글, 아이폰(애플),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실리콘벨리에서 TGIF가 그런 뜻으로 쓰인다고 하면 오히려 의아해 한다. 왜냐면 구글의 프라이데이 미팅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매주 금요일 오후(대략 4~5시)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창업자나 최고 경영진이 나와 찰리카페에서 전체 회의를 진행한다. 주제는 다양한다. 사내 문제에서 부터 검색, 지메일, 구글플러스 등 프로덕트, 안드로이드의 향후 방향 등 경영에 이르기까지 구글 일반 직원이면 누구나 와서 최고 영영진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구글러면 누구나 “‘TGIF’가 구글 문화의 핵심이다”고 설명한다. TGIF 시간에는 ‘도리(Dory)’라는 사전 질문 시스템이 있다. 모든 직원이 직접 질문 문항을 결정하면 페이지와 브린은 가감없이 모든 것을 대답한다. ‘도리’라는 질문 시스템도 구글의 검색 시스템 처럼 사전 질문 내용 중에 직원들이 투표(Thumb up or down)해서 가장 많이 올라간 질문이 TGIF 세션에서 실제로 경영진에 질문이 된다.

스티븐 레비의 인더플렉스(In the Flex)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질문 내용 중에는 “왜 이번에 채용된 CFO는 그렇게 높은 대우를 받느냐”라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같은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고양시킬 수밖에 없다.
보안 문제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으나 구글러들은 회사를 해칠 목적이 아니라면 경영상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유출을 삼가는 분위기다.

구글의 TGIF는 페이스북이 바로 따라했으며 이젠 많은 뉴실리콘벨리 기업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직원과의 직접 대화’를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다국적 기업 톱25’ 중 1위에 꼽힌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 SAS의 비결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회사는 한달에 한번씩 짐 굿나잇 CEO와 임직원들이 ‘커피와 함께 대화를(Conversation Over Coffee)’이란 이침 미팅을 가진다. 어떤 주제로든 논의할 수 있고 직원들의 질문을 받고 CEO는 대답을 한다.
실리콘벨리의 또 다른 기업 ‘넷앱(NetApp)’은 토스트(TOAST : Training On All Special Things)라는 제도가 있다. 매달 열리는 정기 오리엔테이션 미팅으로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소개되는 세션이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되는 비결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되는 필요충분 조건임에 분명하다.

대부분 직원들은 중간 간부들이 중간에 자신들이 해석한 메세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설립자나 최고경영자, 고위 경영진의 얘기를 ‘공개적으로’ ‘직접’ 듣기를 원하며 이는 회사의 충성도와 주인의식을 갖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직원들은 회식 ‘자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회식’을 통해 대화하기를 원한다. 중간 간부들의 생쇼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궁금한 점을 주요 경영진이 ‘들어주기’를 바란다. 회장(또는 CEO)이 최소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직원들은 날카로운, 다소 민감한 질문을 했다고 잘리거나 좌천되는 회사는 원치 않는다. ‘CEO와의 대화’가 별도로 마련 돼 사전에 준비된 질문만 하고 준비된 답변만 읇는 회사도 원치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

만약 한국의 대, 중소, 벤처기업 할것없이 오너가, CEO가 금요일 오후 ‘매주’ 회사 카페에 나와서 회사 현안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고 해보자. 어떨까. 한달에 한번은 어떨까? 한국의 스타럽들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에게 매주 직접 회사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가?

창의적 기업이 되는 최우선 과제는 외국의 유명 컨설팅 업체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아니라 회사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살아 움직이고 실행되어야 한다. CEO 한명의 경험이나 아이디어 보다 회사 임직원 수백, 수천명의 경험이나 아이디어가 더 크고 더 좋은 해결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CEO는 수십, 수백, 수천명의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아질때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커넥티드 시대를 앞서나가고 창의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만드는 일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아직도 ‘수직적’ 커뮤니케이션과 ‘지휘통제식’ 의사결정 구조가 편하고 자연스럽고 더 현명하다고 생각되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구글을 따라하는 페이스북 등 ‘잘라가는 실리콘벨리’ 기업처럼 구글을 따라 바꿔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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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usual. Good? Still really want?

*’구글을 따라하자’ 시리즈는 이미 많은, 훌륭한 구글 관련 기사와 책이 나왔지만 번역서나 외국 아티클이 대부분인 상황이기 때문에… 코끼리 다리라도 만저보자는 심정으로 ‘한국기자가 본 구글’이란 컨셉으로 쓰고 있습니다. 회사 전략도 좋지만 그보다는 기업문화와 창업정신, 역사 중심으로 집필 중입니다. 1편 링크는 여기

글 : 손재권
출처 : http://bit.ly/VKt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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