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의 명암, 모바일 오피스

작년부터 한국에 불어온 스마트폰 열풍은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나 스마트폰에 GPS가 장착되어 보급이 되면서 LBS(Location Based Service: 위치기반 서비스)나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등이 손쉽게 구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이와 더불어 Wi-Fi(무선랜)이나 3G를 이용한 데이터 통신이 용이하게 됨에 따라 길거리에서도 메일을 확인하고, 사업 상 중요한 약속을 캘린더에 저장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등 이전에 없었던 많은 편리함을 사람들은 제공받게 되었다. 이러한 인프라의 구축과 기기의 발달은 개인들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모바일 오피스의 구현이다. 이제는 사무실이라는 국한된 장소에서만 업무를 보던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바일 오피스의 구현이 사람들에게 편리함만을 제공할까?

반대로 이야기 하면 업무에 대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이른바 9-to-6의 전통적인 업무 패턴에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근무시간과 개인시간의 영역이 사라진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연하자면 회사생활과 개인생활과의 구별이 사라짐에 따라 샐러리맨으로 지칭되는 전통적인 사무실 근무자들에게는 새로운 변화와 이슈가 발생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모바일 오피스의 등장은 우리에게 어떤 이슈를 안겨다 줄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이 근무 시간의 연장과 관련된 문제이다. 모바일 오피스 이전에는 사무실에서만 일을 하면 되었고, 이에 대한 시간을 산정하여 근무시간으로 인정을 하였다. 하지만, 모바일 오피스가 구축되면 사무실 아닌 장소, 즉 집이나 심지어는 길거리에도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 근무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이미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근무시간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모바일 오피스의 등장은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한, 근무시간 연장과 더불어 다른 이슈들도 등장할 것이라 예상되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산재와 보상에 관한 부분이다. 근무시간이 연장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적절한 임금인상이나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들 중 상당수가 야간근무에 대해 적절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경향을 감안해 본다면, 모바일 오피스로 인한 근무시간 연장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전통적인 업무시간 이외나 휴가 시 업무를 추진하다가 사고로 다쳤을 경우 이에 대한 보상규정이 매우 미비한 한국의 실정을 고려해 본다면 지금과 같은 성급한 모바일 오피스 구축은 개인은 물론 기업들에게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이슈들은 이제 막 시작한 모바일 오피스에 대한 사업적 의미나 취지를 무색하게 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추진되는 것 또한 이슈가 되지 않을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고민을 기업이나 정부가 심각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연일 신문에 보도될 만큼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슈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대응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정부 모두의 대응이 매우 더딜 것이라는 예상은 나 혼자 만의 추측은 아니라고 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간 잘 나가던 모바일 폰 기업들이 이제 걸음마를 막 땐 애플에게 지고 있는 것은 기술적 이슈라기 보다는 인문학적인 사고의 부족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인프라와 기기의 발전만으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도 인문학적인 사고보다는 너무 성급하게 기술 위주로만 생각을 하고 접근을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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