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대의 스마트폰, 다 개통하지 않고 쓰는 방법 있다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들입니다. 10개쯤 되더군요. 어쩌다보니 지금 제 수중에 남들보다 많은 스마트폰이 들어와 있는
상황인데요. 대부분 테스트를 위해서 쓰고 있는 폰이긴 한데, 이렇게 많은 스마트폰을 두고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다
써야 하느냐는 것이죠. 모두 개통해 쓴다면 월 기본 요금만 해도… 계산도 어렵네요.

이렇듯 전화로 쓸일은 없고 데이터 통신은 해야 하는 단말기를 가진 이들을 위한 데이터 서비스가 있습니다. 아마 스마트폰
소식을 유심히 봤던 이들은 OPMD(One Person Multi Device)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 이는 한 사람이 가입한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3G 통신 모듈이 포함된 태블릿과 노트북, e북, HSDPA 모뎀 같은 여러 단말기를 함께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하나의 요금제를 여러 장치에서 나눠 쓰는 것이므로 One Price Multi Device로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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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USIM을 써야 한다(구매비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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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에 USIM을 등록해야 한다

이 제도는 USIM을 옮겨서 데이터를 쓰는 USIM 이동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입니다. 각 단말기마다 따로 가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OPMD 전용 USIM을 꽂아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종전 USIM 이동은 하나의 USIM을 옮겨가면서 써야 하기 때문에 USIM을 꽂은 단말기 외에는 3G 데이터를 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OPMD는 각 단말기마다 데이터 전용 USIM을 꽂은 상태여서 모두 같은 시간에 3G 데이터를 쓸 수 있습니다. 단 데이터만 쓸 수 있는 것이어서 음성 통화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통사의 OPMD를 직접 이용해보니 생각보다 유용하면서도 앞으로 무서운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개통하지 않은 국내 판매용 단말은 바로 작동

지금 테스트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모토롤라 모토 쿼티와 엑스페리아 X10은 실제 이통사에서 개통하지 않은 단말기입니다. 종전에
이 단말기를 쓰려면 이전에 있던 USIM을 기변하거나 각 단말기마다 따로 가입비와 월 이용료를 내고 개통을 해야했지요. 하지만
이들 단말기를 개통하지 않은 대신 이통사의 OPMD 서비스에 가입한 다음 두 개의 데이터 전용 USIM을 사서 등록한 뒤에 쓰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용 제품들은 단말기의 기본 정보가 망에 등록되어 있는 터라 별다른 문제 없이 작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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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로 개통한 아이폰을 SKT에서 쓴다?

SKT 용으로 나온 단말기는 그렇다치고, KT로 개통해 쓰고 있던 아이폰도 혹시 될까 싶어서 원래 있던 USIM 카드를 빼고
SKT 데이터 전용 USIM을 꽂았습니다. 다시 전원을 켜고 잠시 기다려 보니 별다른 문제 없이 KOR SK Telecom라고
뜹니다. 인터넷을 비롯한 다른 기능들이 작동하는지 브라우저를 비롯해 데이터를 쓰는 앱을 실행해 보면서 확인해 봤는데, 역시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잘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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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인증 받고 KT로 개통했던 넥서스원, 핫스팟도 작동

지금 KT가 공급하고 있는 넥서스원을 올해 초 들여와 개인 인증을 거쳐 KT로 개통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KT로 개통한 이
단말에 역시 SKT의 데이터 전용 USIM을 꽂으니 별다른 문제없이 잘 작동합니다. 이로서 타사 단말이라도 일단 국내 망에 등록된
뒤라면 다른 이통사의 데이터 USIM만 꽂더라도 잘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다른 무선 랜 장치가 3G 망을 이용해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도화주는 안드로이드 2.2의 무선 핫스팟(태더링) 기능도 별 문제 없이 제 기능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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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링 같은 VoIP 통화도 가능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통화는 못하는데, 프링 같은 VoIP 앱을 이용한 통화가 가능하냐는 점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할 게
없는데, 그래도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라 시도해봤습니다. 일단 두 안드로이드 단말에 프링을 설치한 다음, 각각 다른
아이디로 로그인한 뒤 음성 통화를 시도해봤습니다. 전화를 걸고 잠시 기다리니 받는 쪽 벨이 울립니다. 통화 버튼을 눌러 음성이 잘
전달되는지 확인해 봤는데, 깨끗하게 잘 들리더군요. 아이폰에 프링을 설치한 뒤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 프링으로 전화를 걸거 받아도
큰 문제없이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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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단말기에 자유 심어주는 OPMD

아직 OPMD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이나 3G 데이터를 써야 하는 단말을 가진 이들에게 이 제도가 매우 유용한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단말기를 쓰기 위해 족쇄 같던 가입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만큼 스마트폰 같은 3G 단말기 이용의 자유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반 음성 통화를 제외하고 3G 데이터를 이용하는 데 별다른 제약을 걸지 않은 점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통화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음성 통화량이 많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G 망에서
전화번호를 이용하지 않는 통화를 해야만 하므로 약속된 이들 외에는 통화하기 어렵지만, 한 사람만 데이터 요금을 부담하고 등록해
놓은 데이터 USIM을 다른 사람이 쓰면 결국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고도 3G 데이터를 이용한 무제한 통화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지요. 중고 시장에서 공기계가 된 스마트폰 하나 값싸게 구해서 데이터 USIM만 꽂아 쓰면 되므로 부담도 적을 겁니다. 더구나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다른 이통사에서 개통한 스마트폰도 자기가 주로 쓰는 이통사에서 쓸 수 있어 앞으로 공기계가 되는 스마트폰의
거래도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모두가 이렇게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만큼 OPMD 제도를 쓴다고 전체 3G 데이터나 음성 통화 시장이 한꺼번에
무너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통사가 정한 상황에 따라 일일 데이터 제한도 걸릴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쓰지 못하는
순간도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매번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점점 3G 데이터 통신을 해야 하는 장치가 점점 늘어날 수록 OPMD의 필요성은 더 늘어나고 중요해질 것입니다. 아직은 그 가치가 돋보이지 않지만, 올해가 지나고 여러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장치를 갖고 노는 마니아가 늘어나면 그들에게 돋보이는 인기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다만 이 서비스의 인기가 너무 좋아서 이통사들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생기면 지금처럼 자유도가 높은 서비스로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설마 그렇게 각박하게 나오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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