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신세대들은 물건을 사려하지 않는가?

from Masha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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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애틀란틱(Atlantic)에 미국의 젊은이들이 더 이상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성향에 대해서 분석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주제라서 해당 글을 읽고 관련된 글을 모아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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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현상은 비단 자동차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Y세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확실히 과거 세대와 비교해 물건을 사서 소유하는 것에 대한 욕구가 덜하다는 느낌은 있다. 그런데, 패스트컴퍼니의 칼럼 중에 이런 변화가 세대차이에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소유와 관련한 장점이 과거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시대변화의 관점에서 쓴 글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기술의 발전이 이런 변화의 동력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물론 새로운 기술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므로 분명히 관계가 있겠지만, 사람들의 심리와 경향성이 바뀌는 것에는 좀더 직접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부상하는 공유경제와도 맞물려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변화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위기로까지 포장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지만, 이는 사실 무리한 비약이다. 왜냐하면 여전히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희소성의 원칙’과 인간의 욕망과 관련한 부분은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공의 선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어떤 것을 원하고 이를 획득하려고 할 때 그 어려움이 과거보다 월등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생산성이 증대되고, 쉽게 물건들을 만들어 보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찾고 실제로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결국 과거에 비해 소비자가 공급자에 비해 우위에 있는 시장을 만들게 되며, 물건의 가치도 전반적으로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되려 중요한 것은 이런 ‘물건들에 어떤 가치가 연결되어 있는지’ 여부이다. 앞으로는 물건 그 자체보다는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어떤 것인지 여부에 따라 물건의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어떤 물건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이유가 단순히 물건을 ‘획득’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톰스슈즈를 구매하는 것은 그 신발이 가진 물건으로서의 가치 그 이상의 연결과 의미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컴퍼니의 기사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이렇게 사람들이 물건을 ‘소유’하기 위해서 구매를 하는 행위의 실질적인 이유를 3가지로 정리한 부분이다. 그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물건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물건을 산다 (People buy things because of what they can do with them)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람들이 어떤 중요한 것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과 해당 물건이나 서비스가 연결되어 그들에게 힘을 부여하는(empowerment) 역할을 한다. 그것으로 인해 주변의 사람들을 덜 의식하고, 자신들에게 보다 커다란 자율성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로 물건을 소유하는 의미다. 애플의 경우 이런 본질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직접 음악이나 영상, 사진들을 조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자율성을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도구로서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동시에 광고도 그런 컨셉으로 제작한다. 애플의 제품을 구매하면 자신이 원하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이런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로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UX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당 물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물건을 산다 (People buy things because of what they can tell others about it)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인 관심과 관련이 있다. 구매하고 물건을 가지는 것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물건을 가지는 것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유의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에 있다는 관점이다. 어떤 것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이를 통해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만들고, 그것이 의미를 가진다면 우리의 브랜드나 비즈니스가 더욱 빠른 속도로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이런 시각을 가진다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 경우 ‘판매’는 더 이상 판매가 아니다. 이것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내가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 위해 물건을 산다 (People buy things because of what having it says about them)

마지막으로 지적한 것은 바로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욕구와 관련한 것이다. 이런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목표로 했던 제품이 그런 특성을 잃게될 때, 더 이상 구매욕을 자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애틀란틱에서 젊은 세대들이 자동차를 사지 않는 이유가 이와 관련이 있다. 자동차를 사지 않고, 그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유 자동차를 활용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유리하고, 사회를 이해하고 있으며,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좋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런 동기가 가장 강력한 행위의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사람들이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어떤 의미를 연결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된다.

나름 재미있는 분석이 아닌가 싶다. 결국 소유와 구매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기 보다는, 어째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낼 수 있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행위가 바뀐다는 것이다. 아마도 과거에 말하던 단순한 ‘소유’의 개념은 앞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유’를 통해 어떤 의미있는 가치와의 연결을 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는 앞으로도 잘 팔리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참고자료:
Why Millennials Don’t Want To Buy Stuff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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