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스탠드, 예쁜 휴지통이 된 이유

Source : 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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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일.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메인 화면이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바뀌었다.

2009년 이래 여러 차례의 개선을 해왔지만 그 틀을 유지해온 뉴스캐스트가 완전히 변신한 것이다. 그동안 ‘충격’, ‘이럴수가’, ‘경악’의 연속이었던 뉴스캐스트 서비스가 실시간 뉴스를 언론인들에게 맡긴 결과 실리는 챙겼을지 몰라도 명분은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물론 그 평가는 공급자인 언론인들의 평가였다.

그래서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 영역을 언론사에게 편집권한을 준다는 기본 전제조건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뉴스 소비자들의 언론사 선택권을 부여하여 그동안의 ‘낚시성 기사’라는 오명을 벗고 언론사들의 상생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절묘한 한 수라고 보여진다.

그런데 뉴스스탠드가 시행되는 첫날부터 소셜미디어에서는 네이버 뉴스스탠드가 실효성이 떨어지고 불편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언론사들이 멘붕이라거나 트래픽 감소에 충격을 먹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그렇다면 뉴스스탠드로 인해 진짜로 언론사들이 충격에 빠져 있을까?

이미 뉴스스탠드에 대한 기획 준비는 작년부터 시작되었고 2월 말부터 시범운영을 해와서 향후 어떤 진행을 보일 것인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다들 ‘마이뉴스’ 설정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려보다 트래픽이 더 많이 빠졌다? 그것도 아니다 이미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거의 많게는 90% 이상 트래픽 유입이 적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얼마나 적게 빠지게 할 것이냐가 포인트였다.

실제로 4월 1일 트래픽과 3월 월요일 평균 네이버 뉴스 트래픽을 비교한 랭키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뉴스스탠드 전면 시행 첫 날 방문자수는 241만명으로 일 평균 21만명 수준이었던 3월에 비해 11배 이상 증가했고, 페이지뷰는 14.8배 증가하면서 사용자들의 관심도와 혼란을 반영했다.

4월 1일 주요 10개 뉴스 사이트의 방문자수를 놓고 비교해보면 평균 171만명으로 3월 월요일 평균 대비 30.5%, 페이지뷰는 911만 뷰에서 699만 뷰으로 25.5% 감소했다. 특히 네이버를 통한 유입 방문자수 비율이 최대 13.4% 감소했다.

하지만 어찌보면 첫날의 평가로는 섣부르지만 언론사 내부에서는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독자들의 비난과 질 낮은 언론사와의 차별화를 바랬던 언론사로서는 거품이 빠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담당자들도 배정이 돼 있었고 다가오는 일정에 대응하기만 하면 되는 수순이었다. 언론사 내부적으로 몰랐거나 놀랐다거나 하는 반응 자체가 이상 행동이다.

실제로 당일 뉴스스탠드에 대한 반응 기사는 중소규모 언론사들만 송고를 하고 있다. 뉴스스탠드 마이뉴스 설정량에 따른 퇴출을 원칙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소위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언론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뉴스스탠드에 대한 반응 기사를 송고하지 않았다.

언론사들은 뉴스스탠드 이후의 과정에 더 관심이 많다. 과연 사용자들이 누구를 얼마나 선택해줄 것이냐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신생 언론사와 자극적인 기사 경쟁을 벌여야 하고 질 낮은 기사들과 섞이기 싫어한 주요 언론사들은 은연중에 뉴스스탠드를 반기고 있는 이유다. 즉 브랜드가 있는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고 거꾸로 네이버의 트래픽 유입이 밥줄이라고 여기는 신생 언론사들로서는 뉴스스탠드를 거부할 어떠한 명분도 없었다. 다만 브랜드가 강한 언론사와 큰 차이가 없기를 바랬던 것이다.

언론사들은 전략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수성과 방어 전략 가운데 그나마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 정도가 취할 수 있는 마지노 전략이었던 셈이다.

반대로 네이버는 늘 꽃놀이패를 들고 있었다. 스스로 미디어 기업도 아니고 언론사도 아니라고 강변해왔지만 뉴스가 사용자들의 콘텐츠 일상 소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런 네이버로서는 정치적인 부담을 안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네이버 초기 화면에서 광고보다 더 비싸고 좋은 자리를 언론사들에게 편집권을 주었던 것이다.

사용자들이 낚시라고 욕하면 받아서 언론사에게 전달하면 되고 언론사들이 편향적이라고 욕하면 받아서 다른 언론사에게 넘기면 된다. 더구나 뉴스 서비스란 것이 필수이지만 돈도 안 되는, 지금은 오히려 락인(고착) 효과까지 없는 웹 뉴스 서비스의 연착륙을 시도할 타이밍인 셈이다.

또한 사용자들은 뭔가 불편하면 새로운 대응책을 찾을텐데 어떤 것도 네이버에 유리하다. 모바일로 가든 네이버 자체 편집 영역으로 들어가든 말이다. 심지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가도 상관 없다. 매출과의 연계도 이미 대선을 마지막으로 뉴스 매출에 대한 기대는 크게 매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네이버가 ‘예쁜 휴지통’ 기획을 했다고 평가한다.

언론사와 포털에서 근무한 필자와 비슷한 경력을 가진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 역시 지난 12월 대선 당시 네이버 뉴스 페이지뷰 트래픽이 유선이 6,300만 뷰, 모바일에서의 유입이 무려 2억 뷰에 이른다며 PC로 접근하는 뉴스 입구만 교체한 것이 네이버 입장에서 완전한 실패를 하더라도 어차피 ‘버릴 패’였음을 지적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네이버가 돈을 버는 방식이 언론사의 그것과 꽤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언론사들은 수준낮은 배너 광고라도 유치하고 싶어서 안달이지만 네이버는 전혀 입장이 다르다.

지난 2012년 4분기 네이버의 매출원에서 검색광고가 3,152억원, 디스플레이 광고가 948억원이었다.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또한 모바일 검색광고 매출은 1,280억원으로 작년 대비 25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가 왜 유선에서 그것도 디스플레이 광고에 목을 매다는 언론사들에게 1만원짜리 지면 구독을 위한 가판대 모양의 마이뉴스 서비스를 주었을까.

답이 너무 쉽다. 네이버에게 뉴스는 그냥 버리기 아까운 계륵인 셈이다. 언론사에게는 그나마 먹을 살점이 붙어 있는 뼈다귀인 셈이고 그마저도 없으면 굶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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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291호에 “네이버에게 뉴스란 버리기 아까운 계륵”이란 제목으로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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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그만
출처 : http://ringblog.net/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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