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23)] 한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안녕하세요? 에이프릴입니다.
저는 현재 약 6주간 한국에 머물고 있답니다.

스타트업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결정해야 할 일이 겹쳐 사업차 방문했고, 고벤처포럼, D.CAMP개관식, 국가 지원 사업 설명회 등 다양한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하면서 한국 스타트업 각계각층의 분들과 교류하는 중이랍니다.

2011년부터 스타트업에 몸담은 입장에서 미국에서 스타트업하기 연재글을 쓴지 1년쯤되었는데 그 사이에 한국 벤처 생태계가 많이 변했음을 실감합니다.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풀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1년 사이 뭔가 변했나 : 쏟아지는 지원 프로그램 & 창업대회

6개월 전인 작년 10월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들어와서는 ‘한국에서 벤처하기에 지금이 적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 창업 경진대회가 늘고, 그러다보니 스타트업을 위한 자금도 풀리고 있고, 스타트업 미디어도 많아지다보니, 해외의 소식도 빠르고 쉽게 공유, 배포되고 있고, 스타트업 간의 정보 공유도 빨라져 상생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지난 3주간 한국에 있으면서 저는 이런 저런 미팅으로 굉장히 바빴는데, 시애틀만해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이 많아 미국에서 스타트업하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도시지만, 매우 정적인 것에 비해 한국은 정말 빠르고, 다이나믹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 도심 안에 미디어, 투자자, 스타트업이 밀집되어 있다보니, 하루에도 여러 건의 미팅이 가능하고, 저는 현재 최근 완공한 스타트업 협업 공간 “D.CAMP“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런 공간이 무료라니 믿기지가 않아요. 미국에서 이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려면 인당 월 300불(지정석이 있는 경우 400불)이거든요. 한편, 스타트업 관련 행사가 무료, 혹은 실비로 열리고, 푸짐한 먹거리까지 제공되니 가난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너무 좋은 환경인 것이죠. 

한편, 4월 한 달 동안 신청 마감인 정부 지원금만 해도 여러 종류가 있고, 창업 경진대회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인턴 지원금까지 대주고 있다고 하니 미국에서 외롭게 스타트업을 하던 제 입장에서보면 정말 꿈 같은 혜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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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쉬운 점은…

한편, 아쉬운 점도 많아요. 정부 지원 창업지원 설명회를 갔더니, 팁이라고 주신 말씀이 정부 지원금을 타려면, “일단 사업기획서를 길게 쓰세요”라거나, 지원서류에 주민 등록등본등을 떼어 첨부해야 한다거나… 정부가 스타트업의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에 정부 지원금을 타기 위한 ‘사업계획서 쓰는 법’ 세미나까지 생기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치 스타트업이 공모전이 되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창업경진대회에 참여하다보면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 시간에 스타트업이 마치 잔치의 꼭두각시가 되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자원(자금, 공간, 사람 등)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

“에계? 겨우 6개월 하고요?”

창업 선배 멘토를 만나 대화하던 중, 한 개발자 친구가 다니던 회사를 나와 창업 전선에 뛰어든 후, 6개월이 지났는데 성과가 없자 다시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저는 자동 반사적으로 “에계? 겨우 6개월 하고요?”라고 물었어요. 그리고 이어 “6개월 해보고 어떻게 알아요?”했더니, 멘토님은 “그러니까, 에이프릴은 스타트업 해야지”라고 말씀하셨죠.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일찍 창업해서 빨리 성공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몇 년을 내다보고 시작합니다. 저와 2011년에 SpurOn 사업을 만들었던 캐나다인 친구 Ben은 MBA 후, 아마존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중에 회사를 나와 현재 2년 째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할 수익이 없습니다. 다른 미국인 친구 Ken은 MIT 출신으로 Apple에서 일하던 개발자인데 아예 시작할 때부터, 향후 3년은 스타트업에 올인할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최소한의 것으로 생활하고 있답니다.

그런 주위 환경 속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저 역시 2011년 이후 고정 수입이 없음에도 ‘원래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새로 배워야 하기때문에 절대적인 배움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며, 향후 일 년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스타트업에 매진할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보면, “에계, 겨우 6개월하고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제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에서는 6개월이면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주위의 압박을 받게되는 것 같아요. 제가 만약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도 “에계, 겨우 6개월 하고요?”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마무리

결론은, 제가 일년 전, “창업하기 좋은 미국, 스타트업의 파라다이스 실리콘밸리”를 소개 했는데, 현재 한국은 그에 못지 않게 창업하기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을 꿈 꾸신다면 지금 이런 분위기를 잘 활용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일단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을 백분 활용해서 초기 사업의 발판을 다져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스타트업이란 것이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타트업 관계자를 포함한 주위 분들이 좀 알아주셨으면 해요. 창업자의 덕목 중에 하나가 인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오늘도 스타트업 전선에서 뛰고 계신 여러분, 지금 조금 힘들어도 화이팅입니다!

글: 에이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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