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스토리 (7)] 온오프믹스

행사를 축제로 승화하는 파워

사용자 삽입 이미지후속편이 더 낫다는 평을 듣는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전편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획과 노력이 투입돼야 한다. 종합모객시스템인 온오프믹스를 인수한 양준철 대표와 이상규 부사장이 오늘날의 온오프믹스를 만들기 위해 흘린 땀방울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 이상이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 점점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된다는 뜻이다. 잘 만들어진 후속편 온오프믹스는 이제 자신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줄 준비가 끝났다.

사진 이종범 powerblog@hanmail.net (tvexci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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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우

온오프믹스는 원래 개발자인 조재호, 김대중 씨 두 분이 만든 서비스로 2007년 11월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러나 2008년 1월 조재호 대표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온오프믹스는 가사상태에 놓이게 된다. 당시 재미삶연구소에서 데이트컨설팅을 진행하던 양준철 대표와 이상규 부사장은 온오프믹스의 소식에 안타까움을 느끼다 결국, 2008년 3월 온오프믹스를 인수한다.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인수하는 것이니 자리잡기가 좀 수월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양준철 대표는 강하게 손사래친다. 

“온오프믹스가 자리잡을 때까지 가진 걸 다 쏟아붓는 형태였다. 다행히 2009년 강원 테크노파크에 기업을 설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또한 같은 해 9월 뉴미디어 창업스쿨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상금을 받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대회에서도 지원을 받는 등 2009년은 외부의 도움으로 살아나갔던 시기였다.”

역시 젊은 패기의 승리였다.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이어받은 온오프믹스가 창업스쿨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다는 건, 기존 서비스의 기본 로직만 따를 뿐, 완전히 다른 형태로 탈바꿈시켰다는 의미다. 실제로 2007년의 온오프믹스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 구축은 물론 오픈플랫폼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준철 대표에게 국내에 온오프믹스와 유사한 서비스가 있는지 물었다.

“온오프믹스를 모임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보면 트윗밋과 비슷하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트윗밋이 하나의 주제에 대한 참여자 관리만 하는 반면, 온오프믹스는 종합모객시스템이다. 종합모객시스템이라면 비즈델리가 이와 유사하지만 비즈델리는 스스로 행사를 주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온오프믹스는 행사의 홍보와 모객을 담당하며, 세미나나 컨퍼런스 등의 행사를 관리하기 좋은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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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믹스 서비스 홈페이지
행사 모객 및 홍보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면 작은 기업이 행사를 한 번 치르기 위해선 행사 자체보다 홍보비에 엄청난 돈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오프믹스를 활용하면 이를 대폭 줄이고 편하게 행사의 퀄리티 확보에 집중할 수 있다. 온오프믹스에 행사가 올라가면 RSS나 위젯은 물론 온오프믹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행사정보가 노출된다. 기본적 모객 뿐만이 아니다. 대관이나 케이터링 등 행사 전반에 관한 모든 것을 컨설팅한다. 온오프믹스에서 현재 한 달에 담당하는 행사만 50~60건에 이른다.

일당백의 맨파워

그동안 오해가 있었다. 온오프믹스 서비스 이름과 회사 이름이 같아 한 가지 서비스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그러나 회사로서의 온오프믹스는 팔방미인이었다. 

“현재 서비스로서 온오프믹스가 갖고 있는 모델은 참가비에 대한 결제대행이다. 그리고 배너광고료와 유료 스킨 수익이 있다. 특별한 요청이 있는 행사의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게 스킨을 새롭게 디자인해 주기도 한다. 그 외 MS 문자 전송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모집 후, 리마인더 역할을 하는 문자전송이나 답글이 달렸을 때 담당자가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기능까지 연내에 만들어갈 계획이다. 서비스가 아닌 회사 측면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 웹사이트 구축의 비즈니스 모델과 플래시 관련 애플리케이션 제작 모델을 더 갖고 있다.”

온오프믹스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이상규 부사장의 말이 놀라웠던 건, 이 모든 일을 겨우 7명의 인원이 수행해 낸다는 것. 온오프믹스의 저력은 그만큼의 능력을 발휘하는 맨파워에 있었다. 사실 온오프믹스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딱 1억 원만 벌자”가 목표였단다. 그러나 2010년 8월 현재, 2~3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 그리고 올해 목표는 5억 원으로 상향조정됐지만, 현재의 흐름으로 봐선 무난하리라고 자신한다.


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에는 군용 방한조끼로

양준철 대표와 이상규 부사장은 벤처붐이 일던 2000년 대 초반 창업한 고등학교 벤처기업가 출신이다. 고등학생 창업자들의 모임인 ‘청소년 비즈니스 연합회’를 계기로 만나, 친분을 유지하면서 비즈니스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서로의 고민도 털어놓곤 했다. 

그러나 이후 둘의 행보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양준철 대표는 처음 창업한 회사를 접고, 두 번째는 동업자와 함께 창업했으나 사기를 당해 고등학교 때 이미 빚을 떠안게 됐다. 그러다 다음(Daum)의 입사제의에 응해 사이버 대학을 다니면서 다음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상규 부사장 역시 고등학교 때 첫 사업을 시작했다 실패 후, 두 번째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마저도 군대에 가게 돼 접어야했다. 

이상규 부사장이나 양준철 대표 모두 각자 두 번의 창업과 실패의 경험이 있었던 것. 삶을 대하는 태도, 지향점, 성격과 경험 모두가 닮아서일까. 이 둘은 처음 같이 사업을 시작한 시간부터 지금까지 쭉 같이 살고 있다. 흔히들 하는 말다툼도 거의 안했다.

그러나 둘이 아무리 잘 맞는다고 해도 회사 설립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무실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시작해 여름에는 선풍기로, 겨울에는 군용 방한조끼로 버티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 계속됐다. 외근을 나가야 하는데 버스비가 없을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했다. 그 이후, 춘천 비즈니스 파크를 거쳐, 지금 한국콘텐츠 진흥원에 안착할 때까지 그들은 몇 번이고 가쁜 숨을 쉬어야 했다.

젊은 대표의 숙련된 노하우

직원 대부분이 양준철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운영이 어렵진 않았을까?
“첫 창업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직장 생활을 해보고 나니 그다지 힘들진 않다. 위계질서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딱히 노하우는 없다. 이상규 부사장과 나는 오랜 친구지만 사내에서는 서로의 업무 영역을 존중하고 깍듯이 존대한다. 이처럼 핵심이 되는 두 사람 정도가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랫사람들은 그렇게 따른다.”
실제로 올해 2월 9일 법인 설립 전까지 이상규 부사장이 경영을 도맡아한 만큼 그에게서 아직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이상규 부사장도 한 마디 덧붙인다.
“스타트업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원탁(Round Table)’이다. ‘모두가 평등하다, 우린 원탁이다 ‘라는 콘셉트로 시작하는 데 여기서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원탁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 ‘위계’까지 원탁으로 만들면 안 된다. 특히 윗사람이 어릴수록 서로간의 존중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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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믹스는 외부 업무는 양준철 대표가, 내부 업무는 이상규 부사장이 담당한다. 내부 업무는 다시 개발 분야와 기획 분야로 나눠 담당한다. 이처럼 명확한 롤 세팅도 온오프믹스의 안정적 운영의 원동력이 됐다.

국면의 전환

지난해 온오프믹스가 가장 크게 진행했던 것은 결제모듈 붙이기와 오픈플랫폼화였다. 온오프믹스의 API기능을 이용해서 다른 이벤트 서비스를 하나 기획한다고 해도 가능할 정도로 API도 구축했다. 소셜 서비스 시장이 그렇다. 하나가 잘 되면 후발주자들도 다 달려들게 마련. 그런데 아예 플랫폼을 오픈해 버리면 앞으로 나오는 업체들도 다 같이 상생해 갈 수 있게 된다. 

“앞으로도 계속 플랫폼은 열려있는 상태다. 그리고 다른 플랫폼이 나온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하나의 행사를 한 군데서만 홍보할 필요는 없는 법, 오히려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진행된다면 오히려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며 상생하는 길로 가게 되지 않을까?”라며 이상규 부사장은 선발주자로서의 장점 대신 시장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설레는 듯 양준철 대표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얼마 전 네이버와 제휴를 맺어 네이버 오픈 소셜에 들어가게 됐다. 카페와 블로그, 미투데이에 앱스 버튼이 생기는데, 그것을 클릭하면 카페에서 바로 온오프믹스를 쓸 수 있다”면서 “그동안 앱스 버튼은 게임 어플들만 사용했던 것인데, 비게임 어플이 네이버 오픈 소셜에 들어가는 것은 온오프믹스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소셜 미디어 속으로

소셜 미디어 시대, 온오프믹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양준철 대표에게 물었다.
“올해 말까지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소셜 미디어와 어떻게 잘 엮여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개발하는 것이 올해 4/4분기의 목표다. 네이버가 그 답을 알려줄 것 같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만을 위한 온오프믹스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차차 진행할 생각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진정으로 대중적인 서비스가 됐다고 느껴질 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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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믹스의 양준철 대표와 이상규 부사장은 첫 번째 창업에서 단번에 성공 반열에 올라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의 기억과 실패의 경험은 온오프믹스의 자양분이 됐다. 무엇보다 이들은 여러 번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젊다. 그래서 더 무섭다. 아직은 벤처일 때 얼른 이들을 벤치마킹하기 바란다. 올해가 지나면 온오프믹스를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게 될 지 모른다.

INFO>
  • 기업명: 온오프믹스
  • 설립: 2010. 2. 9 (이전에는 개인사업자)
  • 대표이사: 양준철
  • 직원수: 7명
  • 연락처: 02-6080-5579
  • 소재지:
  1. (서울사무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41-2 KOCCA빌딩 408호
  2. (강원사무소)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 192-1 강원대학교 아산관 421호

  • 주요 서비스:

  1. 온/오프라인 모임&이벤트 관리 서비스 온오프믹스(http://onoffm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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