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의 미디어 팝업스토어 ‘WSJ Cafe’를 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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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미디어 팝업스토어, ‘WSJ Cafe’가 열렸다.

WSJ Cafe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공개행사로, 런던, 베를린, 뉴욕, 도쿄에서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이번에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진행되었다.

10일과 11일 양일 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인터뷰 형식의 7개 미니포럼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아래는 각 세션에서 나누었던 주요 대화들이다.

 

세션1. 게임을 넘어 문화로, ‘애니팡’ –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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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한정연 에디터,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애니팡’의 롱런 비결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3개월을 못 갈 서비스라고 예측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용자 데이터를 잘 분석하고 꾸준히 업데이트를 한다면 롱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전에 서비스했던 ‘아쿠아스토리’도 롱런했고, ‘애니팡’은 이번달 말이면 1년이 된다. 계속 진화하는 애니팡이기에 롱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non-gamer) 중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게서 나타난 애니팡 충성도에 놀라웠다. 한 예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중간에 쉴 때마다 애니팡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캐릭터 사업을 시작했다. 현황은?

애니팡에서 나온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인형, 휴대폰 스피커 등 10종의 상품을 출시했고 지금까지 40만 개가 판매되었다.

‘앵그리버드’ 게임의 영향이 컸다. 게임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애니팡 게임을 하면서 ‘국민게임’이란 수식어를 달게 되었다. 그 후에 적극적으로 애니팡의 8가지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을 오프라인 상에서도 퍼져나가게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확장은 분명 애니팡 게임의 생명력을 길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새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애니팡과 사천성 게임 이후 새로운 게임을 준비 중이다. 7월 말이나 8월 초 정도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살짝 힌트를 드리자면, 애니팡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하고 거리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게임이다. 애니팡과 사천성 게임으로 친구들 간에 랭킹 경쟁만 했다면, 새 게임은 조금 더 소셜성이 강조될 계획이다.

 

애니팡을 ‘문화’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난 문화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단순히 어떤 게임이었다면 힘들었겠지만, 애니팡은 ‘하트 보내기’ 기능이라는 게 있다. 이 기능이 ‘개그콘서트’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었고, ‘애니팡 시’도 등장했었다. 게임 한 판을 할 수 있는 하트 기능을 친구들과 주고 받을 수 있는 소셜게임의 특성이 소통의 허브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말을 걸기 애매할 때가 있다. 이 때 하트를 보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세대 간 단절되었던 대화도 살아났다.

 

선데이토즈의 경우 10월 중 코스닥에 우회 상장될 예정인데, 왜 이런 방식의 상장을 택했나?

작년에 애니팡이 성공한 후 난 잠을 잘 못 잤다. 너무 걱정이 많이 되었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의 다음 스텝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사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성공 이전에 많은 기복이 있었다. 다만 선데이토즈는 소셜 게임에 꾸준히 집중해왔을 뿐이다.

카카오로 인해 시장이 100배 이상 확대되고 대기업의 자본이 들어오면서 기반이 개선되고 새로운 경쟁의 판이 만들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선데이토즈도 이에 발맞추어 한 차원 성장한 기반을 닦고 좋은 사람(직원)도 많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상장을 준비하게 되었다.

아마 직접 상장이 아닌 우회 상장이라서 다들 궁금해하는 것 같다. 직접 상장하려면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 더 빨리 장기적인 판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결국 몸집을 불려나가려면 해외 진출을 염두해 둘 것인데, 지난 번 실패했던 페이스북 플랫폼을 다시 활용할 생각인가?

PC 기반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는 모바일 시장이 다음 과제였다. 이제 모바일 시장에서는 그 과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고 글로벌 진출이 다음 과제가 된 상황이다. 애니팡과 카카오톡의 만남처럼 모바일의 소셜그래프를 활용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없었다. 그래서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고 전세계 시장에서도 기회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본다. 캐릭터 사업도 해외 진출 시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앵그리버드 게임 사례와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이스북 플랫폼 등 소셜그래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시도할 것이고 플랫폼별 특성에 맞게 게임을 잘 녹여내서 시너지를 내도록 할 계획이다.

 

30억을 펀딩 받았다고 들었는데, 투자자는 어떤 걸 요구했나?

경우에 따라서 많은 요구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가 예전 미팅 때 물어보았던 것들은 지나고 나서 보면 그대로 진행된 게 없다. 투자자는 그런 과정 속에서 사람을 보았다고 하더라. 우리도 사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투자자 분들의 생각도 같은 셈이다. 투자 당시에 스타트업이 하고 있는 사업의 가능성을 보는 것보다 창업자들의 됨됨이를 본다. 인내하며 많은 굴곡을 헤쳐나가서 어떤 것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는 것 같다.

 

세션2. 무대에 선 금융인 – 쿼크투자자문 문일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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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한정연 에디터, 문일수 쿼크투자자문 대표

 

직업이 하나 더 있다고.

투자자문사의 공동대표이지만 극단의 대표이자 배우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삶의 80% 정도가 금융, 20% 정도가 연극에 몸 담고 있다. 연극은 3년차인데, 10년 정도가 되면 내 삶의 비중을 50:50으로 둘 생각이다.

 

연극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연극을 보는 건 예전부터 좋아했다. 이걸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2002년에 연극교실을 4개월 간 다닐 때는 별로 흥미를 못 느꼈는데 2007년 국민은행에 재직할 당시 다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재미를 느껴 조금씩 활동하다가 2009년에 ‘시민극단2010’의 창단멤버로 참여했다. 2010년 퇴임하면서 큰 조직에 있다가 나오니 내 정체성이 흔들리더라. 내 안을 바라보니 나의 열정이 연극에 맞춰져있더라. 그래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연극을 하고자 2011년 지인과 극단을 만들고 1년에 두 작품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쿼크투자자문 회사의 성적표는 어떠한가?

자산은 1,000억 원 정도 보유하고 있으며 연 21%의 수익율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컴퓨터의 알고리즘에 있다. 이른바 ‘시스템 트레이딩’, ‘알고리즘 트레이딩’이다. 보통 투자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머리 속에 전략을 갖고 있다가 주관적인 거래를 한다. 하지만 쿼크투자자문은 전략을 알고리즘화하여 컴퓨터에 입력해놓는다. 그러면 컴퓨터가 시장을 모니터링하다가 조건에 맞는 시장 상황이 형성되었을 경우 ‘사자’, ‘팔자’ 신호를 보낸다. 이렇게 컴퓨터가 내린 결정으로 투자를 하면 수익을 올릴 확률이 높다.

많은 투자자가 현재 시점에 집중하여 20~30분 정도의 투자 전략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투자를 결정하지만 우리는 과거에 우수한 실적을 올렸는지 기록을 보고서 그것을 미래에도 반복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전략에 대해 설명하라고 한다면 워렌 버핏보다 더 설명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전략도 중요하긴 하나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디테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장 상황이 변하기 때문에 전략보다는 행동 양식을 그대로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두 명의 공동대표의 경우 사진 촬영 취미, 여행 취미를 거의 프로 수준으로 하던데, 특별한 회사 철학이라도 있는 것인가?

‘빅 데이터’라는 책이 있던데 우리 회사의 철학과 비슷하더라. 그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사람들은 내게 연극을 병행하면서 투자자문 일을 할 시간이 있냐고 많이 물어본다. 우리 회사는 컴퓨터가 잡일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열심히 일하냐’보다는 ‘얼마나 창의성 있게 일하냐’에 달려있는 회사이다. 창의성이란, 기존에 존재하는 생각이나 개념을 조합하여 새로운 개념을 창출해내는 능력이다. 창의성을 가진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시인이다. 기존 어휘를 갖고서 새로운 뉘앙스를 창조해낸다.

조합을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각’들을 미리 많이 갖고 있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지식, 인간관계 등 광범위한 분야의 조각들을 갖고 있는 사람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일하는 게 미덕인 세상이고, 한국 사람들은 특히 노동에 많은 걸 희생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삶의 균형(일과 취미)을 잡을 수 있는 팁을 몇 가지 알려달라.

“죄송하다”는 말씀을 제일 먼저 드리고 싶다. 사회에 진입하는 분들께 지금의 이런 세상보다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물질적인 부를 향해 질주해나가기 시작한 전 세대의 습성을 그대로 갖고 나간 게 아쉽다. 후대에 물려줄 세상은 훨씬 더 품격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난 젊었을 때 ‘나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자부하며 열심히 일했다.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그게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이 의식적으로 시야를 넓히려고 넓히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편협된 시야를 갖기 십상이다.

사람은 원래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좁아진다’. 통신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서 사람들은 좋으나 싫으나 물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소통하였다. 그러나 통신이 발전하면서 멀리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구글링’을 하면 객관적인 세상이 아닌 각자의 입맛에 맞도록 필터링된 정보가 올라온다. 페이스북에서도 자주 소통하는 사람들의 글을 우선적으로 보여주고, 아마존은 여러분의 독서 습성에 맞게 도서를 추천해준다.

독하게 마음 먹고 나의 관심사를 넓히려고 하지 않으면 급속도로 협소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여러분은 이런 ‘위험한’ 세상을 살고 있으니, 의식적으로 노력하라. 세상에 재미있는 건 많이 있으니 한 번 찾아보라.

 

의식적으로 시야를 넓히려는 노력을 많이 하라고 했는데, 사회 초년생이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얼마 전에 고등학교 졸업생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난 이렇게 답변하였다.

“인생을 살면서 너의 가장 친한 벗은 호기심이고, 가장 두려워해야 할 적은 편견이다”

지금도 이 말은 유효한 것 같다. 내가 젊었을 적에 ‘쇠덩어리’라고 오해했던 2가지가 있다. 우선 하나는 내 몸이다. 젊었을 때 몸한테 ‘친절하게 굴지’ 않으니까 늙어서 몸이 나한테 친절하지 않더라. 또다른 하나는 바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다. 내 마음만 여리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툭툭 던지는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사람들은 상처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세션3. 여성 인재를 위한 사회 – 여성가족부 조윤선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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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한정연 에디터, 여성가족부 조윤선 장관

 

지난 5월에 OECD 포럼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였다. 어떤 이야기를 했나?

OECD 포럼에 참석하여 2가지를 느꼈다. 첫째, 여성 정책은 더이상 ‘변방의 정책’이 아니라 ‘중심의 정책’이라는 점, 둘째로는 현 국정 과제가 OECD가 권장하는 사안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이다. 여성 정책이 일부 페미니스트의 이데올로기적인 구호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여성 정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 의제라고 생각한다.

 

여성 관련 통계 보고서가 나오면 한국이 항상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사회 진입 단계에서 여성은 약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후에 ‘유리천장 효과’와 일·가정 양립이 불가능한 구조 때문에 직장을 떠나는 여성이 많다. 남성과의 임금격차도 이유 중 하나이다.

고2 때까지 놀다가 고3 때 공부한다고 등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다.

 

조 장관은 일·가정 양립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었나?

3040 나이대에 일·가정 양립이 힘들다.

아이가 어릴 때 ‘직장을 그만 둘까?’하는 생각도 해본 적 있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하고, 아이도 열심히 공부시켜 취직을 시키는 사이클에서 결국 직장을 그만두는 게 종착지가 되어버린다면 도대체 공부는 왜 열심히 해야 하나? 지금 당장 해답을 찾을 순 없지만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생각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남이 할 수 있는 건(도와줄 수 있는 건) 내가 하지 말자’고 판단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좋은 분이 아이를 돌봐주시는 행운도 있었다. 아이 때문에 정말 힘든 기간은 10년 정도이다. 이 10년을 슬기롭게 넘기면 계획했던 삶을 여유롭게 살 수 있다. 그리고 이 10년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사회가, 국가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호사, 직장인을 거쳐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에는 일하는 여성들에게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년 간은 대변인 활동, 2년 간은 다른 상임위 활동을 하느라 이를 직접 실행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일·가정 양립 문제의 경우 아무래도 회사의 문화가 받춰주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문화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잘 나가는 회사’일수록 여직원이 출산 휴가를 갔다 오면 낙인을 찍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 회사에서는 최고 기수의 엘리트 여직원들 중심으로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여 회사의 낙인 효과를 줄였다고 한다. 여성이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배려해주는 회사에서 직원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얼마나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되는지를 설득하기 위해 수치가 필요했다. 그러던 찰나에 SK이노베이션즈 구자영 회장이 “회사의 채용모집 지원율이 100:1에서 1000:1이 되었다. 가족친화경영을 하자 직원들의 미래도 생각한다는 회사 이미지가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실제 현장에서 일어난 수치의 변화를 알려주기도 하였다.

앞으로 금융감독원과 협의하여 투자자 공시 정보 중 가족친화경영 팩트를 공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래서 투자자 및 일반인이 회사를 평가할 때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삼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린인’이라는 책을 냈는데, 그녀는 여성들에게 ‘달려들어서 쟁취해야 한다’고 조언하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인 성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만약 집에서 아이를 직접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느낀다면 그걸 하는 게 맞다.

현재 여성정책이 너무 ‘조직 중심’, ‘승진 중심’, ‘도시 중심’이지 않았나 하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여성은 농촌에 사는 여성도 있고, 기업에서 근무하지 않고 프리랜서를 하거나 창업을 하는 여성도 있다. 정부의 정책도 다양한 여성들이 다양한 자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마치 손바느질을 하는 것처럼 국민 개개인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메워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세션4. 디지털 시대의 사랑 – 이음소시어스 박희은 대표, VCNC 박재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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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월스트리트저널 한정연 에디터, 이음소시어스 박희은 대표, VCNC 박재욱 대표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서비스 개편이 있나?

박희은 : 얼마 전에 개편하였다. 올초에는 ‘이음’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오픈하였다.

박재욱 : 얼마 전에 일본에 ‘비트윈’ 서비스를 오픈하였다. 그리고 플랫폼화도 준비하고 있다. 사용자의 소셜그래프를 다른 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연말에는 2.0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음’과 ‘비트윈’ 서비스 모두 사용자를 붙잡아두려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이음’은 사용자가 커플이 되면 탈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비트윈’은 커플이었던 사용자가 헤어지면 탈퇴를 하는 위험 요소가 있지 않은가?

박희은 : 데이팅이라는 서비스는 병원과 같다고 생각한다. 아플 때마다 병원을 찾게 되는 것과 같이, 이음도 실제 만나서 사귄 후 헤어진 사용자가 다시 서비스를 찾아온다면 서비스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로 이음에서 커플이 된 후 홀딩을 하신 이후에 6~9개월 정도 지나면 다시 돌아오는 패턴을 보인다. 이음이 사용자가 결혼 전까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때 이어주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박재욱 : 단점일 수도 있지만 장점이다. 헤어진 후에 다른 사람과 사귀면서 다른 회원을 끌고 오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항에 있어 플랫폼화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비트윈 사용자만 가입할 수 있는 커플금융상품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커플인 사람들이 비트윈을 쓰지 못했을 때 받지 못하는 혜택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끔 하고 있다. 혜택을 통해 ‘커플=비트윈 쓴다’라는 공식을 단단히 해나가고 있다.

 

블로그, ‘싱글생활연구소’를 통해 데이터를 많이 공개하는 편이다.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는지?

박희은 : 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온라인을 통해 남녀가 만난다는 것에 대한 불신이 컸다. 그래서 이음에서 어떤 사람들이 만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은 이음의 블로그가 기업 블로그 1위로 자리 잡고 있다. 이음에서의 커플 연결 성공스토리, 실패스토리를 재미있게 각색하여 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연애 관련 이야기가 많이 있었고, 2030 싱글이 무엇을 좋아하고 선호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우리가 집중적으로 갖고 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갖고서 ‘싱글생활연구소’를 만들어서 콘텐츠를 생산하여 이야기 통로가 되고 있다.

박재욱 : 커플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지만 회사 자체로서는 테크 회사라고 보면 된다.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개발자로서의 쿨(cool)함은, 개방성·공유·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을 함에 있어서 겪었던 ‘삽질’과 노하우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런 데이터 공개를 통해서 우리와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이 많이 연락을 하고 있다.

 

두 회사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협업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박희은 : 첫째, 우린 돈이 없었다. 둘째, ‘이음’이라는 서비스의 브랜드를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해서는 2030이 선호하는 브랜드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금보다 훨씬 더 작은 회사였을 때 그냥 ‘들이밀었다’. 소개팅을 시켜주는 가치를 갖고 있으니 협업을 하자고 했다. 카페베네, 옥션, 미스터피자 등과 협업을 했었고 지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헙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데이터를 갖고 있고, 오프라인 행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양한 기회가 생기고 있어서 예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박재욱 : 주고 받는 게 명확했기 때문에 제휴관계가 잘 풀렸던 것 같다. 협력업체는 커플들에게 좋은 혜택을 줄 수 있는 회사들이었고, 그들에게는 커플들의 트래픽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예를 들어 CJ E&M과의 협업의 경우 ‘몬스터’라는 드라마 홍보를 추진하고 있었고, VCNC는 드라마 시청자가 곧 우리 서비스의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제휴를 하였다.

 

VCNC의 경우 일본에 진출하였는데,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박재욱 : 컨퍼런스를 많이 다니면서 기회를 찾았다. 우리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속도, 즉 데이터를 보면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이터 기반 회사이다. 일본의 경우 한 번 들어온 사용자들이 빠져나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가장 적은 리소스를 갖고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일본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다음 기사 보기 : 월스트리트저널의 미디어 팝업스토어 ‘WSJ Cafe’를 가다 (2)

 

안경은 brightu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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