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어렵습니다#1]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사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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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회사에 대한 투자 심사를 하다 보니 창업자 분들께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 중 상당수가 여러 회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이래서 어렵다’ 라는 제목 하에 사업 유형 별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 또는 함정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 해 보고자 합니다 ‘이래서 안된다’ 가 아니라 ‘이래서 어렵다’ 임에 주목 해 주시고, 사업하시면서 예상되는 어려음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소프트뱅크를 찾아오시는 초기기업 창업자 분 중 상당수가 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좋아하는 것으로 사업을 해 보고자 이러한 아이템을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말씀 하십니다. 물론 좋아하는 분야를 사업화하는 것은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열정적으로 사업에 임할 수 있고, 분야에 대한 지식도 높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러한 경우 빠지기 쉬운 심리적 함정이 몇 개 있는 것 같아 정리 해 봅니다

 

심리적 함정 1. 매니아의 취향

이러한 사업의 경우, 해당 분야에 대한 회사의 취향과 대중의 취향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매니아적인 소비 패턴, 소비량, 관여도를 가정하고 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자칫 소비자의 니즈와 멀어지는 제품을 만들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많은 투자 검토를 한 사업 분야 중 하나가 ‘음악 앱’ 인데요, 검토했던 모든 음악 앱들은 ‘음악 추천’과 ‘소셜’을 중요 키워드로 내세웠습니다. 왜 ‘음악 추천’과 ‘소셜’ 인지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 두 행위가 음악 매니아들이 가장 좋아하고 기쁨을 느끼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 입니다. 남들에게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고, 내가 듣는 음악을 말이 통하는 음악 매니아들과 공유하고 얘기하는 것은 음악 감상의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죠.

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41560554@N06/8154030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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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토를 하다 보니 이런 니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위에 음악 서비스의 페이스북 연동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새로운 음악을 적극적으로 찾아 듣고자 하는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있는지, 들었던 노래와 유사한 노래 또는 음악적인 계보나 형식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지 등등에 대해 생각 해 보니 별로 긍정적이지 않더군요. 물론 진짜 정답은 저도 모르고 누군가가 문제를 풀어 낼 수도 있겠지만요.

매니아들의 해당 분야에 대한 구매 패턴, 행동 패턴은 일반 대중과 많이 다릅니다. 국내 최대 게임 퍼블리셔의 창업주들 모두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시사점이 있습니다.

 

심리적 함정 2. 가르치겠다는 생각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직 유저들이 이 분야의 진정한 즐거움을 많이 모르니 우리가 이 분야의 숨겨진 컨텐츠와 장점을 많이 알려야 한다” 라고 생각 하시는데 이 또한 빠지기 쉬운 함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2000년 초에 보드게임 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당시 회사에는 국내에서 유명한 보드게임 매니아들이 다수 모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유럽 스타일의 정통 보드 게임을 선호했고, 이러한 게임들의 재미를 대중에게 알리고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아르바이트 분들에게 보드게임의 정확한 룰과 배경을 교육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고, 게임의 룰을 쉽게 설명한 카탈로그도 제작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게임들을 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어렵게 구매해서 수입한 유럽산 보드게임들은 대부분 먼지만 쌓여갔습니다. 한글화도 해보고 대회도 열어보았지만 다 소용 없었죠. 물론 일부 매니아층이 생기기는 했습니다만 미미한 수준이었고 보드게임 카페는 늘 할리갈리 종소리와 나무탑 무너지는 소리만 가득했습니다. 슬픈 이야기죠.

이러한 회사들의 창업자들처럼 해당 분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튜토리얼 복잡한 게임 치고 대박나는 게임 별로 없죠. 놀러왔는데 뭐 배우라고 하면 좋겠습니까?

 

심리적 함정 3. 즐겁게 일하고 싶은 욕망의 부작용

이러한 창업의 동기는 ‘좋아하는 일 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싶다’ 라는 경우가 많은데요, 좋아하는 것으로 사업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즐거워지지는 않습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주장하였듯 재미는 일 자체보다는 일의 구조, 난이도, 과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시 말해 ‘잘 되니 재미있다’ 는 맞는 말인 경우가 많지만 ‘안되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니 즐겁다’ 인 경우는 많지 않다는 뜻 입니다. 왜냐하면 잘 안되는 사업은 적합한 난이도,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결과의 확인 등과 같은 재미의 기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즐거우려면 무엇을 하느냐보다 진보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이 초반에는 잘 안되고 어려움이 많죠. 즐거우려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즐겁지 않으면 실망하고 이는 업무 성과로 연결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가는 내 머리속을 뒤지는게 아니다. 내 머리속에 아이디어를 조합하고 실험해서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밖을 보며 늘 변화를 주시하고 이 변화가 나의 사업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가를 판단하는 사람이다.
– 변대규 휴맥스 대표 강연 중, dotty.org 에서 인용

‘내가 좋아하는 분야’ 를 한다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은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시장 지향적 관점을 늘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 끈기있기 대응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글 : 위현종
출처 : http://jasonwi.com/22

About Author

/ jason@softbank.co.kr

현재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수석심사역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전략 수립, 해외 진출, 인수 합병에 관련된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 하였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는 아이디인큐, 에스이웍스, 코코네, 인포마크, 드라마피버 등 한, 미, 일의 다양한 IT Start-up에 400여억원 상당의 투자를 집행하였습니다. 회사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신뢰받는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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