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Hands]Web vs 안드로이드, 누가 스마트TV를 움켜쥐는가?

스마트TV 어플리케이션과 솔루션을 만드는 핸드스튜디오에서 [Monthly Hands]란 이름으로 월간 리포트를 발행합니다. 이 리포트는 스마트TV 산업의 동향을 공부하고 분석해서 엮어내는 정기 간행물로 매달 초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글 하단에 정리되어 있는 슬라이드를 놓치지 마세요!

 

스마트TV 플랫폼 어떻게 변해왔나?

2010년 2월, 삼성의 스마트TV가 최초 공개되었다. HTML 4.01을 지원하는 메이플 브라우저 플랫폼이었다. 그리고 3개월 후, 구글이 I/O를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 TV 플랫폼을 탑재한 구글 TV를 공식 발표했다. 그 후, 삼성과 LG등의 디바이스 제조업체와 C&M과 티블로드 등의 케이블 업체, KT와 U+ 등 IPTV업체 뿐 아니라 포털인 Daum까지 국내의 많은 플레이어들이 스마트TV 시장에 진입하였다. 하지만 3년 반의 시간 동안 자생 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 플레이어는 없다.

이렇게 3년 반의 시행착오를 겪은 스마트TV 시장에서 최근의 트랜드는 ‘플랫폼 단일화’다. 2012년 이후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제품은 2개의 플랫폼(안드로이드, HTML5)으로 압축되었다. 이는 비단 국내 현상만이 아닌 세계적 흐름이다. HTML5과 안드로이드 양강체제로 서서히 개편되고 있는 스마트TV 플랫폼 시장. 어떤 이유와 이슈들이 숨어 있는지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들이 스마트TV 플랫폼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도 함께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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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HTML5와 안드로이드인가?

많은 사업자들이 스마트TV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생태계는 원활하게 돌지 않고 있다. 각 플레이어들은 생태계 구축을 위하여 천문학적 자본을 투여하고 있지만, 아직 스마트TV에서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한 까닭이다. 수익 구조의 부재는 여러 가지지만, 모든 서비스가 수익을 내기에는 아직 시장의 크기가 작은 것이 가장 근본적 원인이다. 개발자의 참여가 없으니 스토어에는 사용할 만한 애플리케이션이 부재하고, 소비자 역시 굳이 플랫폼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유저가 없으니 개발자들은 참여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악순환이다.

이런 현상은 불과 2-3년 전 모바일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전례 없는 규모의 시장을 일군 애플의 iOS와 개방적인 정책으로 많은 디바이스를 확보한 구글 안드로이드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사업자도 살아남지 못했다. 시장의 핵심플레이어로 꼽혔던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큰 타격을 입었고 모토로라와 소니 에릭슨 등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렇다면 스마트TV 시장은 어떻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독자적 사업자가 돈을 벌 수 있는 스마트 생태계를 조성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플랫폼을 통합해, 시장의 규모를 키운다면 어떨까? 만약, 1회 개발 만으로 여러 스마트TV 플랫폼에 애플리케이션 유통이 가능하다면 시장의 규모는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지금과 전혀 다른 시장 판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모든 사업자들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론칭하는 요즘, 플랫폼 통합과 범용성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TML5와 안드로이드가 많은 플레이어들의 선택을 받는 공통적인 이유는 범용성과 안정성이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사용 가능하며, 기존에 PC나 모바일 등에서 검증도 되었다. 기존의 소스를 활용해 안정적 퍼포먼스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각 진영의 개발자 역시 풍부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확대에도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HTML5 진영과 키 플레이어들

IPTV와 케이블 업체들이 속속 HTML5 진영에 합류하는 가운데 초기 스마트TV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 스마트TV와 LG 스마트TV는 웹 기반의 자체 플랫폼을 매년 보완해나가고 있다. 사실 초기에는 PC/모바일 시장에서 장악하지 못했던 플랫폼 점유율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었지만, 현재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점차 HTML5 표준에 맞춰가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웹이라는 범용 플랫폼이다보니 안드로이드 및 iOS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가장 기대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현 시점에서 ‘스마트TV 플랫폼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플랫폼’은 HTML5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범용성이 극대화 되어있는 반면, Native에 비해 퍼포먼스는 떨어진다. 현재의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수준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향후 앱 수준이 크게 향상된다고 볼 때, 안드로이드 진영보다 불리하다. 표준화가 미비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브라우저 퍼포먼스가 얼마나 올라올 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HTML5의 키플레이어는 삼성과 LG를 들 수 있다. 초기 스마트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 스마트TV와 LG 스마트TV는 웹 기반의 자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PC/모바일 시장에서 장악하지 못했던 플랫폼 점유율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시작하였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점차 HTML5 표준에 맞춰가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초 김현석 부사장이 타이젠에 대한 적용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타이젠은 HTML5 호환성 테스트에서 1위를 할만큼 친 HTML5化 되어있으니, 향후 삼성 스마트TV가 점차 HTML5 기반으로 향해 갈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까닭이다.

올해 6월에 선보인 티브로드 ‘스마트플러스’와 7월에 선보인 ‘올레TV’도 주목할만하다. 국내 케이블 방송업계에서는 티브로드를 필두로 본격적인 HTML5 기반 스마트 셋탑박스 사업을 시작했다.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국내 100여 개 케이블 업체가 HTML5기반 공통 앱스토어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선보인 티브로드의 스마트플러스는 28종의 앱을 제공 중이며, 타 기기나 블루투스 입력장치의 사용도 가능하다. IPTV 업체들도 스마트 셋탑박스 사업에 적극적이다. 현재 HTML5와 안드로이드 중 저울질에 한창이며, KT가 먼저 HTML5 플랫폼의 서비스를 론칭했다. 올레TV는 방송, 웹 모두 HTML5 플랫폼으로 구현했으며, 오픈 행사에서 ‘플랫폼 종속성을 깨뜨리고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드로이드 진영과 키 플레이어들

국내 IPTV 및 케이블 업체들은 스마트 셋톱박스 사업을 시작하며 안드로이드 OS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 많은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 생태계를 통해 이미 사용자들에게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체 생태계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한다는 개념보다 기 구축된 생태계를 활용해 가입자 유치 등 부가적 수익 방안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TV 플랫폼으로서의 안드로이드는 장점과 단점 모두가 ‘콘텐츠’다. 장점은 기존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에 70만개가 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 보유 하고 있다는 점. 현재 계속 선순환 중인 모바일 플랫폼을 감안하였을 때 이 수는 앞으로 점차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개발자 의지만으로 간단하게 TV향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지점도 있다. 스마트TV와 스마트폰은 완전히 다른 매체다. 모바일처럼 위치 기반, 증강현실 등 휴대, 이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적용이 힘들며, 조작방식이 완전 다르기 때문에 모든 콘텐츠가 TV로 컨버팅 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실제로 현재 TV용으로 컨버팅 된 애플리케이션의 수는 2천 여개로, 기존 모바일 마켓에서 유통되는 애플리케이션의 개수를 감안하면 그리 많지 않다. 애플리케이션 중 다수가 TV의 UI나 UX와 맞지 않아, 실제 유저의 이용이 많지 않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현재 안드로이드 진영의 열기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2012년 5월에는 C&M가 케이블 진영 최초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시작했으며(C&M은 케이블 진영의 동향에 따라서 향후 HTML5 진영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10월 u+에서 출시된 tv G도 서비스 중이다. 여기에 LG가 2012년 CES에서 발표한 일체형 구글TV의 국내 출시를 선언하면서 스마트TV 업계는 또 한번 전환 국면을 맞이 하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LG전자에서 ‘47인치에서 55인치 사이 크기의 구글TV 기반 스마트T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모델은 안드로이드 젤리빈(Jelly Bean) OS를 탑재한 일체형 구글 TV다.

 

플랫폼 통합은 시작에 불과하다.

플랫폼은 앞서 살펴본 웹(HTML5)과 안드로이드 2가지 축으로 정리, 발전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각 플랫폼의 현재 단점들을 극복해낸다면 양쪽 다 시장이 원하는 정도의 베이스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플랫폼 통합은 생태계 형성을 위한 초석에 불과하며, 여기부터 극복해야 할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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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여러 가지 스마트TV에 넣을 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첫번째 난제는 UX, 즉 User Experience다. 모바일은 무엇으로 개발하든 비슷한 크기의 화면에 동일한 입력 방식도 동일해 개발언어만 바꿔주면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TV는 입력장치가 모션, 휠, 터치 등 각자 다른 방식들로 진화하고 있어 같은 화면설계로는 모든 입력장치를 소화하기 힘들다. 결국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시키기 위해서는 개발 뿐만 아니라 프로세스 전반의 변경이 필요하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입력장치에 대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최적화를 위해서는 기기의 특성에 맞는 Device API를 적용해야 한다. 삼성 스마트TV 음성인식 기능, 카메라를 통한 모션 기능들을 사용하기 위한 API들, LG 스마트TV의 모션과 음성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API 등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모든 타깃 디바이스의 API를 학습하여 적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물론 아예 처음부터 신규 개발보다는 훨씬 작은 작업이겠지만, 모바일에서 태블릿용 애플리션을 컨버팅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수준이다. 경험해 본 입장에서 결코 낮은 장벽이 아니라 단언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외에도 다른 난관이 있다. 스펙과 해상도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TV는 지난 4년 동안 별도의 표준규격 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다. 그 결과 제조사, 연식, 모델에 따라 성능과 해상도가 제각각인 상태다. 특정 디바이스에 종속되지 않은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제한적인 모델의 서비스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쪽에서는 각 하드웨어 사양에 따라 중복작업을 하여야 하며, 사용자는 서비스를 특정 디바이스에 한해 제한적으로 경험할 수 밖에 없다.

플랫폼 통합은 생태계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3년 동안 플랫폼은 순환되지 않았고, 각 플랫폼 사가 자금을 수혈하며 노력하지 않았다면 생존이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히도 HTML5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통합되는 것이 전세계적 흐름이라 빠르게 단점이 보완되고 체계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순한 플랫폼 통합만으로 생태계를 형성하기는 어렵다. TV 시장은 현재, 업체마다 다른 입력장치를 채택하였으며 각자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즉, ‘TV를 본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활용한다고 했을 때는 다른 디바이스로 보아도 무방하다.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할 때에는 크게 발생하지 않았던 이런 문제에 대해서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 각자의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을 어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큰 숙제로 보인다.

 

더 상세한 내용은 핸드스튜디오가 매달 발간하는 ‘Monthly Hands’ (아래 슬라이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Monthlyhands SMART TV Report ver 6.0 ‘Web vs 안드로이드, 누가 스마트TV를 움켜쥐는가?’ from HANDSTUDIO

글 :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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