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기관리,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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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경제민주화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기업들과 달리 경제민주화 이슈가 자신들에게는 유리한 것이라 생각 하는 중소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좀더 좁혀 불공정 하도급 이슈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생각은 어떨까? 오너의 전횡 같이 주로 논란이 되는 경영진의 권한남용(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스스로 자유롭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기업은 인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거쳐 진화한다. 기업이 태어나 성장 하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의 성공이 반복되면 그 후 사회적 개념이 형성되며 진화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우리 기업들은 ‘품질 좋은 제품만 만들면 팔린다’ 생각 했었다. 일단 기술과 개발에 온 힘을 쏟아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면 시장이 스스로 알아 자신들의 ‘작품’을 소비해 줄 것이라 믿었다.

80년대 당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했을 때다. 당시 생소한 ‘마케팅(marketing)’ 개념에 적절한 명칭을 찾지 못해 지금의 마케팅부를 그냥 ‘업무부’라 명명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그 만큼 우리 기업의 진화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90년대부터 시작된 대기업 총수들의 연이은 검찰 행을 기억해 보자. 당시 대기업들은 회장님의 위기를 전사적 위기로 받아들였다. 배임, 횡령, 비자금, 탈세, 분식회계로 이어지는 여러 이슈들에 낯설어 했고, 당시 상황 극복을 위해 여러 시도들로 위기관리를 했었다. 그 결과, 당시 홍역을 알았던 대기업들의 경우 현재는 많은 위기관리 경험을 갖추게 되었다.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들은 일단 진화한 셈이다.

대기업들은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했다. 사려 깊지 못해 발생됐던 여러 법적 문제들을 사전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된 것이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도 받아들였다. 예전에 적대감을 가졌었던 NGO들과도 사이 좋게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아주 사소한 사회적 불평등에도 조심스러운 느낌을 가지게 될 정도로 진화했다.

반면 2013년 현재 중소기업들은 어떤 진화 수준에 있을까? 중소기업들은 우선 기업 위기관리의 경험들이 대부분 일천하다. 사회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기간이 대기업들보다 훨씬 짧고, 지난 위기들로부터 반면교사를 얻기에는 그 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내부에는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사전 위기 예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환경, 사회적 이해관계자 관리 역량에 있어서도 대부분 취약성을 나타낸다. 대략 90년대 이전 대기업 수준의 진화 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더욱 빠른 환경변화 속에서 중소기업들은 사회적, 법적, 윤리적 책임을 강력하게 요구 받을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성장 속력이 중소기업들을 이전과 다르게 압박할 것이다. 기존 언론들은 물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중소기업에 대한 견제는 나날이 거세질 것이다.

앞으로 최소 십 년간은 대기업들이 이미 지난 20~30여년간 경험했던 기업위기가 중소기업들을 휩쓸 것이다. 중소기업 스스로 지금부터라도 빨리 진화하는 수 밖에 없다. 대기업들로부터 기업 위기관리에 대해 빨리 배워야 한다. 사회성을 키워 올바로 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곧 기업 위기관리와 생존을 위한 사회적 주문이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goo.gl/iyau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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