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인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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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유지와 성장에 있어 채용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물며, 소수의 인원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고도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채용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물론 고용인 뿐 아니라, 공동창업자를 구하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이다. 잘못 구인된 직원은 스타트업의 문화와 고도의 집중력을 잃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시킬 수도 있다.

좋은 인재를 구할 때 제일 먼저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좋은 인재를 규정하는 것 자체일 것이다.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는 그 기업이 지닌 철학이기도 하며, 내부의 구성원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이것을 규정하지 못하면 그 때 그 때 필요한 업무를 할 사람을 구하는데 급급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장한 스타트업이라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대개 좋은 인재를 고를 때 살피는 것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을 것이나, 스타트업에서 유독 더 중시되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짚고 넘어가 본다.

1. 즉각적 직무 수행 능력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직무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특히 전문적 역량이 필요한 프로그래밍, 디자인등의 분야는 반드시 포트폴리오나 테스트를 통해 능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직무능력 평가에서 스타트업이 일반적인 기업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즉각적 업무 수행이 가능한지이다. 큰 기업들은 많게는 몇년도 직원의 성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과 용의가 있을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그렇지 못하다. 설령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더라도, 짧은 시간내에 직무를 수행할만 하지 않다면 채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이런 류의 채용이 스타트업에서 많이 이뤄지는 이유는, 학생위주의 구인을 하기 때문이다. 졸업한 고학력의 구직자의 요구(연봉)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휴학중이거나 재학중인 학생들을 주로 꼬드기게 되는데, 이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람까지 데려오지는 않는 편이 좋다. 가르치는 것도 일이거니와,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들며, 회사에 오래 남지도 않는다.

2. 자기 주도적 성향

여기서 말하는 자기 주도적 성향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할 일을 찾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이 부실하고, 시스템 이상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스타트업 근무자의 중요한 미덕이다. 피동적인 성격은, 아무리 업무능력이 좋아도, 자신을 ‘관리’하는 상급자의 리소스를 다수 뺏는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 주도적 업무 수행은, 팀워크가 훌륭한 축구 선수들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각자의 역할을 이해한 상태에서, 모든 선수는 모두 축구장 전체의 상황을 바라보고, 자신이 필요할 위치로 찾아가 뛰어가 경기에 임한다. 감독의 지시를 멀뚱하게 기다리는 선수는 그런 팀에 자리해선 안된다.

단, 이 주도적 성격에 대해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주도적 성격이란 것이 나서길 좋아하거나, 일을 많이 벌리는 것과는 다소 다른 성질이라는 점이다. 역시 축구에 비유해보자.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는 것을 지켜보다 보면, 공격수만을 희망하며 골대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며 패스만을 외치는 골목대장 류의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욕심이 강한 것이지, 자기 주도적 성향인 것이 아니다. 남을 내 뜻대로 움직이고자 하는 욕심이나, 명예욕등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자기주도적 성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어쨌건 자기 주도적 성향과는 별개로 평가 해야 한다.

3. 여유

이 글을 쓴 계기가 된,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특성중 가장 독특한 항목이기도 하다. 여유를 지닌 사람이 스타트업에 어울린다. 이 때의 여유는 정신적 여유와 물질적 여유 모두를 뜻한다.

우선 정신적 여유는, 작은 실패를 거듭하고, 일희일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의 실행과정을 견인할 수 있는 긍정성의 재료가 된다. 작은 인원이 일하는 스타트업에서는 개개인의 심리 상태가 전체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마음의 여유를 지닌 구성원의 존재 의의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정신적 여유가 없는 구성원은, 조직 전체에 초조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형성시킬 수 있다.

물질적 여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우선 물질적 여유가 없는 구성원은, 적은 급여등의 스타트업 환경에 더 견디기 힘들다. 비전을 보고 그것을 감수한 경우더라도, 더 초조해지기 십상이다. 결국 물질적 여유가 없음은 높은 정신적 여유 없음으로도 이어진다. 이런 경우 본인은 물론, 주변인들까지 해당 인원의 고용 유지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무능한 사람이면 자르면 그만이겠지만, 유능한 사람일 때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위의 3가지를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꼭 좋은 인재가 아닌건 아니란 점이다. 오히려 위의 3가지는 좋은 인재조차도 역량 발휘를 못하게 할 수 있는 요인들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기업이 성장하고, 시스템이 점차 갖추어질 수록 이런 특성이 지닌 위험성은 줄어들 것이다. 결국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결국 기업 자신의 상태에 달렸다는 반증인 셈이기도 하다.

글 : 이충엽
출처 : http://goo.gl/Gd4h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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