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terview] 페녹스 아니스 대표가 말하는 “현명한 돈과 멍청한 돈의 차이”

people_w2아니스 우자만(Anis Uzzaman)은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위치한 ‘페녹스 벤처캐피탈(Fenox Venture Capital)’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이다.
그는 IBM, Cadence Design Systems을 포함한 여러 유수 기업에서의 전략 컨설팅과 인수합병 경험을 토대로 페녹스가 투자하고 있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단계 기업들에게 투자유치 및 운용, 엑싯 전략 방면에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학사 및 박사학위(컴퓨터 공학)를 수료하고 일본어로 책을 내기도 한 흥미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이제까지 30개 이상의 기술 논문을 집필한 바 있다.

 페녹스에 대한 소개를 먼저 부탁한다.

페녹스는 2011년 5월에 설립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벤처캐피탈이다. 현재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여러 초기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미국 이외에 일본이나,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아시아 기업들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IT기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분야로는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 게임, 하드웨어, 광고 등이 있다.

페녹스의 투자자들은 주로 미국과 아시아에 분포해 있으며 지난 2년간 전세계에 걸친 23개 기업에 1000만 달러 정도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 중 Rap Genius, Sidecar, ShareThis와 같은 곳들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유망한 기업들이다.

또한 동남아시아의 유명 기업인 Tech in Asia와 역시 일본에서 유명한 기업인 Dream Link Entertainment, 그리고 IACC에도 투자를 하고 있으며, 마지막 두 기업의 경우 내년에 IPO에 들어갈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페녹스가 기업들에게 투자하는 투자금액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기업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5만달러에서 250만 달러 정도가 일반적인 페녹스의 투자 금액 범위이다. 만약 시리즈A 단계의 기업에 투자할 경우 100만달러 정도를, 규모가 작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당연히 좀 더 작은 금액을 투자한다.

페녹스의 특징 중 하나는 한번 투자한 기업에 여러번 투자를 한다는 점인데, 웨어러블 모바일 헬스 엑세서리를 만드는 lark의 경우 세 번 연속으로 투자를 진행하였다. 이미 해당 기업에 대한 평가가 끝나고 신뢰를 쌓은 상태이기 때문이고, 우리의 지분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는 단지 투자만 하는 벤처캐피탈이라기보다는 좀 더 초기 단계 기업을 여러 방면에서 돕고자 한다. 엑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와는 다른 개념이고, 우리는 이를 핸즈온 벤처캐피탈(hands-on venture capital)이라고 부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사람(People) + 조언(Advice) = 현명한 돈(Smart Money),
돈(Money) + 조언 없음(No Advice) = 멍청한 돈(Dumb Money)”

현명한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은 단지 돈만을 바라는게 아니라 항상 스마트 머니를 바라고, 또 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페녹스가 여타의 벤처캐피탈들과 비교해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나 특징으로는 무엇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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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투자 방면에서 보자면 우리는 앞에서 말한 ‘스마트 머니’의 힘과 영향력을 믿는다. 우리가 한 회사에 투자를 결정하고 진행할 때 우리는 실제로 그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조언이나 컨설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쉽을 맺거나 엑싯을 할 수 있는 잠재적인 바이어들과 연계해주는 식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투자한 기업들이 다음 단계의 투자를 필요로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팔로잉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합류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두번째, 페녹스의 평균 연령은 상당히 젊다. 페녹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젊고 유능한 우리 팀원들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다. 앞으로 ICT분야는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이끌어 나갈 것이고, 이런 사람들이 다음 트렌드와 유망한 아이템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미 세상에 발견되었고 이미 크게 성장했다. 페녹스는 다음 세대들이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통해 다음 구글과 페이스북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회사 차원에서 전분야에 걸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세번째,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와 동시에 대기업으로부터의 자금조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고객들이 우리의 모든 투자 진행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대기업들은 따로 리서치에 자원을 투입할 필요없이 IT업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파악할 수 있다. 대기업들이 정상의 위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한 스타트업들과의 제휴 또는 인수가 필수적이고, 페녹스는 우리의 모든 투자자들에게 우리가 수집하고 분석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 투자를 진행할 때 페녹스에서는 어떤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가?

각 기업이 위치한 단계별로 고려하는 요소가 다르다. 초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팀이다. 왜냐면 그들이 가진 아이템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고, 바뀐 아이템이 어떤 것이든 관계없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인지,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리즈A 단계 이상부터는 수익과 실사용자수를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 둘 모두에서 의미있는 수치를 보여줄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이 중 하나라도 의미있는 수치를 보여줄 경우 페녹스는 그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기 시작한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기업에 투자를 진행할 때는 조금 기준이 달라지는데, 시리즈A 단계 이상이고 이미 자국에서 충분히 성장하였으며,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회사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 페녹스의 한국 진출건으로 직접 한국에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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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이미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서비스 개발에 비해 마케팅, 특히 해외를 타겟으로 한 마케팅에 좀 더 자원을 투입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카카오톡의 경우 한국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른바 국민앱이지만 아직 해외 시장에서는 성과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외에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글로벌 진출의 팁들로는

1. 현지 마케팅이 가능하고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현지인을 고용하라.
2.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멘토를 만나라.
3.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에 타겟으로 삼고 있는 국가의 사람들에게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라.
4.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융통성을 가져라. 많은 멋진 아이디어들은 여러번의 변화를 거쳐 만들어졌다. 초기에 인스타그램은 포스퀘어와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였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은 단지 부가적인 기능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사진을 찍고 이를 공유하는데 열광하기 시작하면서 인스타그램은 전체 컨셉을 모두 바꾸었고, 1년 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1조 달러라는 거금에 인수되었다.

“한국은 매우 가능성있는 시장이고, 현재 페녹스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경험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 성장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의 건투를 빈다.”

도유진 youjindo@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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