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깐깐한 소비자들의 화장품 고르는 방법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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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해석하다’ 어플의 이 웅 대표

“저희 고객들을 짧게 표현하자면 학구적, 적극적, 꼼꼼하다, 목적이 분명하다 이 정도가 될 것 같아요.” 화해 이웅 대표는 자신의 앱, 화해의 이용자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언뜻 봐서는 화해가 화장품 앱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친근하고 매력적인 것이 대세인 화장품 앱 시장에서 왜 유독 화해에는 이런 특성의 고객이 많은 것일까?

화해는 화장품의 성분정보를 한군데 모아서 통합을 시키고 유형화 시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화해는 ‘화장품은 숲이 아니라 나무를 봐야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화장품 제조사들의 고도의 마케팅전략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화장품 성분이 간과되는 소비 성향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화해는 소비자들에게 화장품 선택의 기준이 제조사들이 만들어낸 겉포장과 같은 상품이미지가 아닌, 화장품의 실체인 성분정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장품 성분을 가리키는 이 웅 대표
화장품 성분을 가리키는 이 웅 대표

 

던지고 보니 만들어진 서비스

화해는 ‘상 남자’ 세 명이 만든 화장품 어플이다. 이 웅 대표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던지고 본거죠.”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이런 남자 세 명에서 화장품 어플을 만들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저희는 남자 셋이서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생각해낸 것이 남성만을 타겟팅한 화장품 사업이었지요. 그냥 던지고 봤어요. 그런데 나름 꼼꼼하고 따지길 좋아하는 성격의 남자 3명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화장품의 성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화해의 운영진들은 화장품에서 사실 중요한 것은 성분 그 자체라는 것에 주목했다. 또 광고나 패키징을 걷어낸 화장품의 성분에 집중하자는 사람들의 욕구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화해는 남녀노소를 떠나 피부와 화장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 화해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엄격한 서비스

화해가 하는 일은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따지고 보면 단순히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화해 이웅 대표에 의하면 화해는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와 기업간의 링크가 되어주는 서비스이다. 고객들은 화해를 통해 기업의 제품을 평가 하고 구입하는 계기를 갖기 때문이다. 화해가 제공하는 성분 정보 때문에 어떤 기업들의 화장품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심지어 몇몇의 회사들은 광고 제휴를 문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화해에서 제공하는 정보로 인해 악영향을 받는 제품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회사들은 저희가 제공하는 정보와 기준에 대해서 문의하고 항의를 하기도 했어요.” 화해가 이러한 외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화해가 추구하는 명확한 기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해는 미국의 시민단체인 EWG의 화장품 데이터 베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한 알레르기, 기능성 성분, 대한 피부과 의사회가 발표한 성분들 또 각종 검증된 책들을 철저한 정보 등록 원칙하에 분석 제공하고 있다. 업체들에게 광고 러브콜이 왔을 때 화해는 이를 과감하게 거절했다. 그 이유는 명석하다. 화해의 고객들은 믿을 만한 정보를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앱을 만들 때 과연 내가 쓰고 싶은 앱인가? 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화해의 콘텐츠를 찾아서 온 고객들이라면 당연히 광고가 넘쳐나는 앱을 원하지 않을 것이에요. 어떻게 보면 중립성은 저희 회사의 생명과도 같은 문제에요.” 중립성은 화해의 성장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화해의 컨텐츠는 중립성을 기반으로 한 신뢰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화해의 고객들은 날카롭다. 일례로 화해에 등록된 N사 제품의 성분정보가 실제 제품에 표기 된 성분과 다르자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그렇게 된 사연은 이렇다. N사의 한국 사이트에 전성분이 표기가 되어있지 않아 화해의 직원이 영문 사이트에서 전성분을 가져와 등록했다. 하지만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나라마다 전성분이 달랐던 것이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고객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만큼 화해의 고객들의 꼼꼼하고 정확성을 요구한다. 화해가 공공데이터를 이용한 신뢰도 있는 컨텐츠로 주목 받기 시작한 만큼 얼마나 정확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가가 그들에게는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화장품을 고르는 새로운 재미 – 유용성 그리고 화해

이웅 대표는 당당하게 화해의 목표를 밝혔다. “사람들이 배달을 시키기 전에 배달의 민족을 떠올리는 것처럼 저희는 화장품을 사기전에 떠오르는 어플이 되고 싶어요. 화장품 구매 전 단계의 가장 떠오르는 과정이 되는 것이죠.” 또 이 대표는 성분정보 분석이라는 자신들의 컨텐츠와 컨셉이 어려운 점도 있다며 토로했다. “사실, 유용성은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는 가져가기 어려운 기조라고 느꼈어요. 하지만 유용성은 곧 재미에요.” 다시 말해, 화해는 화장품을 고르는 기준으로써 유용성이라는 것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또 그 기준이 화장품을 고르는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화해만의 컨텐츠로써 보여주고 있다.

'화해' 어플리케이션 스크린샷
‘화해’ 어플리케이션 스크린샷

달라지는 화해

화해는 이번 4월 중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사용자 리뷰기능의 추가이다. 이 대표는 추가될 리뷰 기능이 다른 화장품 어플과는 차별화된 점을 강조했다. “저희가 고려한 점은 두 가지에요. 하나는 모바일에 최적화 되어 있을 것, 둘째는 균형있는 리뷰 공간이에요.” 리뷰가 자칫 주관적일 수는 있으니 최대한 광고 요소를 배제하고 중립성과 객관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그들의 소신이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전문가를 섭외해 전문성 있는 자체 컨텐츠를 제작하겠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사실 그 동안 많은 고객들이 개인적인 피부 고민에 대해 상담하는 글을 올려왔어요.” 고객들의 문의를 하나하나 모으다 보니 그것이 화해 매거진이라는 컨텐츠가 되어버린 것처럼, 이 참에 전문가를 섭외해 피부에 대한 전문성 높은 자체 컨텐츠를 생산한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이와 같이 화해는 고객의 욕구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그리고 ‘던지고 보는’ 회사이다. 화해가 앞으로 또 어떤 일을 벌여나갈지 기대해보자.

글 : 벤처마이너(오유근, 박상준, 이현경, 최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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