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론은 존재할까?

Source: https://www.flickr.com/photos/12278984@N02/725434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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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 기업체에 아이디어를 자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한 임원께서 아이디어를 어떻게 만드느냐고 질문하셨습니다. 직관적인 거냐, 방법론이 있는 것이냐는 물음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방법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방법론을 교육도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입니다. 아마도 그분의 기대와는 달랐을 것입니다. 전문가라면 체계적인 방법론에 의하여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이디어 만들기의 실제는 이렇습니다.

1. 어떤 이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론은 다른 말로 하자면 패턴입니다. ‘대량생산으로 더 싸게 만든다’는 것은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론일 것입니다. 지금 비싸게 팔리고 있는 시장에서 더 싸게 공급할 방법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이론을 활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자주 얘기하는 매스니치도 하나의 패턴이고 이론입니다.

2. 한 시장의 사례를 다른 사례에 적용하는 것도 이론과 마찬가지로 패턴의 역할을 합니다.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모델을 보고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분야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1번의 이론과 2번의 다른 산업의 사례는 어느 것이 먼저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담 스미스가 분업의 이론을 얘기했지만, 그는 핀공장의 분업을 관찰하고 그것의 효과를 설명한 것입니다. 반대로 화상통화같이 이론은 많이 얘기되었지만 실제 구현이 나중에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혁신가가 할 일은 이론이건 사례건, 그걸 실제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3. 창의성은 패턴의 상세함을 필요로 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상위수준의 개념으로도 아이디어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아주 비슷한 사례를 알아야 응용할 수 있습니다. 능력의 문제만이 아니라 태도 또는 관점의 문제도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부정적인 사람은 아이디어도 잘 안 떠오릅니다. 어쩌면 선천적인 능력보다 이러한 태도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수학의 공식을 가르칩니다. 그건 바로 응용을 하기 위한 패턴, 이론입니다. 그런데 어떤 문제에서는 공식이 그대로 쓰일 수가 없습니다. 여러가지 공식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공식 이전의 더 기본적인 이론을 적용해야 합니다. 분명히 배우긴 배웠습니다. 2차 방정식의 여러가지 공식을 배우기 전에, 2차방정식의 기본 원리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더 상위 수준의 일반화된 이론을 이용하여 구체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것은 그 문제와 유사한 공식을 보고 푸는 것보다 더 힘이 듭니다.

사업적 아이디어도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포드의 대량생산은 시카고의 도축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자동차 산업 Best Practice’만을 연구하였다면 그렇게 엉뚱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누구나 응용할 수 있는 패턴보다 더 상위 수준의 패턴으로 응용을 할 수 있다면 남들보다 앞어서 혁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이론, 방법론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이론을 몰라도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면 방법론에 의존할 이유는 없습니다. 직관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운이 좋은 것입니다. 방법론을 활용하여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그것은 차선이라고 하겠습니다.

5. 하지만, 여러가지 패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직관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도 많아집니다. 공식의 응용에 익숙해진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방판 사업모델로 성공한 사람은 방판 아이디어로만 계속 사업을 하고, 전자상거래를 해 본 사람은 전자상거래에서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경험에 기초한 익숙한 패턴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좀 더 폭넓게 아이디어를 만들고 싶다면 여러가지 패턴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6. 아이디어는 물론 시작에 불과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디어의 힘을 평가절하합니다. 실행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행도 가장 어려운 것은 많은 문제에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수많은 이슈들을 헤쳐나갈 많은 크고 작은 아이디어들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혁신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핵심적 원천임은 분명합니다.

7. 이노베이션 교육을 할 때에 단순한 사례나 거대담론보다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 패턴의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그런 패턴적 지식, 그리고 이를 학습하는 방법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글: 장효곤
출처: http://goo.gl/VGKH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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