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19)] 레몬컨설팅 임준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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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컨설팅은 온라인영어교육사이트 클립잉글리쉬를 서비스하는 업체다. 이름을 보면 컨설팅회사 같은데 왠 영어교육서비스?? 여기엔 몇 가지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을 알기 위해선 임준우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레몬컨설팅 사무실에서 임준우 대표를 만났다.

다음에서의 성공과 중국에서의 고난

임준우 대표는 만나기 전 상상했던 모습과 완전 딴판이었다. 처음에 예상했던 인상은 이분의 경력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다음에 재직하던 시절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임원(CPO)이 됐고 커리어다음 대표, 다음 중국법인 대표 등을 역임했던 그의 경력을 보고 젊은 나이에 많은 성취를 이뤄낸 전형적인 기업가의 모습으로 미뤄 짐작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마치 처음으로 출발선에 선 사람 같았다. 하고 싶은 것과 아이디어로 가득차 있었다. 과거 자신의 다양한 경험보다는 앞으로 할 일들, 자신이 바라고 있는 것 등에 대한 열망이 훨씬 강했다. 그 역시 나이에 관계없이 젊은 벤처인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자신이 살아온 역사도 벤처인의 역사였다. 1997년 20대 후반의 나이에 그는 외국인 민박(홈스테이)으로 첫 창업을 했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중 일반 가정에서 숙박을 하면서 문화를 알고 싶어하는 이들과 일반 가정 또는 민박집을 연결해주는 일을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창업을 하자마자 외환위기가 터지고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기면서 99년에 이 일을 접고 다음에 입사를 했습니다.”

다음에 예순번째 직원으로 입사한 임 대표는 불과 3년여 뒤에 임원(CPO)이 됐다. 다음에서 당시 최연소 임원이었다. 2년뒤에는 커리어다음을 창업하고 대표이사가 됐으며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법인 대표가 됐다. 다음의 중국법인이었지만 국내에서 창업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 한다. 임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다섯배쯤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2008년 다음 중국 법인에서 물러난 그는 뜻밖에 다섯번째 창업으로 식당을 택했다. 왜?? 그냥 해보고 싶었단다. 1년 반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중국어도 늘었지만 과거 번듯한 회사의 중국 법인 대표 시절에는 할 수 없었던 온갖 경험을 했다. “1년이 15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다.”

에피소드 하나. 임 대표는 중국인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 친구가 몸이 아파서 나오질 못했다. 임 대표는 직원이 아프다기에 집으로 한번 찾아가봤다. 그랬다가 충격을 받았다. 그 직원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빈 공간에 판자대기로 지붕을 삼고 문도 제대로 달려 있지 않은, 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에서 10여명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지내고 있던 셈이다. 중국의 현실을 처절하게 느끼는 한편 자신이 중국법인 대표로 지내왔던 시절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 임 대표는 중국에서 식당을 하면서 어찌보면 다양한 이전 회사의 대표 시절 느끼지 못했던 가난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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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우 대표가 클립잉글리쉬 사이트를 보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레몬컨설팅으로 여섯번째 창업 도전

그리고 그 가난한 마음으로 그는 한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여섯번째 설립한 회사가 레몬컨설팅이다. 왜 하필이면 이름이 레몬컨설팅이냐. 이 회사가 지금 주력하고 있는 업태와 이름을 연결시키기가 선뜻 쉽지 않아 누구든 물어볼 법한 질문이다.“제가 겪은 여러번의 창업 경험,그리고 거기서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에서 나온 교훈들을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을 발굴하고 초기 단계에 컨설팅하는 일을 하려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레몬컨설팅이라는 회사를 2008년 다음을 그만둘 무렵에 차렸다. 그때 같이 한 사람들이 지금도 레몬컨설팅의 사외 이사로 있는 류한석, 김지현, 김형철, 김중일 대표 등이다.

처음 의도한 것은 컨설팅이었다. 이름에 딱 맞는 일을 하려고 했던 셈이다. 그런데 막상 컨설팅을 할 회사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당시엔 아직 지금처럼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여간 그래서 임 대표는 자신이 직접 스타트업을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2009년 한국에 들어왔을 때 밸류스페이스에서 일하던 이무영 이사를 불렀다. 이무영 이사와는 커리어다음 대표시절 교육팀장으로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이름과 달리 컨설팅이 아닌 비즈니스를 직접 하는 레몬컨설팅의 2기가 시작됐다.

비운의 서비스 펀펀지닷컴

기운차게 시작한 레몬컨설팅의 첫 서비스 작품은 펀펀지닷컴. 글을 많이 써야할 것만 같은 블로그의 무거움을 보완하면서도 한줄 블로그보다는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블로그 형태의 서비스였다. 텀블러와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첫 시도였던 이 서비스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하고 싶은 것과 구현하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시간과 리소스가 부족하다보니 충분히 구현하지 못했고 시행착오도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임 대표는 크게 낙심하진 않았다. 그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아직 4-5개는 더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공을 들여온 서비스 오픈에 박차를 가했으며 그것이 바로 클럽잉글리쉬다.

클립잉글리쉬

이야기를 풀어가다보니 막상 해야할 이야기가 좀 늦게 나왔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실 임 대표도, 레몬컨설팅도 아닌 클립잉글리쉬다. 주인공은 원래 좀 늦게 등장하는 법이라고 치자.

클립잉글리쉬는 쉽게 말하면 영어교육사이트다. 앗, 너무 평범한게 아닌가 생각할 지 모르겠다.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콘텐츠로 따지고 보면 소셜 에듀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유튜브에서 얻는게 클립잉글리쉬의 특징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동영상 중 영어 교육을 할 만한 콘텐츠를 골라 거기서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을 뽑아낸다. 영어 강의를 하고 있는 캐나다 원어민 직원이 자막과 퀴즈, 화상 대화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콘텐츠를 재가공한다. 월 이용료는 1만1000원. 확실하게 수익 모델을 갖고 시작하는 사업이다.

반응은 어떨까?? 이 서비스는 이달초 오픈했다. 지금까지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거창하게 마케팅을 할 수가 없어서 오픈하면서 트위터를 통해서 신청자를 대상으로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1000명이 넘는 신청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클립잉글리쉬가 지향하는 영어 공부 시스템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클립잉글리쉬는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 뿐 아니라 뉴스, 사용자들이 편집한 동영상 등 2-3분 내외의 영어 콘텐츠를 갖고 자기가 직접 스케줄을 짜면서 공부하는 시스템이다. 임 대표는 “시험 위주의 영어공부나 현실과 괴리된 영어 학습에 진력이나 학원을 가기 꺼려하는 이들, 시간이 없어서 짬짬이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영어공부의 일상화라고 할 수 있겠죠.”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분야의 동영상을 마련해 놓고 있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동영상을 보면서 업무 지식도 얻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 현재 400개의 동영상이 서비스되고 있고 이 숫자는 곧 600개로 늘어난다.

클립잉글리쉬 외에도 그는 트위터로 로그인해서 물건을 직거래할 수 있는 장터닷컴이라는 사이트도 오픈했다. 다음에서의 경험을 살려 카페 이후 명맥이 끊긴 국내 커뮤니티의 부활을 노리는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창업 할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들이다. 아직 할 일이 많다.

* 출처: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http://limwonki.com/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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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임원기

한국경제 IT부 기자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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