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모델에는 전략이 없다

비지니스모델이 좋은면 기업은 성공하는가?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 비지니스모델이 많이 사용된다. 비지니스모델은 기업이 어떻게 가치를 만들고 전달하고 수익화하는가에 대한 근거를 설명한다. 고객의 가치에서 출발하여 수익을 높이기 위하여 채널과 관계, 파트너, 자원, 활동, 비용 구조를 설정한다. 그런데 혁신적 비지니스 모델의 사례로 손꼽히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델(Dell) 컴퓨터는 기존의 공급-제조-도/소매유통으로 이루어졌던 PC 시장을 인터넷을 통한 다이렉트 세일즈를 통하여 재고부담은 줄이면서 개별 맞춤형 PC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큰 성공을 이룬 기업이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PC 수요가 둔화되고 비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델의 실적은 초라해지고 있다. 오히려 델의 OEM 제조를 담당했던 대만의 ASUS가 보드에서 컴퓨터 디자인, 공급체인관리 능력을 차곡차곡 갖추면서 델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닌텐도(Nintendo)는 게임단말기는 싸게 공급하고 게임용팩으로 수익을 충당한다. 고객과 게임개발사의 멀티사이드 관계를 통하여 플랫폼 비지니스의 성공적인 모델로 손꼽히던 기업이다. 특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처럼 게임 매니아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과 위(Wii)와 같은 모션인식 디바이스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혁신적 기술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 출시이후 모바일 게임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닌텐도의 매출은 기존의 1/3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적자에 빠져들었다.

 

기업은 왜 비지니스 전략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가? 

비지니스모델은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비지니스모델은 자신이 속한 산업환경과 경쟁관계, 외부변화, 운영체계와 같은 전략적 요인들을 다루지 않는다. 가치제안(value-proposition)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분이고 모호하다. 비지니스모델의 목표가 가치와 수익창출이라면 비지니스 전략의 목표는 승리와 경쟁우위 획득이다.

앞에서 사례를 든 델이나 닌텐도는 성공적인 비지니스모델을 갖추고 있었지만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의 비지니스가 경쟁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인지?, 실행은 잘되고 있는지?를 비지니스모델은 제시하지 않는다.

기업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비지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다. 즉, 가고자하는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위하여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이다. 목표와 방향 수립, 산업과 시장분석, 경쟁력 분석과 같은 전략이 비지니스모델에 앞서 고려되어야 한다.

자료 :  From strategy to business modelsand onto tactics (2009)
자료 : From strategy to business modelsand onto tactics (2009)

 

창업센터에서 예비창업자들에게 비지니스모델을 강의하고 멘토링을 하다보면, 비지니스모델부터 생각하고 이것만 잘 만들고 이를 토대로 창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방향도 목표도 경쟁력도 고려하지 않고, 기막힌 아이템으로 비지니스모델을 잘 그리면 나머지는 해결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비지니스모델은 아직 검증되지 못한 그림이고 논리적 개념일뿐이다.  그려놓은 비지니스모델에는 수많은 가정들을 놓여있다. 이를 어떻게 하면 빨리 그리고 비용을 줄여 검증할 것인가가 비지니스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애플이 가야할 방향과 목표가 명확하던 스티트잡스는 한때 자신의 세웠던 애플컴퓨터에서 쫓겨난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꿈을 넥스트에서 추구하였다. 무너져가던 애플은 1997년에 다시 스티브잡스를 영입하였고, 당시 마이클 델은 한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당신이라면 애플을 어떻게 회생시키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나라면 회사를 문닫고 남은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습니다.” “I’d shut it down and give the money back to the shareholders.”.

그 당시 성공적인 비지니스모델을 갖고 있던 델컴퓨터에게 애플은 존재가치 없던 기업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누가 더 비지니스를 성공시켰는가는 설명이 필요없다. 스티브잡스는 애플이 가야할 방향과 목표, 그리고 무엇에 집중해야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비지니스전략은 복합적이고 역동적이며 상대적이다. 따라서 지금의 비지니스 전략이 성공적이라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바뀔 것이다. 비지니스전략이 오래동안 바뀌지 않았다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수정을 포함하여)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비지니스전략에 따라 비지니스모델도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글 : 황순삼
원문 : http://swprocess.egloos.com/298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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