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분석, 스포츠 전략의 기본입니다” 스포츠코드코리아 이동규 대표이사

지금 대한민국은 월드컵 열기로 뜨겁다. 브라질 월드컵 개막 이후, IT동아 사무실도 새벽에 열린 월드컵 경기 얘기로 떠들썩하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지난 월드컵과 비교해 2배 가량 많은 경기당 평균 골과 객관적 전략에서 약하다고 평가받은 대표팀들이 강팀을 붙잡는 이변을 연출 중이다. 그만큼 점차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고조 중이다. 곧 우리나라 국가대표팀과 러시아의 H조 경기도 열린다. 월드컵 개막 전 좋지 않은 평가전 결과로 다소 기대가 줄긴 했지만, 그래도 월드컵 아닌가. 아마도 18일 아침, 대한민국의 눈과 귀는 브라질로 향해 있을 것이 뻔하다.

월드컵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현재 국내 K리그 프로팀 중 9개, 농구 프로팀 중 6개 팀이 사용하는 동영상 분석 프로그램이 똑같다’는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다. 현대 스포츠에서 동영상 분석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력 분석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상대팀의 경기 동영상을 입수해 전략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 공유한다. 개인별 선수의 동영상을 살펴보며, 좋지 않은 습관이나 버릇 등을 고치는데도 사용한다. 이에 동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국내 프로팀에게 제공 중인 스포츠코드코리아의 이동규 대표이사를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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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다소 동떨어진 스포츠 관련 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동영상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IT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가. 동영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노트북, 데스크탑PC, 캠코더 등이 필수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패드, 아이폰도 사용 중이라고 한다. 이동규 대표이사의 말을 들어보자.

경기 기록을 보다 손쉽게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대구에서 먼 서울까지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사실 처음 연락드릴 때 아무래도 IT 분야가 아닌 스포츠 관련 내용이라고 생각해 ‘연락드려도 되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IT 제품 중 하나인 아이패드로 스포츠코드의 동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용기내 연락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동규 대표이사(이하 이 대표): 아니다. 마침 인천에 업무적으로 들릴 일이 있었다. 꼭 인터뷰를 위해 서울에 올라온 것은 아니다.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웃음).

IT동아: 일단, 설명을 좀 부탁한다. 스포츠코드. 스포츠 동영상 분석 프로그램으로만 알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 아니 솔루션인지 궁금하다.

이 대표: 음.. 먼저 스포츠텍에 대해서 설명해야겠다. 스포츠텍은 호주에 위치한 스포츠 경기 전문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개발사다. 스포츠코드는 스포츠텍이 선보인 다양한 경기 분석 솔루션 중 하나다. 언급하신 것처럼 동영상을 기반으로 해당 경기의 다양한 데이터를 연동해 경기를 분석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경기 분석 솔루션이 있다.

IT동아: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이 대표: 스포츠텍은 뉴질랜드 출신의 CEO가 호주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경기 분석 솔루션을 개발했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필드하키가 인기다. 이에 스포츠텍은 필드하키의 데이터를 보다 손쉽게 입력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축구, 농구, 야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 발전시켰다.

IT동아: 동영상뿐만 아니라 경기를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있다는 뜻인가? 미안하다. IT 기자이다 보니 스포츠 관련 내용은 잘 모른다(웃음). 좀더 자세할 설명을 부탁한다.

이 대표: 하하. 동영상 분석 솔루션(스포츠코드)은 잠시 뒤에 설명하겠다. 자, 스포츠 경기를 분석한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음… 축구 중계를 보다 보면, ‘볼 점유율’을 자주 언급한다. 볼 점유율이 뭔가. A팀과 B팀이 볼을 가지고 있는 시간을 분석한 자료다. 60:40, 50:50 등으로 말이다. 볼을 오래 소유하는 대표적인 축구 강국은 스페인이다. 이 정도는 기본 상식 아닌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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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 분석은 여기서 출발한다. 경기의 다양한 기록을 정리하고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다. 자, 축구의 데이터란 무엇일까. 간단하다. 볼 점유율을 비롯해, 공격 시간, 수비 시간, 공격 방향(좌측, 우측, 중앙 등), 슛 횟수, 패스 횟수, 유효슈팅 횟수, 코너킥 횟수, 프리킥 횟수 등을 말한다. 여기에 각 선수별 데이터도 있다. 예를 들어, 전반전에 박주영 선수가 어느 방향으로 공격했는지, 어느 지역에서 슛을 했으며, 해당 슛은 유효슛이었는지 등을 기록한다. 이같은 기록을 분석하는 것이 먼저다.

IT동아: 아. 이러한 데이터를 손쉽게 기록할 수 있는 프로그램 즉,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뜻인가?

이 대표: 맞다. 이같은 경기 기록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경기를 분석하는 것이 첫번째다. 과거에는 이를 종이에 기록했지만, 이제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같은 PC와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로도 할 수 있도록 스포츠텍이 제공한다. 몇 번만 클릭하면 알아서 기록한다. 스포츠텍이 제공하는 기록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이 ‘코다(CODA)’다. 2층 스탠드 등 높은 곳에 올라가 경기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손쉽고 빠르게 입력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도 이를 사용 중이다. 개리 네빌 코치가 경기장 2층 스탠드에 올라가 아이패드에 설치한 코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경기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공유한다.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전반전의 데이터를 분석해 하프타임에 후반전을 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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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과 경기 기록을 연동한다

IT동아: 경기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분석한다. 어라? 그럼 동영상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

이 대표: 하하. 앞서 언급한 코다는 여러 경기 분석 솔루션 중의 하나다. 코다를 비롯해 다양한 경기 분석 솔루션을 포함한 것이 스포츠코드다. 동영상 분석 솔루션도 있다. 참고로 과거에는 이를 비디오 분석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먼저 경기 동영상이 필요하다.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사용해도 되고, 방송사가 경기를 중계한 동영상을 사용해도 된다. 일단,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필수다. 아이패드, 아이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은 바로 서버로 올려서 사용할 수 있다.

동영상 분석이 뭔가. 간단하다. 동영상을 서로 공유하고, 당시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분석하는 일이다. 전반 14분 박주영 선수가 상대방 문전 20m 앞에서 슛을 날렸고, 해당 슛이 유효슈팅으로 이어졌다고 가정하자. 좋은 결과 아닌가. 상대팀의 수비가 실수했을 수도 있고, 우리나라 대표팀이 잘 연결했을 수도 있다. 이를 동영상으로 다시 한번 보면서 분석하고,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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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아직 애매하다. 촬영한 동영상을 돌려보면서 서로 공유하는 솔루션과 경기 기록을 입력하는 솔루션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아, 각각의 솔루션을 하나로 취합해 제공하는 것이 스포츠코드라는 뜻인가?

이 대표: 맞다. 정확하다. 자, 코다를 이용해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데이터를 입력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경기 동영상도 시작부터 끝까지 촬영했다. 이제 스포츠코드를 이용하면, 코다로 입력한 데이터와 경기 동영상을 하나의 타임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주영 선수가 해당 경기에서 10번의 슛을 했다고 가정하자. 박주영 선수를 클릭하고, 슛을 클릭하면, 박주영 선수가 슛한 10번의 동영상을 불러와 보여준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우측 공격을 21번 했다고 가정하자. 우측 공격을 클릭하면, 21번의 동영상이 보여지는 것이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팀의 각 상황별 동영상을 쉽게 살펴볼 수 있으며, 각 선수별 데이터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뜻 아닌가.

이 대표: 맞다. 스포츠코드는 촬영한 동영상 중 원하는 상황과 시간을 보다 손쉽고 빠르게 살펴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HD급으로 촬영한 동영상 용량은 10분에 약 2GB 정도다. 촬영한 동영상과 코다로 입력한 경기 데이터를 서버에 실시간으로 올리면, 전반전이 끝난 하프타임에 바로 경기를 분석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경기 데이터를 입력하면 더 정교하게 경기를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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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도 마찬가지다. 야구는 축구보다 경기 데이터를 입력하기에 더 용이하다. 축구는 전후반 90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연속해서 진행하지만, 야구는 중간중간 데이터 입력을 쉴 수 있다. 투구가 공을 던지기 전에는 경기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A팀 투구가 공을 던지고 해당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부터 시작한다. 던진 공마다 구속, 구종, 던진 위치 등도 입력할 수 있다. 이렇게 각 데이터를 입력하고 마찬가지로 동영상과 데이터를 매칭시켜 경기를 분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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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과거에는 종이에 경기 기록을 작성하고 이를 다시 분석했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경기 동영상과 바로 연동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혹시, 경기 기록과 동영상 분석 이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은 없는지.

이 대표: 몇 가지 재미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왜 이런 말 자주 들어봤을거다. 축구에서 디딤발과 차는 발의 각도차나,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팔의 각도,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스윙 각도 등 말이다(웃음). 스포츠코드 솔루션 중 동영상을 재생하다가 멈춘 뒤, 선을 그으면 각도를 바로 표시한다. 코치와 선수가 해당 동영상을 보면서 스윙 각도, 팔 각도, 다리의 각도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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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각 상황에 따른 2개의 동영상을 오버랩해 비교하면서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투수가 직구를 던졌을 때의 투구폼과 변화구를 던졌을 때의 투구폼을 겹쳐보자. 만약 두 투구폼이 다르다면, 타자는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당연히 고쳐야하는 투구폼 아닌가. 이를 직관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스포츠코드 솔루션이 제공한다.

전세계 프로 구단이 사용 중인 스포츠코드 솔루션

IT동아: 현재 스포츠텍의 스포츠코드 솔루션을 사용하는 구단은 얼마나 있는지.

이 대표: 국내 K리그 프로 축구팀은 9개 구단, 프로 농구팀은 6개 구단이 사용 중이다.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 10년 동안 사용 중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은 모두 사용 중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은 맨시티와 첼시다. 여담이지만, 두 팀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지 않았나(웃음). 두 구단이 스포츠코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소개하는 동영상도 있으니 꼭 한번 확인하길 바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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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브라질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도 사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대표: 맞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전 선수에게 아이패드도 제공했다. 스포츠코드 솔루션 중 ‘스포츠텍 플레이어’라는 앱이 있다. 해당 앱을 사용하면, 서버에 올린 동영상을 아이패드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냥 동영상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아까 언급했던 코다를 사용해 각 상황마다 연계한 동영상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웨인 루니 선수가 자신이 슛한 장면을, 제라드 선수가 자신이 패스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다. 또한, 본인이 실수한 장면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상대 팀의 이전 경기 데이터와 동영상을 서버에 올려놨다면, 해당 동영상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스포츠코드 솔루션은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경기 데이터와 동영상을 분석해 공유하고,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IT동아: 국내의 경우 축구와 농구 프로팀만 사용 중이라고 했다. 야구 프로팀은 아직 없는지.

이 대표: 하하(웃음). 노력 중이다. 프로야구 구단을 직접 찾아 다니며 스포츠코드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식축구과 NBA의 여러 구단도 스포츠코드를 사용 중이다. 프로 구단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팀이나 동호회를 위한 솔루션도 있다. ‘스포츠텍 게임브레이커(Sportstec Gamebreaker)’가 대표적이다. 아이패드 또는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바로 서버에 올려서 몇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포츠코드의 다양한 솔루션 중 기본 기능 정도만 제공하는 가벼운 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터뷰가 끝난 뒤, 스포트코드코리아 이동규 대표이사는 다시 바쁘게 대구로 내려갔다. 이 대표는 “스포츠코드로 어떻게 경기 기록을 입력하고, 촬영한 동영상과 연계하는지 설명해주겠다”라며, “포항 경기가 있는 날 연락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혹시 아는가. 포항 스틸러스의 황성홍 감독은 지금 아이패드로 전술을 설명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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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명관 기자(IT동아)
출처 : http://goo.gl/qxTW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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