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믹스의 은밀한 사무실을 파헤친다

흔한 실리콘밸리의 성공스토리를 보면 공통적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없어 차고에서 시작한 일로 엄청난 성공을 이뤄냈다는 이야기이다. 사무실로써 차고라는 심벌은 초기 스타트업의 열악한 환경과 팀원들의 열정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사무실은 기업문화를 잘 나타내는 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스타트업과 그 스타트업의 기업문화에 대해 알기 위해 사무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의 사무실은 쉽게 다뤄질 수 없는 주제이다. 기업의 영업비밀들이 오가는 사무실을 흔쾌히 대중에 공개 할 수 있는 회사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달 26일에는 이러한 스타트업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온오프믹스는 7번째 사무실 이전을 축하하기 위해 사무실을 개방했다. 온오프믹스는 2010년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서, 온-오프라인 행사 및 이벤트를 관리하는 서비스이다. 온오프믹스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스타트업이며 국내 대표 벤처 투자기관 중 하나인 프라이머의 1호 투자 기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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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선 사무실에는 온오프믹스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증표들이 눈에 띄었다.  강원도에 있던 시절 받은 상부터 현재 온오프믹스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까지 여러 상들이 선반 곳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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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년이 넘은 만큼 온오프믹스에는 많은 변화와 성장이 있었다. 온오프믹스의 양준철 대표와 이상규 부대표는 이전의 사무실들을 회고하며 새로운 사무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사무실이 온오프믹스의 일곱 번째 사무실이에요. 그런데 그 중에서 네 곳 정도는 사무실이라고 부르기에도 힘든 곳이었어요.” 양대표는 지난 사무실들을 ‘집피스’(집과 오피스의 합성어)라고 명명하며 어려웠던 환경을 농담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는 초창기 시절에 겪은 사무실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들을 쏟아냈다. 엔젤 투자자로부터 지원 받았던 사무실에 입주한지 한 달 만에 투자자의 채무문제로 인해 갑작스레 쫓겨나기도 했고, 강원도에 사무실이 있었을 시절에는 구인과 기업활동에 문제를 겪기도 했다. 이상규 부 대표는 “그때는 사실 좋은 사무실에 대한 로망보다는 잠이라도 좀 잘 잘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시절이었어요.”라며 초창기 시절의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이처럼 어려웠던 시절을 지냈던 만큼 지금의 사무실은 그들에게 더욱 특별 할 수 밖에 없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양대표와 이부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자주 표출했다. 이번 온오프믹스의 사무실 이전 역시 직원들의 소소한 바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작년 말 직원들 전체의 위시리스트를 받아본 적이 있었어요. 대단한 내용들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직장 다니면서 바라는 것들이 대다수였어요.” 위시리스트에는 대중교통이 더 편리한 곳, 개인 업무 자리가 더 넓은 곳 등 사무실에 대한 바람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두 대표는 새로운 보금자리로 사무실을 이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상규 부대표는 기업문화와 관련해 많이 먹는 것을 온오프믹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부대표는 “사무실에 무게감 있다 싶은 분들은 입사한지 2년쯤은 된 분들이에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실제로 새로 이전한 사무실의 탕비실에 들어서자 슈퍼에서 볼 법한 큰 냉장고가 있었다. 직원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 그 곳의 냉장고는 20여 가지의 음료수로 꽉 꽉 채워져있었고 잘 먹는 회사라는 이부대표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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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눈에 띈다
까페테리아 모습
까페테리아 모습

반면 양준철 대표는 기존 기업문화를 타파하고자 하는 것을 온오프믹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저는 직장생활을 경험한 후 창업을 했어요. 그래서 기존 회사들의 안 좋은 면은 답습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일하는 것 이외에는 허례허식을 차리는 것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실제로 온오프믹스는 근무복장에 제한이 없다. 또 인재 채용 시 학위와 배경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실력만으로 채용하는 등 기존 기업문화의 나쁜 점들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온오프믹스의 기업문화는 업무공간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업무공간에 들어서자 기존 회사들의 정적인 분위기보다 스타트업 특유의 열정적이고 동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흔히 기존 회사들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직원간 위계질서나 수직적 관계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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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규모나 시설에 부족함은 없었지만 온오프믹스의 인지도에 비해 사무실이 소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 성공 이후에 사무실 인테리어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믹스 사무실 대부분의 인테리어는 이전 입주 기업의 것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사무실이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다소 소박한 이유를 양준철 대표의 우려에서 잘 알 수 있었다. “회사는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 스타트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스타트업의 문화와 복지에 대해 조금은 과장되어 화려하게 표현 되는 것 같아요.” 후배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필자의 요청에 양대표는 “투자 받은 회사가 더 빨리 망한다는 속설이 있어요. 투자는 수익이 아닌데, 큰 돈이 들어오면서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망하게 되는 거죠.”라고 하며 투자유치 이후 무리한 외형적 확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양대표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 보다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각자의 위치 맞는 일들을 해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준철 대표의 이러한 철학과 온오프믹스의 기업문화를 새로운 사무실에서 총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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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철 대표의 우려와 같이 근래 문턱이 낮아진 기관 투자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내실에 비해 ‘화려한 출발’을 하는 스타트업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화려한 출발이 곧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진정 성공한 스타트업을 꿈꾼다면 외적인 화려함보다는 건강한 스타트업 문화를 바탕으로 내실은 꾀하는 지혜를 발휘하자. 건강한 기업문화가 건강한 사무실과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글 : 벤처마이너 (오유근, 박상준, 이현경, 최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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