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 박영호 수석팀장을 만났습니다

게임앤컴퍼니가 게임투자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만나서 게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게임투자스토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어떻게 게임투자를 하게 되었을까요? 게임을 투자하는기준은 무엇일까요? 좋은 게임을 더욱 좋게 만들어주는 벤처캐피털리스트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캐피털 중의 하나다. 투자 규모 면에서나 투자 수익률 면에서나 탑클래스 벤처캐피털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1년부터 게임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게임 투자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박영호 수석팀장이다. 그는 카카오에 50억원 투자를 이끌어 엄청난 투자 수익률을 가져온 ‘핫’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이기도 하다. 오늘은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게임에만도 12개가 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이끌고 있는 박영호 수석팀장을 만나봤다. 박영호팀장01

게임개발자 출신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박영호 수석팀장의 외모로부터 받게 되는 인상은 ‘류현진’스러운 친근함이다. 동글 동글한 인상이라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는 플러스 요소겠다. 하지만 얘기를 나눠보면 말도 무척 빠르고 굉장히 조리 있게 한다. 그는 생각뿐 아니라 실행이 빠르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못하는 적극적인 사람이다. 그가 회사들을 투자한 과정과 피투자사와의 관계 그리고 피투자사 사업의 적극적인 개입 등으로 인한 결과에 그의 성격과 능력이 드러나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중에 게임개발자 출신은 무척 드문데 박영호 수석팀장 역시 게임개발자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다. 그는 어떻게 하다가 게임회사에 들어가게 됐고 어떻게 하다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었을까?

“원래 게임을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각종 게임기는 다 갖고 있었고 게임이라면 다 해볼 정도로 게임에 푹 빠져 살았었죠. 대학교 때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학교 컴퓨터 동아리에서 게임개발도 했었구요. 병역특례로 NHN(현 네이버)에서 한게임 프로그래머로 시작해서 7년 동안 개발자로 근무하면서 게임 개발 팀장까지 하고 나왔습니다.”

아니 이 스토리는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김경엽 투자팀장의 스토리랑 비슷하지 않은가? 알고 보니 박영호 수석팀장과 김경엽 투자팀장은 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사이었다. 둘 다 게임회사를 다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됐고 지금도 아주 친한 사이라고.

“저는 벤처캐피털이 뭔지도 몰랐어요. 친한 선배가 이공계 출신을 대상으로 한 벤처캐피털리스트 양성과정(KAVA)이 있는데 도전해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로 관심을 갖게 됐고 KAVA 1기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게 됐습니다.”

KAVA(Korea Advanced Venutrure capitalist Academy)는 모태펀드 운영기관인 한국벤처투자에서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신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육성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털리스트 양성과정이다. 박영호 수석팀장은 1기 졸업생이고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첫 직장이 한국투자파트너스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 중 하나였지만 그 동안 게임투자는 하지 않고 있었다. 2010년부터 게임투자에 관심을 보이다 KAVA 출신 박영호 수석팀장이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투자를 시작했다. 박영호 수석팀장이 게임 투자의 물꼬를 튼 셈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게임 투자 이야기

박영호팀장02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고 난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게임회사들과의 사업적 네트워크가 없었으니까요. 제가 개발자 출신이라 게임개발사 대표와 소통이 쉽다는 건 장점입니다. 특히 개발자 출신 대표들과는 더욱 그렇지요. 개발자들과의 네트워크가 좋다 보니 개발진들의 레퍼런스 체크도 쉽게 할 수 있고 때로는 제가 개발자를 연결해 주기도 합니다.”

박영호 팀장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MMORPG ‘에오스’ 개발사인 ‘엔비어스’, MMOPRG ‘검은사막’ 개발사인 ‘펄어비스’, 모바일 게임 ‘수호지’ 개발사인 ‘스케인글로브’, 모바일 액션 RPG인 ‘블레이드‘ 개발사인 ‘액션스퀘어’,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인 ‘네시삼십삼분’, 페이스북 기반 카지노게임 개발사인 ‘더블유게임즈’ 등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게임 투자를 주도해 왔다. 기억에 남는 게임 투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봤다.

“스케인글로브 투자는 저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투자입니다. 객관적으로는 판단 미스의 투자였어요. 스케인글로브가 만든 게임이 시장에서는 참패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확신이 있었어요. 제가 해보니 게임이 재미있었거든요. 개발팀이 좋았고 개발 퍼포먼스도 좋았습니다. 당시 그 회사에서 개발했던 PC 캐주얼 게임이 한국에서 흥행에 실패했지만 미시건 벤처캐피털과 함께 추가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해외 시장을 노려보자는 것이었죠.”

하지만 게임시장이 PC온라인 시장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던 시점에서 PC 캐주얼 게임이 설 곳은 없었다. 추가 투자까지 해서 해외 시장을 노려봤지만 해외에서도 참패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물타기’에도 실패한 셈.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어요. 스케인글로브는 모바일 게임 개발로 개발 방향을 돌렸습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SL인베스트먼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었어요. 그리고 제가 카카오에 투자하게 되면서 카카오에 연결시켜주게 됐고 스케인글로브의 첫 모바일 게임인 ‘바이킹워즈 for 카카오’가 나왔습니다. 사실 지표는 굉장히 좋았어요. 객단가도 높았구요. 하지만 유저를 모으기가 힘들었어요. 홍보 마케팅력이 있는 퍼블리셔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셔인 네시삼십삼분에 투자하게 됐고 스케인글로브가 네시삼십삼분을 통해 출시한 ‘수호지 for 카카오’는 스테디셀러가 됐어요”

재무적 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 정말 좋은 VC다. 투자를 하고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적극성이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많지 않다. 박영호 팀장은 스케인글로브의 개발력을 믿기 때문에 추가 투자와 사업 연결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스케인글로브가 출시한 PC게임은 한국과 해외 모두 참패했지만 모바일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업적 연결까지 할 정도로 그는 굉장히 적극적인 벤처캐피털리스트다.

 VC 투자는 잘 고르거나 잘 키우거나

“VC투자는 ‘잘 고르거나’ ‘잘 키우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00% 잘 고를 수도 있어요. 카카오가 그렇죠. 카카오는 제가 투자만 했을 뿐 알아서 크는 회사입니다. 게임회사는 그렇지 않아요.”

그는 업무의 절반 이상을 피투자사 사후관리에 할애한다. 투자할만한 회사를 찾는 것보다 이미 투자한 회사를 잘 키우는 데 더 공을 들인다는 얘기다. 그럼 주로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게 되는지 물어봤다.

 “당연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장성을 보죠. 상업화될 시기에 시장에 적합할지, 개발 빌드는 잘 나오는지, 진척도는 좋은지를 봅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개발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시 이후에도 업데이트가 매우 중요하구요. 결정도 빠르고 손도 빠른 개발팀이어야 해요.”

사실 ‘무엇을 보고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어떻게 보느냐가 다르고 그리고 어떻게 키우느냐는 VC마다 다 다르다. 박영호 팀장은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회사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사후관리를 ‘간섭’이 아니라 ‘도움’으로 바라보는 팀이면 좋겠다고.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특징은 투자에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투자 대상의 영역에 대한 제한도 없고 초기투자인지 지분투자인지 PF투자인지 등을 가리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가장 아끼는 VC가 한국투자파트너스라고 할 정도로 투자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다 일반 펀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네이버 한국투자 힘내라! 게임人 펀드’를 네이버, 게임인재단과 함께 가동했다. 펀드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며, 자금은 네이버주식회사 5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 25억원,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을 비롯해 게임업계에서 성공한 선배들이 25억원을 출자해 조성했다. 이 펀드는 게임 스타트업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박영호 팀장과 남궁훈 이사장이 함께 만든 프로젝트다. 업계 선배들과 VC가 함께 만든 이러한 펀드는 한국 벤처캐피털 역사상 최초의 행보다. 게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박영호 팀장은 스스로를 게임업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박영호 팀장은 게임 투자에 대한 모든 방법이 열려있다고 말한다. 지분투자를 선호하지만 PF도 가능하며, 초기투자나 추가 투자도 다 가능하다고. 좋은 개발팀을 많이 만나고 싶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단다.

글 : GAME N COMPANY
출처 : http://goo.gl/BHXKkz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