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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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붐

2010년 전후로 미국에서는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트위터, 플리커 등 거대 소셜서비스의 등장과 성장으로 스타트업에 불이 붙어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대한민국은 1990년대 말 인터텟 거품을 떠올리며 동면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느리고 늦긴 했지만 2012년 부터 대한민국도 웹 2.0의 정신에 입각한 다양한 소셜서비스 스타트업에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정부기관과 대기업들조차 차세대 성장모델을 스타트업에서 찾고자 하였고 여러 지원책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스타트업을 심사하는 분들과의 대화를 해 보면 하나 같이 비즈니스만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은 심사역이 요구하는 수익모델과 사용자 참여 동기에서 고배를 마시고 맙니다.

스타트업의 매력은 수익모델과 참여동기를 심사에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점, 더 나이질 수 있는 점, 새롭고 좋은 점들을 느끼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실행에 있습니다.

웹2.0

제2의 인터넷붐으로 불리우는 소셜서비스, 웹 2.0의 시대는 그 동기가 집단지성에 의한 이타적 공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내용을 입력하는 것, 위키리크스에 제보를 하는 것, 페이스북에 나의 의견을 적는 것, 포스퀘어에 장소를 남기는 것, 상품을 사고 간단하게 사용기를 남기는 것. 모두 나의 명예를 높이거나 금전적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닌 순수한 나눔에서 시작되는 동기입니다. 그리고 순수한 동기에 의한 것이기에 신뢰성을 갖게 됩니다.

자발적이지 않은 이해관계가 끼어들면 웹2.0이라는 시대정신이 어떻게 어떻게 사라지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미 FTA와 연계되어 이슈가 되었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개방’에 대한 촛불 집회를 보죠. 처음에 한 명, 두 명 모여 조용히 시작되었던 촛불집회는 자발적인 참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사회 현상이 되었습니다. 누구도 자발적인 그들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넘어 깃발을 앞세운 단체들이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체들의 조직적인 행동에 대항하여 정부는 공권력을 투입하여 대치와 싸움의 모양새를 만들었습니다. 인위적인 조직의 참여로 인하여 자발성과 순수성에 타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블로그의 내용이 개인들의 순수한 동기에서 작성된 의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 사용기는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결과일 뿐이며 이는 그 동기가 순수하지 못합니다. 쇼핑몰의 후기는 어떤가요. 후기를 남겨야만 적립금을 주고 사진을 올리면 더 많은 적립금을 누적시켜줍니다. 순수한 참여의 기회를 빼았아 버리는 기업의 방식입니다.

웹2.0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비즈니스는 웹2.0을 이용하기 원하지만 웹2.0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웹2.0의 정신으로 불리우는 개방, 공유, 참여는 댓가없는 베풂으로 세상을 평등하고 평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스트타업에게 요구되고 있는 투자는 참여자에게 지불되는 비용과 이로 인한 참여자 확대로 귀결됩니다. 결국 보상이 있어야만 참여할 것이라는 구시대적 가치교환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꾼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에 대하여 구시대적 잣대로만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철도, 전기, 전화, 자동차, 비행기, 인터넷 누가 왜 만들어 현재 전 인류가 사용하고 있습니까. 좋은 것이 먼저 세상에 나오고나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수익모델이 생겨났습니다. 돈을 벌기 위하여 그것들을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그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돈으로 바꾸기 위하여 만들어 낸 것은 아닙니다. 가치가 생긴 이후에 비즈니스가 접목되는 것이지요.

세상의 좋은 것들은 어떤 개인들의 순수한 열정에서 그 싹을 틔었습니다. 그리고 자본과 이득, 비즈니스가 결합되어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이것이 스타트업의 달걀과 닭의 순서입니다. 스타트업은 세상의 좋은 것을 만드는 것에 더 주된 역할이 있지 비즈니스를 만드는 사업가가 되는 것이 우선은 아닙니다.

시대정신

개방, 공유, 참여의 나눔은 시대정신입니다. 더 이상 사적 이윤추구의 보장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는 없습니다. 개인은 작지만 그들의 같은 목적은 집단으로 지성과 힘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요구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스타트업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적 가치가 첫 번째이고, 지속가능성이 두 번째, 이윤추구가 세 번째가 되어야 합니다. 사이먼 시넥의 유명한 TED강연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 내는 법’에서 제시되고 있듯이 ‘Why – How – What’이 순서가 되어야 합니다.
비즈니스는 What 이후 입니다.

내가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가 나의 은행 잔고를 늘리기 위한 것인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 이유가 시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수익모델, 동기유발과 같은 비즈니스는 접어두고 오로지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경주에 들어가도록 합시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의 몫은 세상을 위한 좋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스타트업이 할 몫입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선수들이 해야할 몫입니다.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의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선수는 좋은 경기를 펼치자구요.

손가락 빨다 죽으라구?

이견 있으시죠? 어떻게 안 벌구 살아가란 말인가요.​ 언제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비용을 충당하시면서 활주로를 늘리며 날아오르실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투자를 받을 수 있으면 투자를 받고 소소한 수익모델 접목이 서비스의 본질적 장점,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다면 수익을 발생시켜야죠. 그러나 스타트업이 큰 꿈을 가지고 시작하자마자 왜 조그만 꿈으로 바뀌고 1-2-3도 구현 못했는데 7-8-9하고 모든 투자자가 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동시에 동일한 아이템에 투자하지 않을 것인데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도록 서비스를 수정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수익을 낼 수 있으면 수익을 내고 투자를 받을 수 있으면 투자를 받으세요. 여건이 좋아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전체 스타트업 중 1%미만이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있고 1%가 자체 수익모델로 현상유지를 할 수 있다면 98%의 스타트업은 오늘 2를 만들어서 3으로 가야지 8을 얻기 위하여 잘 하지도 못하는 7을 하고있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단점을 극복하려고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장점에 날개를 달아 빨리 의미있는 지점에 도달하십시오. 착지는 슛을 제대로 쏜 이후입니다. 똥볼 차서야 대체 누가 영입을 해주고 트래이드를 해주겠습니까. 무엇인가 스스로 검증을 시켜야 외부와 손 발이 맞아가죠.

글 : 김석 (벤처스퀘어기고)
출처 : http://durandot.blog.me/10017575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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