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스마트폰처럼 고객보다 앞서 진화하라

2010년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스마트폰은 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그 변화의 폭은 2000년대 컴퓨터와 웹이 가져다 준 것보다 더 넓고 깊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우리 생활과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주고,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혁신하는 개인과 기업은 도약을 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도태되고 만다. 2010년 혜성처럼 등장한 카카오톡은 휴대폰의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던 SMS를 몰락시켰고, 애니팡과 카카오 스토리 등의 모바일앱은 지하철에 탄 우리 Eyeball을 점령함으로써 포커스, AM7 등의 무가지를 폐간시켰다.

스마트폰 속 배달앱들은 상가수첩을 위협하고, 우버와 Airbnb라는 서비스들은 택시와 숙박산업에 위협을 가져오고 있다. 급변하는 기술의 진화 속에서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개인이나 기업의 미래는 없다.

Source : http://goo.gl/EvhboF
Source : http://goo.gl/EvhboF

산업간 경계를 붕괴시키는 Provice 트렌드

나이키는 2006년부터 애플과 제휴를 맺어 Nike+라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나이키 신발 아래 동전 모양의 작은 센서를 부착하고, 이 센서를 아이팟과 연결하면 아이팟을 통해 언제, 얼마나, 어떻게 조깅했는지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지금은 Fuelband라는 손목에 부착하는 밴드를 만들어 보다 자세한 운동 내역을 기록,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나이키는 Fuelband 디바이스의 생산은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나이키+라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나이키+ 서비스의 핵심은 운동 내역을 상세하게 측정하고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사용자의 운동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 스포츠 의류를 제조하는 나이키가 왜 이런 IT 기술 기반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구글은 최근 스트랩이라는 회사를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유투브를 인수한 가격의 2배에 육박하는 비용으로 보일러 온도 조절 장치를 만드는 IOT 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네스트는 집 안에 설치하는 온도 조절 장치로 WiFi와 동작감지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네스트에 연결하면 집안의 온도와 그간 설정한 보일러 온도 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온도 조정도 가능하다. 나이키+처럼 집안의 온도 내역이 체계적으로 기록되고 이렇게 기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서비스는 집안의 온도를 네스트가 자동으로 설정해줌으로써 집주인이 보일러 온도 조절 따위에 신경쓰지 않도록 해준다. Machine Learning을 통해서 집주인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을 해주는 것이다. 즉, 네스트는 사실 제조사가 아닌 IOT 기반의 서비스 회사이다. 그런데, 이 네스트를 귀뚜라미 보일러나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가 인수했다면 이해가 될텐데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왜 제조사를 인수한 것일까?

나이키+와 네스트의 서비스는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와 다르다. 바로 사물 인터넷 기반의 하드웨어와 스마트폰의 앱이 결합되어 탄생된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이다. 즉, Product와 Service가 밀결합된 Provice이다.

Provice 시대에는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진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회사이지만 Nest와 같은 제조사를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Provice를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인터넷 쇼핑몰이지만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제조하면서 제조사인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쟁자는 이베이가 아닌 삼성전자이다. 나이키 역시 Fuelband와 같은 스마트 밴드를 만들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이키+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삼성전자에 위협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다음 차세대 디바이스로 스마트와치인 갤럭시 기어를 생산했는데 이것의 경쟁자가 나이키+이다. 나이키의 적은 아디다스도 닌텐도도 아닌 삼성전자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의 IT 트렌드인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Product를 만드는 제조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회사간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탁상공론은 그만, 선실행 후전략

나이키+는 2006년부터 8년간 꾸준하게 진화되어 왔다. 외부 마케팅 대행사에서 제안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에 반영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제조하고 서비스를 진화해왔다. 사실 인터넷 기반 서비스는 오랜 기간 심사숙고를 하면서 시장, 사용자 분석과 벤치마킹을 통해 전략을 구체화해서 실행에 옮기면 백전백패다. 카카오톡의 성장과 다음의 마이피플 그리고 네이버의 네이버톡을 비교해보면 단단한 전략 기반보다 느슨하고 가벼운 실행이 주는 서비스의 성장과 성공을 엿볼 수 있다.

카카오톡은 작고 가벼운 스타트업에서 2010년 시작된 서비스로, 회사가 스스로 밝히기를 처음 개발할 당시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빠르게 선보인 이후 사용자 반응을 보면서 수시로 서비스에 소비자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진화시켰다. 반면 마이피플이나 네이버톡은 한국의 대표 포탈 회사인 다음과 네이버가 모바일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오랜 기간 철저한 준비 속에서 만들어왔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덩치큰 포탈은 날쌘 카카오에 패배했다.

스마트폰에서 주목받으며 성장한 앱들은 철저한 전략보다는 빠른 실행 속에서 완성되어갔다. 처음 나올 때부터 완성된 버전이 아닌 완성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성장해간 것이다. 스마트폰 이후 Provice 트렌드 속에서 점차 많은 상품들은 서비스와 결합될 것이며, 상품을 만드는 이면에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필수적으로 필요해지게 된다. 그런데 서비스라는 것은 Product와 달리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계속 진화시켜가야 한다. 그런 이유로 탁상공론을 하며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우선 실행 후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어떤 방향을 개선해갈 것인지를 진단하는 것이 Provice 시대에 맞는 전략이다.

기발한 창의력은 융합적 사고로부터

스마트폰의 성장 속에서 어려워진 기업의 대표 기업이 바비인형을 만드는 Mattel이라는 완구 회사이다. 아이들이 4인치가 만들어낸 환상에 빠져 살면서 완구는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요즘 아이들은 만질 수 있는 인형이나 자동차 장난감보다 디지털로 구현된 Bit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렇게 변화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Mattel은 Apptivity라는 개념의 장난감을 만든다. 이 장난감을 태블릿 위에 올려두면 태블릿 속 게임앱이 올려놓은 완구를 인식해서 그에 맞는 게임 아이템과 화면이 실행된다. 배트맨A를 올려두면 칼을 사용할 수 있지만, 배트맨B를 올려두면 총을 쓸 수 있다. 올려둔 장난감의 종류에 따라 사용 가능한 아이템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더 나은,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아날로그 완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같은 원가의 배트맨A와 배트맨B는 디지털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달라진다.

아마존은 최근 파이어 폰이라는 스마트폰을 개발했고, 파이어폰에는 파이어 플라이라는 버튼이 제공된다. 이 버튼을 누르면 현실에 존재하는 상품들을 아마존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비추면 해당 서적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스토어가 연결된다. 영화를 파이어폰으로 비추면, 음악을 파이어폰에 들려주면 아마존 스토어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 자전거, 노트북, 생필품 등의 상품을 파이어폰으로 보면 해당 상품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스토어가 연결되어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Mattel과 아마존은 업의 재정의를 통해서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이 생각해낸 기발한 사업 아이템은 IT 기술을 이해하고 디지털로 재해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 IT는 0차 산업이 되어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혁신하기 위해서는 IT에 대한 이해와 디지털 사고가 필수적이다. 기존 산업을 디지털로 이해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융합의 사고이다. 나이키가 스포츠 산업을 IT를 통해서 혁신한 것이나 구글이 제조사로 탈바꿈한 것은 기존과 다른 발상을 했기 때문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디지털이다.

글 : OOJOO
출처 : http://goo.gl/6IPU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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