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을 둘러싼 혁신·원죄·오해·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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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에서나 볼듯한 제목에 좀 놀라셨나요?

배달앱 논쟁이 워낙 거세지다 보니 이거 진짜 ‘막장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배달앱 진영에서는 언론의 ‘과대포장’으로 혁신적인 서비스가 폄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현장에서는 수수료 공포가 전해집니다.

배달앱 논쟁을 둘러싼 논쟁을 4가지 키워드, 4가지 주제로 정리해봤습니다.

목차 

1) ‘혁신’의 배달앱이 부른 어쩔 수 없는 부작용
2) 생존이 지상과제인 업종에 진입한 ‘원죄’
3) 혁신으로 생긴 ‘오해’? 배달앱도 ‘관점’을 바꿔라
4) ‘소상공인도 막연한 ‘공포’를 극복하고 변해야

혁신의 배달앱이 부른 어쩔 수 없는 부작용

‘아이폰’의 등장으로 온 산업이 혁신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배달앱도 결국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이 불러온 시장 파괴 혁신의 한 단면입니다.

배달업은 우리나라에 집집마다 전화가 설치된 70년대 이후 늘 같은 방식(전단지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배달앱’ 등장하면서 30~40년만에 사업환경에 큰 변화에 직면했습니다.

▲배달앱 '요기요'의 서비스 모델(사진=요기요)

▲배달앱 ‘요기요’의 서비스 모델(사진=요기요)

기존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변화를 요구받은 대다수 소상공인들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배달앱을 써도 일선에서는 여전히 배달 전단지를 돌려야 합니다. 배달앱에 나가는 수수료만큼 배달 전단지 비용이 줄어들면 좋겠지만, 옆집에서 전단지를 돌리면 괜히 불안해 지는 게 사장님들 마음입니다. 결국 “이제 홍보비가 두 배로 들겠구나”라는 한숨이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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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단지는 ‘내가 뿌리고 싶을 때 뿌리면 되는 것’이지만, 배달앱은 월 사용료가 고작 3만~5만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매달 돈이 나가야 하는 ‘세금’같은 서비스입니다. 홍보활동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배달앱 업체로 넘어가는 셈이죠. 아무리 싼 서비스라도 매월 돈을 내야 하면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생존이 지상과제인 업종에 집입한 원죄

최근 각 배달앱 회사들이 기본 광고료 외에도 앞다퉈 중계수수료를 부과하는 바로결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기준으로 아직 전체 주문의 14%만이 바로결제를 이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바로결제 서비스 업체를 상위에 노출해주고배달앱이 계속해서 바로 결제에 유도하는 마케팅이 계속되면 이 비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실제 겁나 편하기도 함)

▲이렇게 광고하는데..바로 결제를 안할 수가 있을까ㅜㅜ(사진=요기요 광고 캡처)

▲이렇게 광고하는데..바로 결제를 안할 수가 있을까ㅜㅜ(사진=요기요 광고 캡처)

요식업에서 음식을 판매했을 때 남는 마진율을 30% 정도로 본다고 해도, 5~10%의 중간 수수료는 결코 낮은 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마진율 30%로 월 300만원의 순이익이 남는 가게에서, 모든 주문에서 5%의 중간결제 수수료를 내야하는 순간이 온다고 가정해 봅시다. 300만원이 250만원으로 줄어드는 ‘공포’가 밀려옵니다. 이런 현실이 생길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만들어진 공포는 실제의 어려움보다 더 무서운 법입니다.

혹시 회사 사정이 악화돼 월급이 10~20% 줄어들어 보신 분들은 이 공포를 아실 겁니다. 당장 적금을 깨거나 애들 학원 한 군데를 못보냅니다.

또 생존자체가 지상과제인 분들에게는 수수료가 5%가 아닌 1%라도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음식점 창업자의 52.2%는 3년내에 휴폐업하고 5곳 중 1곳은 1년 이내에 망합니다. 또 전체 외식업체의 0.3% 안에 들어가야 지속적으로 번창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요식업계는 시뻘건 ‘레드오션’입니다.

만약 바로결제 수수료가 1% 수준으로 아주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0.5% 정도로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만약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가 시장을 장악하지 않고, ‘네이버 배달’, ‘올레 딜리버리’ 요런 애들 나와 중간에 수수료를 받아 먹었다면?

아마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대기업이 소상공인들 피 빨아먹는다고 쌍욕을 들어먹고 있을 것입니다 -_-;;

혁신으로 생긴 오해’? 배달앱도 관점을 바꿔라

얼마 전 한 배달업체 관계자분께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 월 80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는 곳이 있으면 제보해달라. 내가 1000만원 주겠다’고 자신의 SNS에,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관점’을 좀 바꿔보죠.

배달앱 수수료를 5% 낸다고 가정하고, 80만원의 수수료를 내려면 한 달에 5000원짜리 자장면 3200그릇을 팔아야 합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100그릇 넘게 팔아야, 배달앱 회사에게 80만원의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매일 새벽에 출근해 밤 10시 넘게 일하시는 사장님의 땀방울, 100만원의 월급도 못 받는 배달 알바가 목숨을 걸고 총알 배송하는 대가, 좁은 주방에서 뜨거운 불의 고통을 참아낸 주방장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80만원입니다.

80만원이 아니라 10만원이라도 플랫폼 수수료를 받는다면, 음식점에서 정말 열심히 400그릇의 자장면을 판 노력의 결정체입니다.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를 받지만 콘텐츠가 수천, 수십만번 복제돼 초기 투자비 대비 수천, 수만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의 시장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배달시장은 콘텐츠 산업과 다르게 노동력이 투하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입니다.

우선은 ‘여러분의 노력으로 우리 생태계를 유지하게 해주셔서 소상공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먼저 아닐까요?

우리때문에 매출이 늘었으니, 그정도도 못내냐?고 주장하는 건 정말 나중에 해야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우리때문에 전단지 비용이 줄었으니, 오히려 감사해야해’, ‘(물론 과장된 보도가 있긴하지만…)​나쁜 언론이 우리를 괴물로 만들어’, ‘우리는 타사보다 싸다’, ‘수수료 공포가 과장됐다’라는 주장이 더 크게 들려옵니다.

‘너희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건 오해때문이야”라고 한다면, 말끝마다 ‘오해’를 달고 사신 어떤 정치인과 뭐가 다른가요?

▲배달앱에 대한 오해를 풀려는 '배달의 민족'의 노력. 한발 더 나아가 이들에게 플랫폼의 '관점'을 버리고, 소상공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 달라고 부탁하는 건 기자의 욕심일까?(자료=배달의 민족)

▲배달앱에 대한 오해를 풀려는 ‘배달의 민족’의 노력. 한발 더 나아가 이들에게 플랫폼의 ‘관점’을 버리고, 소상공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 달라고 부탁하는 건 기자의 욕심일까?(자료=배달의 민족)

나쁜 자본주의가 따로 있습니까? 플랫폼을 장악한 회사가 그 영향력으로 과도하게 타인의 노동의 대가를 착취할 때, 또 착취해 놓고도 ‘우리는 싼 편이야’라고 오히려 ‘착한척’을 하면 그게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 아닐까요?

배달시장은 카카오가 키워낸 모바일 게임시장, 애플이 만들어낸 앱생태계 등 기존에 없던 ‘시장’이 아니라, 원래 있던 시장에 진입해 ‘수수료’와 ‘광고비’로 수익을 얻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그 시장이 마진이 넉넉한 시장도 아닙니다.

조금만 해도 ‘억’ ‘억’ 거리고 ‘조’ ‘조’ 거리는 IT판에 살다 보니, 눈 앞에서 피땀으로 만들어진 돈 ‘고작’ 10~20만원을 플랫폼 수수료로 내면서 과도하게 징징된다고 생각된다면…​직접 음식점에 가셔서 하루 종일 배달 해보시고, 알바비 3만원, 5만원을 받아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배달앱 회사들이 제대로 소통하려면 IT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서비스 회사들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실제 소상공인들의 눈으로 서비스를 바라봐야 합니다.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이해한다. 우리가 이런 이런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렇게 이렇게 바꾸고 있다. 수수료 부분이 마케팅 비용으로 다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전체 수익 중 마케팅을 쓰는 건 일부다.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기본적으로는 배달앱이 필요이상으로 과도하게 욕을 들어 먹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낮은 마진율에 한숨짓고, 폐업의 고통에 시달리는 음식 배달 분야에 뛰어든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배달앱 회사들은 계속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수수료를 낮추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소상공인도 막연한 ‘공포’를 극복하고 변해야

반대로 소상공인분들도 변해야 합니다. 아니, 공포를 이기고 변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미 간편한 배달앱의 편리함에 환호를 보내고 있고, 시대가 변하면 거기에 적응해야 하는 게 ‘장사’하는 분들의 숙명입니다 ㅜㅜ

힘들지만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들어가 사용자가 남긴 댓글에 일일이 답변 달아 소통하려고 하고, 거기서 ‘이 가게 주인은 참 친절하구나’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주문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배달의민족 등이 제공하는 컨설팅 프로그램도 많으니, 최대한 써먹어야 됩니다.

▲결국 주어진 환경을 잘 이용하는 여우같은 음식점 운영자가 살아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숙명이니까요.(자료 = 배달의민족)

▲결국 주어진 환경을 잘 이용하는 여우같은 음식점 운영자가 살아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숙명이니까요.(자료 = 배달의민족)

그리고 플랫폼이 갑질을 하고, 과도한 횡포를 부린다고 생각하면 대안 플랫폼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 옐로우아이디의 경우는 기본적인 사용료만 내면 직접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소상공인용 플랫폼입니다.(참고 : 카카오톡 ‘옐로아이디’..중소사업자를 위한 Q&A 7)

물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고객들에게 ‘카카오톡 아이디 추가해주세요’, ‘카톡으로 배달 시켜드시면 1만원 당 500원 할인해 드려요’와 같은 판촉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공짜는 없으니까요.

또‘배달’이라는 서비스 자체를 강화하려고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배달앱 서비스에 특화한 전문 ‘배달집’으로 변화하는 형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결국 전단지 없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이 변화에 잘 적응하고, 변화된 환경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사진=배달의민족 광고)

▲세상은 결국 전단지 없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이 변화에 잘 적응하고, 변화된 환경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사진=배달의민족 광고)

배달앱이 커지면 커질수록, 1인 가구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음식 배달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해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그 비용으로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다던지, 지금은 알바 수준인 배달 종사자를 정말 정직원으로 대우해 주고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노력이 결국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예를들어 제가 대학 다닐 때, 한 중국집에서는 요상한 코스프레를 하고 학교 캠퍼스를 누비고 다녔는데, 금방 입소문이 나서..캠퍼스 잔디밭에서 음식시켜 먹을 땐 누구나 그 집에서 시켜먹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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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은 마진이 낮은 업종에 진입한 태생적 한계와 중간 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렌차이즈 업체 등쌀에 당한 경험, 매달 내야 하는 세금 같은 사용료, 마진을 깎아 먹는 수수료로 인해 배달앱 사용 음식점에서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공포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저는 혁신을 만들어낸 플레이어, 혁신의 최대 수혜자인 배달앱 회사들이 먼저 손을 내밀고, 오해를 풀려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 최준호
출처 : http://goo.gl/XsUj6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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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ephyr@etomato.com

뉴스토마토 IT부 최준호입니다. 포털/게임/스타트업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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