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그들은 동사다

우버, 그들은 동사다

최근 스파크랩스의 NEXT 컨퍼런스에 참가, `컨텍스트의 시대(The Age of Context)’의 저자 로버트 스코블을 만나 인터뷰했다. 로버트 스코블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블로거인데 구글 글라스 등 웨어러블 기기를 먼저 착용하고 리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버링

나는 `컨텍스트의 시대’에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이 책에는 폭력을 막는 속옷이나 암을 발견하는 속옷, 티셔츠 배터리, 스마트 마스크 등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이 것들이 모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실제 이 같은 제품을 연구하고 시제품을 내놓고 있는 제품들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웨어러블, 사물 인터넷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제품’이 아닌 메가 트렌드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바이블이 되기에 충분하다. 스코블 인터뷰 시간을 짧았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물었고 재미있게 답변을 했다. 그 중에서 몇가지는 `딱’ 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역시 거침없는 친구였다. 인터뷰는 녹취하지 않았고 생각나는 부분만 적었다.

<사진/손재권>

처음에 “매일경제신문의 손재권 기자다”라고 하니 스코블은 대끔 “신문? 종이가 뭐지?(Newspaper? What is Paper?)”라고 대답을 했다. 일부러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애플 워치’에 대한 것이었다. “놀랍다. 세상에 이런 제품은 처음이다”란 대답이 나올 줄 알았으나 의외의 말을 했다. 그는 “약간 실망했다. 좀 더 세련되길 원했다. 배터리 문제가 나올 것으로 본다. 하지만 4개 센서가 들어가 있는 것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구글 글라스는 어떨까? 스코블은 구글 글라스를 먼저 착용하고 화장실에서 샤워하는 사진을 올려 유명해졌다. 구글 I/O에서 공개적으로 질문하고 레리 페이지가 답변하기도 했다.

그는 “얼굴에 착용하는 웨어러블을 개촉한 제품이다. 정말 특정 시장(버티컬 마켓) 규모는 크다고 본다. 특히 외과 의사들이 많이 쓰고 있으며 모터 사이클 운전자들도 많이 착용한다. 특정 분야 사람들에게 구글 글라스는 비용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다르다. 거리에 들고 나갈 때 집중하지 못한다. 사회생활 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사람들이 나를 녹화하고 있니?라고 자꾸 물어보더라. 사람과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내년엔 새로운 버전으로 작고 접을 수 있는(폴더블) 제품이 나온다. 새 버전이 나오면 사용할 것 같다. 내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글 글라스는 올해 I/O에서 제품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많은 개발자들이 빠져 나갔다. 사실상 구글이 `구글 글라스’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스코블에 따르면 구글이 내년에 새 제품을 내면서 구글 글라스 2.0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그가 구글 글라스 개발팀은 아니지만 그 팀에서 스코블과 새 제품에 대해 상의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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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웨어러블의 미래에 대해 `라이프 코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코블은 “센서는 더 작아지고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게 될 것이다. 심장마비나 암도 예측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머신러닝 등이 손에 다 있는 것이다. 지금 자동차에 수많은 센서가 달려 있다. 더 안전한 운전을 도와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실제 병원에 간다든가 운동 코치 등을 고용하는 것보다 더 싸다. 웨어러블은 라이프 코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스마트 슈즈’가 나온다. 나이키 등이 실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3D 프린터로 찍어낸 신발도 나온다. 그리고 웨어러블은 역시 배터리가 큰 이슈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이제는 사물 감성(Feels of Things)이 온다. 자동차 센서가 내 눈을 보고 상태를 인식해 알아서 판단할 수 있다. 졸음 운전을 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전자 등 한국의 제조업체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개발자들처럼 회의적인, 비판적인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의 조언이 나왔다. 화두는 `페이스북’이었다.

그는 “삼성전자 등 한국 제조 업체들은 더 많은 생태계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집, 옷 등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비콘도 많고 4K 비디오 카메라도 많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생태계의 프리미어 참여자다. 나 같으면 페이스북과 협력할 것이다. 페북이 정말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머신러닝 시스템있다. 최고의 아이템이다. 이 분야는 구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구글보다 더 빠르다.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야에 사람이 많다. 나 같으면 페이스북과 메이저 딜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 페이스북 데이터를 가져오는 방안이다. 지금 나온 페이스북폰은 무시하라. 다시 생각하고 재정의해야 한다. 페이스북 TV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의 미래도 페이스북이다. 그들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 나의 와이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삼성은 페이스북과 딜을 해야 한다. 페이스북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나 같으면 저커버그 집 앞에서 뻗치기하겠다. 페북과 딜 하는데 모든 에너지 쏟을 것이다. 그리고 깊은 단계까지 통합할 것 이다. 애플은 더이상 나이스 하지 않다. 애플 제품보다 더 감정적인 제품을, 패셔너블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 재미있는 얘기를 했다. `우버’는 다양한 부분에서 영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버식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우버 핏자,우버 세탁소, 전기 시스템 등이 나올 것이다. 우버가 다 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버와 같이 스마트폰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모델이 나온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 공유경제 사업모델로 쉐어링의 대명사가 된 `우버’는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공유하다’의 다른 이름이 되고 있다.
구글이 `검색하다’의 의미로 구글링 이란 단어도 옥스포드 사전에 등록됐듯 우버도 동사가 되고 있다. 우버링(Ubering)이란 단어가 곧 나올 것이다.

실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는 테슬라, 넷플릭스, 아마존, 이케아 등은 모두 동사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타다. 넷플릭스는 모바일 스트리밍하다. 아마존은 쉽게 찾고 결제하다. 이케아는 저렴한 제품을 경험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긍정적 의미의 동사보다 부정적 의미의 동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바꾸는 동사가 될 때 까지 혁신, 또 혁신해야 한다. (끝)

글 : 손재권
출처 : http://goo.gl/5VAY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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