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15] ‘글리스(GLIS)’, “소수에게 국한된 참여기회 확대” @ Startup Weekend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조인국 대표의 친구는 ‘소수에게 국한된 참여기회의 확대’를 구현할 조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평소 대내외활동을 통해 알고 있던 주변 지인들을 스카우트하기 시작했다. 조인국 대표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독학으로 디자인을 시작해 2010년부터 교지 편집과 브로셔 제작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조인국 대표를 포함, 총 14명의 사람이 모였다. 6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친 후 2010년 8월, 그들은 제1회 글리스 모의 유엔회의(GLIS MUN) 개최라는 결실을 맛보게 된다. 그들의 나이 불과 18살 때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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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을 내고자 하는 프로젝트도 아니고, 학업 때문에 수면 시간까지 줄여가며 추진하느라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던 그들이었다. 300명에 달하는 참가자 모집과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섭외하는 준비 기간에 마음속으로는 ‘아 이거 다신 안 해’라고 수없이 외쳤다던 그들은, 첫 모의 유엔회의의 폐회식이 끝나고 텅 빈 강당에서 ‘아 우리가 해냈구나’를 외쳤단다.

스타트업 위크엔드(Startup Weekend)에 처음 참가했던 때가 스무 살이었다고 말하는 조인국 대표의 말에 필자는 저절로 ‘나 스무 살 때 뭐했지?’라는 의문에 잠겼다.W 서울 워커힐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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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글리스의 사명이 ‘소수에게 국한된 참여기회의 확대’이다.

■ 대학이나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기존 모의 국제회의들은 진입 장벽이 높아  

대학이나 언론사의 주최로 많은 모의 국제회의가 개최되고 있지만 대개 40~50만 원대의 비싼 참가비를 내야 한다. 그리고 숙박 시설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참가가 부담스러워진다. 글리스는 30만 원의 참가비 중 수익을 남기지 않고 숙박 시설까지 제공한다.

글리스는 원래 한정된 사람들만 누리던 기회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진입 장벽을 낮춰서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모의 유엔회의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우리는 ‘MUN(Model United Nation) for all’을 구현하기 위한 혁신 방법을 IT분야의 ‘오픈소스’ 개념에서 착안했다.

30만 원의 참가비도 부담인 학생들을 위해 ‘GLIS MUN Alliance’에 가입한 학교에 키트를 배포해 학교별로 모의 유엔회의를 진행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글리스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대회에 비해 참가자 교육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유엔회의 같은 경우 의사진행규칙과 결의안 작성 방법이 무척 까다로워서 처음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Q. 참가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무엇인가.

■ 2박 3일간 특정 국가의 대표가 되어 자국의 견해를 대변, 회의를 통해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결의안 도출

실제 유엔총회의 의사진행방식과 규칙을 그대로 가져와서 모의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로 ‘모의 유엔회의’이다. 각국의 외교관들이 참여하는 국제연합의 회의를 학생이 주체가 되어 가상으로 진행하는 대회인 만큼, 글리스 사무국에서는 실제 의제를 약간 변형하거나 신규 의제를 만들어서 회의를 준비한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난민들을 위한 대책 수립,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방안, 자원을 둘러싼 지역적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있다.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위원회와 자신이 대표할 국가를 배정받은 후 자국의 견해를 대변하면서 회의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결의안을 도출해낸다.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을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논리력, 의사소통능력, 외국어 능력 등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한 걸음을 내딛게 된다.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참가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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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의 유엔회의 개최 현황은 어떠한가.

■ 5년간 누적 참가자 수 3000여 명, 현재 10회 참가자 모집 중

2010년 8월 첫 회의를 개최한 후 매년 2회씩 열린 글리스 모의 유엔회의는 최근 10회 참가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누적 참가자 수는 3,000명을 넘었다.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거나 그에 준하는 청소년이면 지원할 수 있다. 초기에는 한 대회당 200명 정도 참가했는데, 지금은 400명 이상이 참가한다. 400여 명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다.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동국대학교,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올림픽파크텔, 코엑스에서 2박 3일간 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글리스는 사업 3년째부터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하면서 이사회가 생겼다. 이사회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글리스 활동을 하는 핵심 멤버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현재 고등학생들이 활동하는 사무국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5년간 글리스를 지속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대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사회가 있었던 덕분이다. 한 대회가 끝날 때마다 1기수가 생기고 연임할 수 있는데, 글리스에 꼭 필요한 사람일 경우 이사회로 영입한다.

10회째로 접어드니 네트워크가 엄청나게 넓어졌다. 국내를 비롯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Q. 5년간 성황리에 대회를 치를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 숙식에서 만족도가 떨어지면 전체적인 회의 분위기 저조, 숙식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필요

숙식에서 만족도가 떨어지면 전체적인 회의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 불만사항을 물어봐도 가장 많이 돌아오는 답변이 “밥이 맛이 없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숙식의 질 유지가 필수이다. 호텔에 대한 니즈가 있어서 좋은 호텔에서 행사를 진행하려고 한다.

한편 술과 담배의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청소년 대회가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번 대회를 치를 때 평균적으로 호텔 전체의 70~80% 정도를 빌리는데, 각 층의 엘리베이터 앞에 스텝을 대기시켜놓고 참가자들의 행선지를 점검하는 등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예방에 신경 쓰고 있다. 글리스는 추가적으로 대회 기간 중 참가자 모두를 위한 보험에도 가입한다.

Q. 향후 계획 및 목표

■ 일반 법인으로 전환해 사업 확장, M&A도 고려 중

글리스가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다 시도해보려고 한다. ‘글리스 퍼블리셔’라는 출판사도 운영 중인데 내년에 10기를 맞이하여 우리가 걸어왔던 길에 대한 회고록을 출판할 예정이다. 비영리법인이라서 제약사항이 많은데 일반 법인으로 전환해서 좀 더 전략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보고자 한다. 몇 가지 사업 기획이 나온 상태인데, 우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컨퍼런스 사업,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문화 페스티벌 사업, 고등학생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 해커톤 사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조직이 커지다 보면 M&A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리스와 함께 하고 싶으신 분, 도와주실 수 있는 분, 궁금하신 분들은 다 연락 달라.글리스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글 : 안경은
원문 : http://blog.appcenter.kr/2014/10/glismun-g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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