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노매드 인터뷰 #6] 젤리처럼 말랑한 빅데이터 이야기, 뉴스젤리

벤처스퀘어는 지난 7월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10월 실리콘밸리에서의 데모데이까지 마치고 온 2014  스타트업 노매드(Startup Nomad) 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8팀은 11월 13일에 있을 Global Startup Conference 2014/fall에서도 데모데이 시간을 가지며 실리콘밸리에서의 ‘생생한’ 방랑기도 들려줄 예정입니다.

빅데이터로 만드는 ‘젤리’같은 이야기

‘가장 공기가 좋지 않은 지하철역은 어디일까?’, ‘치킨 전문점, 개업하면 3년 안에 망한다?’, ‘김구라의 황금 펜타곤2, 성공할 수 있을까?’, ‘달라도 너무 다른 술에 대한 남녀의 이야기’… 한 번쯤 클릭해보고 싶어지는 소재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궁금할만하고 누구나 재미있게 읽어볼 만한 이야기를 한 두 장의 인포그래픽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이렇게 빅데이터를 재미있게 쓰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뉴스젤리(NewsJelly)다.

“뉴스젤리는 빅데이터 시각화 전문 스타트업이에요. 뉴스젤리라는 이름은 ‘딱딱한 데이터를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뉴스로 제공한다’는 의미로, 어떤 궁금증이든 시각적으로 해결해주는 시각화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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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젤리의 정병준 대표

지하철역의 공기 오염도 같은 정확한 수치 정보부터, 남녀의 속내 같은 마음속 이야기까지 뉴스젤리는 이성과 감성을 오가는 데이터를 수집, 이를 가공하고 분석하여 시각화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지난 3월 창업한 뉴스젤리는 벌써 일일 방문자가 20,000명이 넘어서기도 했으며,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바이럴을 통해 재미있는 시각화 콘텐츠를 보러 저절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뉴스젤리는 ‘데이터’관련 스타트업인 만큼 콘텐츠의 소재를 실제로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골라 선정한다고 한다. 주제에 따라서는 팀원들이 직접 재미있겠다 싶은 주제를 고르기도 한다는데, 그 센스도 돋보인다. 하지만 뉴스젤리는 이번 스타트업 노매드 프로그램의 일환인 실리콘밸리에서의 데모데이에서 8팀 중 공동 2위를 차지할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 이상으로 기술적, 비즈니스적 경쟁력도 가진 스타트업이다. 그 배경에는 정병준 대표와 임준원 공동대표가 ‘데이터 마이닝’, ‘데이터 분석’ 등 창업 이전에 쌓아온 경력이 있다고.

“저와 공동대표님은 뉴스젤리를 만들기 이전에 연구실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했었어요. 정확히는 로봇과 관련된 인공지능 연구였는데, 인공지능 쪽 기술이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비슷해요. 그러면서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데이터마이닝, 데이터 분석에 경력을 쌓을 수 있었어요. 연구실에서 나와서는 3년 정도 외국계 회사에서 데이터와 관련된 일을 했었는데, 그러면서 점점 제 분야가 ‘빅데이터’로 굳혀지더라고요.

스타트업을 하게 된 것은 계속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어서인데, 하게 된다면 40,50대쯤이겠거니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들어 주변에 창업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겨났고, 지원도 많아지고 하다 보니까 저도 좀 더 빨리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뉴스젤리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지난 3월 시작된 뉴스젤리는 창업 직후 매출이 발생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로 기업의 홍보, 마케팅 팀과 관공서 기관 등 B2B 고객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인포그래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지만 뉴스젤리의 궁극적인 서비스 모델은 지금처럼 분석과 인포그래픽 작업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 고객을 넘어서 일반 고객들까지도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 시각화 작업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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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리콘밸리 탐방을 다녀왔던 뉴스젤리의 팀원 Eva와 정병준 대표

“요즘 ‘젤리랩(JellyLAB)‘이라는 페이지를 통해서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도록 저희가 사용하는 기술을 조금씩 오픈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랩 실험실이기 때문에 아직 테스트해보는 곳이라 전적으로 소개해 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점점 일반 고객분들도 손쉽게 데이터를 수집, 분석, 시각화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완성시켜서 선보일 예정이에요. 지금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데이터 가공 작업을 모두 저희가 하는 구조이지만, 점점 이 과정을 자동화시킨 솔루션을 완성시켜서 이 솔루션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을 계획이에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솔루션을 패키징 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왔고, 내년 상반기까지도 계속 이 작업을 하려고 해요.”

이렇듯 현재 뉴스젤리는 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콘텐츠 자체를 국내외 소비자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비우고 나서야 채워지는 곳

뉴스젤리는 스타트업 노매드 프로그램의 피날레로 열린 케이레츠 포럼과 함께 한 데모데이에서 아이비베리(쿠스토)와 공동 2위를 차지하며 국내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에게도 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이미 매출을 꾸준히 쌓아오며 서비스의 실제적인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데모데이 당일, 현지 심사위원들에게 어느 팀보다도 혹독하게 질문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저희가  이미 국내에서 매출을 내고 있어서인지, 전반적으로 다른 팀들에겐 서비스 자체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 저희에겐 서비스보다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굉장히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셨어요. 저희의 솔루션 툴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셨는데, 그걸 어떻게 마케팅할 거냐는 질문부터 투자를 받게 되면 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 사람은 어떻게 구할 것이고, 이 시기까지 돈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예상한 정도 이상의 디테일한 질문들을 많이 받았아요.”

이처럼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수준 높은 데모데이 피칭을 준비해야 했지만, 그만큼 현지의 프로그램 및 멘토링 교육을 통해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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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코디네이션과 코칭을 담당한 박은연님과 케이레츠 포럼 아카데미(Keiretsu Forum Academy) CAS 프로그램의
좌장인 데이브(Dave)에게 피칭 피드백을 받는 뉴스젤리 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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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데이 당일 실리콘밸리 관계자에게 뉴스젤리를 소개하는 Eva

“이번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현지에서 코디네이션 및 코칭을 해주셨던 박은연님의 소스 코드 세션이었어요. 창업가 개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서 쓰는 수업이었는데, 여태까지 자신이 성취한 것들을 적고 개인의 소스 코드를 뽑아서 이를 피칭에 이용해서 성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려기 위한 수업이었어요. 개개인 별로 뽑아낸 소스 코드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피칭에도 적용했는데 굉장히 효과적이었어요. 창업가 프로그램을 떠나서 인생 전반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았고요.

이런 세션에서뿐만 아니라, 창업 수업을 들을 때도 ‘실리콘밸리가 정말 다르구나’ 느낄 수 있었어요. 전에도 창업 수업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보다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수업이었고, 실리콘밸리의 역사만큼이나 수업에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근본적인 부분들이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팀들도 적극적으로 질문하면서 이 지식을 어떻게 자신의 서비스에 적용할지 적극적으로 흡수해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뉴스젤리는 국내에서도 이미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었는데,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프로그램의 피날레로 진행된 데모데이에서도 2등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이미 많은 것이 준비된 상태로 떠났기에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히려 한국에서 익히고 고수하던 많은 것들을 버렸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 가려고 할 때는,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싹 비우고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우리 것은 이미 완벽하니까, 너희가 말해준 걸로는 조금만 바꿀게’하는 태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배우겠다는 태도가 있어야 실리콘밸리에서 주는 것을 통째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예를 들자면, 한국 스타일로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랑 미국 스타일로 좋은 프레젠테이션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실제로 한국에서는 좋다고 생각했던 프레젠테이션 방식이 오히려 미국 투자자들에게는 지적할 부분이 돼서 코멘트로 돌아오기도 했고요.

그렇다 보니까 적어도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는 한국에서의 방식을 많이 버리고 피드백을 받는 데로 고치고, 고친 데로 적용해보고 하면서 여러 가지를 실험해볼 수 있었어요. 이런 면에서 실리콘밸리에 갈 준비를 하는 한국 스타트업이라면, 많이 비우고, 겸손하게 하나씩 적용하고 실험해보겠다는 자세로 간다면 정말 많은 것을 얻어오실 것 같아요.”

뉴스젤리의 2주간의 실리콘밸리 탐방기를 들은 후,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하여 묻자, 정병준 대표는 ‘세계 정복’이라고 답했다. 

“꿈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항상 ‘세계정복’이라고 하는데, 악당이 돼서 세계정복을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만든 기술로 세계를 정복해보고 싶어요. 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를 보면 그 안에는 정말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베이직한 기술들이 있잖아요. 이런 것처럼 저도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쓰고, 정말 많이 쓰이는 기술을 만들어보는 것이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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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젤리의 Eva와 정병준 대표

글 : Moana Song (moana.song@venturesquare.net) 인턴 박선민(sunmin2525@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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