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산업의 심장 ‘화웨이 캠퍼스’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2014 글로벌 혁신 100대 기업과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는 올해 처음으로 중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華爲)다. 화웨이는 이미 주목받는 기업 이상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발표한 혁신 기업 순위에서도 상위 TOP10에 삼성전자나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같은 기라성 같은 기업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것.

화웨이는 네트워크 통신 장비 시장에선 전 세계 점유율이 무려 15%에 달하며 500개 통신사업자에 장비를 공급, 시스코에 이어 2위다. 1987년 고작 2만 위안에 불과한 자본금으로 출발한 이 기업은 당시만 해도 중국에선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전화교환기를 자체 개발하면서 내수 시장을 장악, 급속도로 성장했다. 화웨이는 이젠 전 세계 직원 수 17만 명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얼마 전에는 화웨이코리아를 설립, 국내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기도 했다.
중국 심천에 위치한 화웨이 캠퍼스는 이런 화웨이의 심장 격인 곳이다. 51만m2에 달하는 대지에 건평도 37만m2다. 마치 구글캠퍼스를 연상케 하는 광활한 캠퍼스는 지난 2003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제 전 세계 IT 업계에 주목받는 화웨이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화웨이 캠퍼스는 워낙 넓어 버스를 이용해 투어를 해야 했다.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양쪽에 있는 대지가 모두 화웨이 캠퍼스”라는 설명이다. 이곳에는 전 세계 화웨이 직원 17만 명 중 무려 5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이곳에는 생산 공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동관이라는 도시로 이전한 상태다. 안내한 화웨이 직원에게 공장 생산 능력이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스마트폰의 경우 한 모델당 월 생산능력이 100만대 이상이라고 말한다. 참고로 화웨이의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5,200만대다. 올해는 이미 3분기까지 7,000만대를 넘겨 2014년 추정 판매량은 8,00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화웨이 캠퍼스는 2,000명이 근무하는 전략 마케팅에서 소프트웨어나 IT 비즈니스 센터 역할을 하는 정보중심, 물류와 교육, 전시, 기숙사 등 모두 12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건물 전체가 서버로 가득한 곳도 있다. 아파트 단지처럼 펼쳐진 기숙사에는 화웨이 직원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수영장이나 은행, 편의점은 물론 심지어 병원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마치 화웨이만을 위한 작은 도시를 연상케 한다.
12개 구역 가운데 하나인 교육중심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 2003년 설립된 곳으로 화웨이가 운영하고 있는 자체 교육 센터, 말하자면 화웨이 내 대학 같은 역할을 한다. 교실 수는 2,000개이고 강사도 1,000명, 이곳에서 열리는 수업만 해도 1,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실제 교육을 위한 모든 실습 장비까지 구비하고 있다. 이곳을 안내한 화웨이 직원은 자신도 신입사원 교육을 이곳에서 2개월 동안 받았다고 설명한다. 화웨이 직원이라면 이곳은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신입사원은 1주에서 2개월까지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진급 교육도 이곳에서 통과를 해야 가능하다.

테스트중심은 화웨이가 품질에 대해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나타내는 곳이다. 이곳은 R&D센터가 개발한 제품을 양산하기 전에 최종 테스트를 하는 곳이다. 화웨이는 심천 외에도 상하이에 이런 테스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연구개발중심이다. 이곳은 중요성을 말해주듯 드넓은 화웨이캠퍼스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빌딩에 자리 잡고 있다. 그 뿐 아니다. 화웨이캠퍼스에 근무하는 직원 5만 명 중 무려 2만 5,000명이 이곳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실제로 화웨이는 R&D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기업이다. 화웨이는 중국 전역에 R&D센터, 연구개발중심만 5개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까지 합치면 하웨이가 보유한 R&D센터 수는 16개에 달한다. 얼마 전에는 국내에도 R&D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 세계 직원 중 7만 명이 R&D 업무를 한다는 점만 봐도 화웨이가 기술 혁신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화웨이 캠퍼스는 앞서 설명했듯 마치 구글 캠퍼스를 연상케 한다. 곳곳에 가득한 녹지는 이곳을 한껏 여유로운 공간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화웨이는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꿈의 직장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고 한다. 캠퍼스를 안내한 직원에게 연봉 수준을 물으니 일반 직장보다 2∼3배 정도는 된다는 설명이다.

캠퍼스 곳곳에는 녹지 뿐 아니라 구역마다 직원 식당도 자리 잡고 있다. 혹시 구글 캠퍼스처럼 밥도 공짜 아닐까 싶어 물으니 직원용 카드를 꺼내든다. 카드 하나만 있으면 식당이나 편의점 등 캠퍼스 내에 있는 어떤 것이나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공짜는 아닌 셈이다. 무료는 아니지만 간편하게 캠퍼스 내에서 카드 한 장으로 모든 걸 결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캠퍼스 내 구역이 워낙 넓다 보니 안에선 셔틀버스가 수시로 구역을 오간다. 버스 노선처럼 구역을 오가는 버스는 봉고차 정도 크기로 구역별 표기와 이동 구역 등을 표시하고 캠퍼스 내 이동수단 역할을 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는 전 세계에서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는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전시중심이라는 별도 구역도 있다. 이곳에는 매일처럼 해외 바이어를 비롯한 화웨이 제품의 구매자나 미래 고객이 방문한다. 전시중심에는 네트워크와 서버, 스마트폰을 비롯한 컨슈머 제품 등 화웨이의 모든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방문객은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단순한 제품을 넘어 화웨이의 조직 구성이나 미래 비전 등을 이곳에서 엿볼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선 화웨이를 스마트폰 업체 정도로 아는 곳도 많다. 하지만 화웨이는 서두에 설명했듯 전 세계 네트워크 업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화웨이의 전략은 5년 전만 해도 대형 장비 중심이던 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장비 위주에서 호환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로의 이행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화웨이 측 관계자는 지금은 통신사업자가 가장 돈이 된다는 생각에 하드웨어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얼마 전 KT 통신망 계약을 한 현대자동차의 아슬란처럼 통신사업자가 돈을 버는 건 사물인터넷이나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을 통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화웨이는 이를 위해 클라우드 중심 서비스를 중점 개발하고 있으며 자사의 풍부한 R&D 인력을 활용, 단순한 개발 뿐 아니라 아프리카 같은 곳에는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등 기술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화웨이캠퍼스를 둘러보면 규모 면에서 오는 압도감 이상을 느끼게 된다. 전시중심 한켠에는 화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로 벽을 가득 채운 ‘특허의 벽’을 볼 수 있다. 화웨이는 중국 내에서 4만개, 해외에서 2만개 정도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4G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 보유 건수를 갖고 있다는 설명. 신청 건수의 경우 세계 1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화웨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싼값’으로 치부되던 시대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또 다른 인상적인 건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풍부한 시장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전시중심에서 네트워크와 서버 장비 쪽을 보다 보니 올해 뉴욕 증시에 상장에 눈길을 끌었던 알리바바에 들어간 것과 똑같은 서버가 보인다. 화웨이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이 장비를 대여해서 사용하는 데에만 연간 10억 위안을 지불한다고 한다. 폭발적인 중국이라는 거대 내수 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화웨이의 화수분이 되어주고 있다.

화웨이가 생산하는 제품은 앞서 설명했듯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텔레프레즌스, 사물인터넷의 핵심 격인 개인 단말, 심지어 도시 관리 시스템이나 무전 등 다방면에 펼쳐져 있다. 이들 시장은 시스코나 모토로라, IBM, 폰의 경우 삼성전자나 애플까지 다양한 경쟁자를 두고 있다. 화웨이캠퍼스는 이런 화웨이의 현재 위상과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용오름처럼 솟아오르는 중국 IT 기업의 심장이 이곳에 있다. 

글: LSWCAP
원문: http://lswcap.com/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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