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대한 페이스북의 공세(검색 광고 시장 vs. 브랜드 광고 시장)

 

페이스북 동영상 하루 10억 회

페이스북의 유튜브 공세가 심상치 않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동영상이 부쩍 늘었다. 여기서 동영상이라 함은 링크 형식의 유튜브 동영상이 아니라 페이스북 플랫폼에 올라온 동영상을 말한다. 페이스북 앱에서 아래로 뉴스피드를 내리다 보면 소리는 나오지 않지만 동영상이 스스로 작동한다. 자동 플레이(Auto-Play)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자동 플레이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편법을 통해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의 플레이 수를 크게 끌어 올리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자동 플레이 기능 덕분인지는 몰라도 동영상에 대한 좋아요, 댓글, 친구 호출 등 이용자 참여율은 사진, 링크, 텍스트 포스트 등 여느 다른 형식보다 높다.

2014년 9월 7일 페이스북은 동영상 시청(view)이 매일 10억 회에 이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중 65%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니다. re/code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유튜브의 동영상보다 페이스북에 직접 올라온 동영상이 이용자의 뉴스피드에 더 많이, 더 자주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했다. 페이스북이 동영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광고시장의 재편을 둘러싸고 유튜브와의 한판 승부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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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고마움을 전하세요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이 주요 형식으로 떠오르게 만든 첫 번째 사건은 2014년 7월, 8월 진행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다. 2014년 여름 전 세계를 강타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속성은 동영상과 SNS의 결합을 요구한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이후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방식보다 바로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는 것이 이용자에게 편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관련 해시태크(#icebucketchallenge)를 살펴보면 유튜브 동영상을 페이스북 동영상이 숫적으로 앞도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이용자에게 페이스북에 직접 동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는 행위의 즐거움을 가르친 두 번째 일은 2014년 11월초에 시작한 ‘고마움을 전하세요(Say Thanks)‘ 기능이다. 페이스북 이용행위와 친구관계를 기반으로 30초 길이의 동영상을 자동으로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이다. 페이스북 동영상에 대한 이용자의 친밀감을 높이는 탁월한 기획이다.

유튜브가 이용자 제작 동영상(UGC/UCC)에서 전문 채널(MCN)로 플랫폼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동안,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친구와 동영상을 쉽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플랫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페이스북 영상에 몰려드는 전문가와 기업

유튜브에게 진정한 위협은, 이용자가 동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유튜브보다 페이스북을 선호하는데 있지 않다. 유튜브 MCN 또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기업이 페이스북에 직접 동영상을 올리는 현상이 오히려 유튜브에게는 작지 않은 도전이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버즈피드 모션 픽쳐스(Buzzfeed Motion Pictures)는 페이스북에 영상을 직접 올리며 페이스북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버즈피드는 특히 네이티브 광고 형식으로 제작한 영상은 페이스북에 직접 올리고 있다. Adweek의 보도에 따르면, 맥도널드, 버드와이저, 비용세 등이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방식에서 페이스북에 직접 영상을 올리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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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베이커스(SocialBakers)는 약 2만 개에 이르는 페이스북 팬페이지 운영자들이 동영상 플랫폼을 유튜브에서 페이스북으로 이동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심각한 위기의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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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알고리즘과 수익모델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팬페이지를 운영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할 수록 팬페이지 포스트의 자연 도달율(organic reach)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제한된 이용자의 담벼락을 기업 포스트로 도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11월 7일 공개 질의응답 행사에서 팬페이지의 자연 도달율이 앞으로 증가할 일은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래 동영상 15분 50초부터 자연 도달율 관련 질문과 저커버그의 대답을 확인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알고리즘 조절을 통해 팬페이지 포스트의 자연 도달율을 계속해서 억누를 계획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기업에게 던지는 그의 메시지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도달율을 높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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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톰슨(Ben Thompson)은 구글 검색광고 대비 페이스북의 광고가 가지는 높은 경쟁력을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구글이 2013년 전 세계에서 올린 광고 수익은 약 500억 달러다. 검색광고 규모가 배너광고(Display Ads.)의 그것을 앞도한다. 벤 톤슨은 검색 광고가 기업입장에서 볼 때 전체 광고 캠페인의 마지막 단계임을 주장한다. 그 시장의 크기는 500억 달러다. 그러나 이용자 또는 소비자가 마지막에 검색을 하기 위해서는 검색 대상에 대한 인지 또는 관심이 필요하다. 이용자의 인지 및 관심을 가능케 하는 것을 벤 톰슨은 브랜드 광고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는 페이스북 광고를 브랜드 광고로 분류하고 있다. 이 시장의 규모는 연간 5,000억 달러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구글보다 더 큰 시장에서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브랜드 광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전통 방송사업자 또는 언론사업자다. 이들에게 흐르는 광고 예산이 페이스북으로 흐리기 시작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동영상 정책은 브랜드 광고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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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브랜드 광고, 페이스북이 효과적이다

유튜브에서 기업이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존재한다.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처럼 유튜브 채널을 활용하여 이른바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식이 첫 번째다. 다음으로는 개별 유튜브 동영상이 시작되기 전에 영상 광고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5초 후에 이 광고를 뛰어 넘을 수 있다. 그런데 특정 기업이 동일한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광고비를 지불하고 확산시킬 경우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 페이스북의 경우 이 동영상을 “친구 아무개 외 5명이 좋아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공한다. 여기에 자동 플레이 기능까지. 유튜브 광고보다 페이스북 광고의 효과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어떤 기업은 페이스북에서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고 팬페이지를 통해 동영상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이 증가하면 페이스북은 다시 한번 알고리즘을 수정하여 동영상의 자연 도달율을 낮출 것이다.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동영상 광고비 지출을 높일 것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손해는 아니다. 유튜브 MCN 사업자가 아닌 이상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기업 메시지를 소비자가에게 효고적으로 도달시키는 수단이다. 기업이 유튜브에 채널을 열어도 자연스럽게 도달율을 높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기업 대부분은 유튜브 광고를 이용한다. 추가적으로 페이스북 팬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 페이지를 통합해서 운영하면서 효과 측면에서는 굳이 유튜브 광고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 기업입장에서 볼 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대결에서 페이스북의 완벽한 승리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튜브 MCN에게는 손해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의 성장이 기업 입장에서 볼 때 나쁜 소식은 아니다. 유튜브 대상 광고 지출을 페이스북으로 옮겨오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튜브 스타, 유튜브 MCN 사업자에게 유튜브 광고의 축소는 자신들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유튜브 광고비 중 많게는 55%를 받고 있는 유튜브 채널운영자 입장에서 볼 때 55%의 사이즈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버즈피드처럼 간접광고(PPL)과 네이티브 광고를 영상사업의 중심 수익원으로 만들어온 사업자는 쉽게 유튜브에서 페이스북으로 중심 플랫폼을 옮길 수 있지만 유튜브 광고 수입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MCN 사업자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물론 MCN의 수익 모델을 고민해야하는 숙제는 페이스북의 몫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으로 인기있는 동영상 제작자를 불러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유튜브 MCN이 페이스북에서도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페이스북이 제시할 수 있다면 유튜브가 역사의 뒤안길에 서 있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2015년, 동영상 플랫폼의 주도권을 놓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벌이는 마지막 결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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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베를린로그
원문 : http://www.editiond.co.kr/view/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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