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누구나 미디어의 중심에 설수 있다”, 토스큐 안준희 대표

이제 창업 5년차된 스타트업이 한국의 구글이라는 평을 받고 언론에 보도된 것만 수백차례나 되는 기업이 있다. 핸드스튜디오. 게임회사도 아닌데 일하다 말고 뜬금없이 전직원이 카트라이더 게임을 하고 결혼만 해도 천만원, 자녀를 출산해도 천만원을 그냥 준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연초에 안준희 대표의 페이스북에서 대표를 사임하고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는 포스팅을 보았다. 이제는 새로운 기업 매드스퀘어 대표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창립일이면서 안대표의 생일을 며칠 앞두고 그를 만났다.

우선 생일을 축하한다. 핸드스튜디오 창립일이 생일과 같은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모 대기업에서 회장님의 생일에 임원들이 부산을 떠는 모습을 보아왔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회사를 세우면서 내 생일을 설립일로 했다. 창립기념일은 쉬는 날이니 혹시 회사가 커지더라도 내 생일에 부산 떨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를 사임한 그에게 직원들은 생일맞이 비상금까지 전해주며 여전히 식지 않은 애정을 과시했다.)

핸드스튜디오는 창업 5년이 되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2010년 2월, 우리는 아이템을 정하지 않고 창업을 했다. 개발자 3명, 디자이너 1명 등 5명이 창업을 했는데 일이 없으면 기획서 알바로 밥벌이를 하겠다고 설득했다.
우리의 아이템은 신념이었다. 모두가 행복한 회사, 초기멤버의 가슴을 뜨겁게 한 유일한 깃발이었다. 수익을 내면서도 행복한 조직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지난 5년은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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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경험이 없는데 IT를 시작했다.
백그라운드 지식은 마케팅이며 경영컨설팅이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이 많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나는 그 시각으로 현상을 본다. IT 역사를 검색해봤다. 특히 한국의 역사를 보니 10년 주기의 역사반복, 즉 10년마다 IT 빅뱅이 있더라.
우리가 창업을 2010년에 했으니 10년 전을 가보자. 2000년에는 뭐가 있었나. 1인 1IP시대가 열렸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고 넘쳐나는 랜 캐이블이지만 그때는 혁신이었다. 개인 이메일 주소가 생기고, 이어 여파로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10년 후 2009년 11월,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또 빅뱅이 일어났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스마트 빅뱅이다. 이제 우리도 IT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스마트TV는 어떻게 선택했는가.
10년 후 우리가 빅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빅뱅을 만들 수 없다. 허황된 꿈을 꾸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고 나니 다른 것이 보였다. 10년 주기를 다시 살펴보니 앞의 5년은 긍정, 뒤의 5년은 부정의 에너지가 넘치더라. 이를 적용하면 2015년까지는 스마트폰이 무한 긍정으로 엄청나게 확산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스마트폰 빅뱅에 편승하자. 확산의 전도사 역할을 하자고 생각했다. 통계청 자료를 봤더니 폰 다음에 잘 팔리는 것이 티비더라. 그래서 티비를 시작했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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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있었던 것일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까.
2010년 2월 회사 홈페이지에서 스마트TV라는 말을 처음 시작했다. 다른 회사는 인터넷TV라는 말을 썼다. 2010년 3월 삼성에서 인터넷TV가 출시됐다. 우리는 IPTV와 다르다고 하면서. 그런 때다.
TV에 앱을 만드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했고 그 때문인지 창업 3개월 만에 삼성전자, 구글, 엘지 등에서 다투어 찾는 회사가 됐다.
원룸에서 5명이 시작한 회사가 48개월 동안 200개의 앱을 만들었다. 3개월에 50개를 만든 적도 있다. 앱스토어에 기본 수량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운도 좋았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지난 5년을 돌아보면 핸드스튜디오는 94%가 만족하는 회사고 입사 경쟁률은 어떤 대기업 못지않게 치열하지만 여전히 퇴사하는 직원도 있다.
지금도 목요일 오후에는 전 직원이 카트라이더 게임을 하는데 이런 문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직원도 있었다. 즐거운 회사, 행복한 회사라는 옳은 전제가 있기에 나머지도 다 옳다고 믿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절반의 실패는 어떤 부분일까.
복지나 행복의 유무는 성공과 실패에 상관이 없는 지수다. 복지를 잘하고 직원의 만족도가 높다고 성공? 긴축하여 사업에 투자한다고 성공? 개연성이 넓은 지수임에도 대중은 이분법적으로만 판단한다.
어른들은 그들이 살지 않았던 삶을 우리가 산다고 개연성이 넓음은 인정하지 않고 우리를 비판한다. 돈 좀 벌었다고 직원에게 막 쓴다고. 정색을 하며 진진하게 충고도 한다. 그렇게 사업하면 망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 막 쓰지도 않았고 아직도 망하지 않고 있다.

누적다운로드 5000, 가장 많은 TV앱을 만든 회사다. 이제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어떤 조직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제 전환이나 변화가 필요한데 핸드스튜디오의 전환시점을 2014년으로 보고 많은 시도를 했다.
나뿐 아니라 5명의 창업자 모두 같은 생각이다. 작년부터 창업자 5명은 모두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창업을 해서 나갔다.

안준희 대표는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몇줄로 설명하기 힘든 많은 의도와 전략적 판단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변화와 도약이 필요한 조직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득권자가 기득권을 내려 놓고 새로운 이들을 무대로 올리는 것’이라고 하셨던 옛 스승님의 가르침이 욕심을 이기고 바른 결단을 내리는 힘과 이유가 되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지요!)” 라고 사임의 변을 밝혔다.

지난해 핸드스튜디오는 코뉴라는 자회사를 독립시키면서 이런 식으로 회사가 계속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안 대표가 회사를 나오는 모양새가 됐다. 어찌된 일인가.
5년전 5명이 창업을 하면서 4년의 기한을 정했다. 오히려 1년이 더 연장된 셈이다. 창업 멤버 3명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나와 다른 한명이 이번에 매드스퀘어로 옮기면서야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미 회사와 직원들과는 오래 전부터 공유가 되었고 오늘을 함께 준비해왔다.

안준희대표와 매드스퀘어 직원들 (출처:안준희 대표 페이스북)
안준희대표와 매드스퀘어 직원들 (출처:안준희 대표 페이스북)

‘핸드스튜디오의 안준희인가, 안준희의 핸드스튜디오인가’라는 질문을 준비했으니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안준희와 핸드스튜디오는 각각의 인격체로 안준희가 없는 핸드스튜디오도, 핸드스튜디오가 없는 안준희도 아무 문제없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매드스퀘어는 어떤 회사인가.
동영상 큐레이션 서비스 토스큐(TOSQ)가 주력이다. 지난 5년간 스마트TV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은 교훈과 영감을 녹여 넣고 방송형 큐레이션 방식으로 기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차별화했다. 지난 16일부터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C와 모바일뿐 아니라 TV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조만간 크롬캐스트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 중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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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큐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TOSQ는 모든 사용자가 시청자이자 직접 채널의 운영자(PD)가 되는 혁신적인 TV 서비스다. 마음에 드는 채널을 시청하고, 멋진 영상을 수집하고, 세상에 하나뿐인 당신만의 채널을 만들고 방송할 수 있다. 수집한 영상을 편성하는 것만으로도 개인 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안준희의 꿈과 목표,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
핸드스튜디오를 한국의 구글,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굿 컴퍼니라는 표현이다. 좋은 회사, 선한 회사. 우리가 회사를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Here And Now is Dream. 핸드스튜디오가 일반적인 기업과 다른 대 명제다. 우리는 계속 성공하는 것만을 바라지 않았다. 나는 내일 망하더라도 오늘을 즐겁게 지내겠다는 것이 신념이다. 매드스퀘어도 같다. 지금은 TOSQ를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서비스로 만들고 싶다.

핸드스튜디오나 안준희에게 꿈에 대한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고 했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따로 목표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들은 서로가 꿈꾸고 흥미로워하는 것과 그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오늘 주어진 일을 탁월하게 해내고 한 일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 받는 것, 그것이 유일한 목표다.

김재학 kimjh@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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