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패션디자이너의 한 수, 토익시험 준비의 판을 바꾸다…빅토니 양선아 대표

기존 통용되는 제도의 개선은 비단 전문가만의 몫은 아니다. 때로는 프레임 밖에서 보는 신선한 생각이 의외로 큰 변화를 만들기도 한다. 한 패션디자이너가 보는 ‘토익시험’은 어땠을까? 현재 스타트업 빅토니를 이끌고 있는 양선아 대표의 이력과 관련지어 여기에 소개하려한다.

빅토니(Victony)는 토익체커와 아카데미체커라는 대표적인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양대표가 소개한 토익체커 앱의 특징은 타이머와 OMR 마킹기능으로 토익시험 준비를 하는 수험생이 겪는 토익시간 관리와 정답을 채점하는 불편함을 덜었다.

토익체커

직선이 아닌 곡선도로 닮은 꼴인 커리어 여정

궁금했다. 필자는 토익체커라는 서비스명과 함께 연관지어 떠올릴 법한 모든 직업이나 환경군을 생각해봤다. 하지만 양대표의 대답은 ‘삶의 또 다른 발견’이었다.

“대학 때 의상디자인을 공부했기에 패션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생각했어요.” 양대표는 디자이너라는 길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졸업과 함께 시작한 디자이너의 삶에는 이상과 현실사이 괴리감이 컸다고. 그 가운데 떠오른 생각은 쇼핑몰 운영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웹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지인의 조언을 듣게 된다. 그 후 양대표가 가진 생각의 씨앗은 남동생의 지원과 더불어, ’웹에서 앱으로’ 자연스레 확장영역을 넓히게 된다.

필자는 “결국 패션디자이너에서 패션쇼핑몰을 기획한 개발자로서의 삶을 온 것”이 아닌가 물었다. 양대표는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자신의 걸어온 길에는 말못할 사정이라는게 있을터.

양대표는 “당시 나는 디자이너로서 커리어의 비전을 내려놓았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바뀔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더이상 감정소모를 할 필요없다는 판단을 내렸던거 같아요.”라며 그때를 상기했다.

그 후 의자공장의 의자를 온라인 상에서 팔아보거나, 빙수기계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권유로 팥빙수 가게 오너 등 다양한 인생경험을 했다고 한다. 본인이 워낙 사업이라는 것에 욕심이 있어 뭘해도 정말 열심히 했지만, 결산시 그 열의만큼 흑자를 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온오프라인 고객접점’ 노하우를 쌓았기에 경험적인 자산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사업을 접었다고 고백한다.

토익체커

자신의 창의만이 아닌 시장의 니즈가 절대적

빅토니 양선아 대표는 직업전문학교에서 웹개발 4개월을 공부하고 SI 업체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했다. 필자는 토익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정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 앱창업을 하겠다고 결심을 한 뒤 인하대 앱창작터를 찾아갔어요. 그때 거기에서 앱 개발을 배우던 이지훈씨를 만났는데요, 현재 빅토니 창업 멤버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지훈씨는 인하대 4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대학교 졸업을 앞둔 때라 토익 공부하느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습니다. ‘쓸만한 토익시험 준비앱이 없다?에서 나는 ‘그래 바로 이거야, 유레카!’ 투덜대는 그의 말 한마디에 제대로 꽂혔던거죠.

그래서 양대표는 토익 공부할 때 시간을 체크하는 ‘토익 타이머’에 자동채점 기능을 더해서 ‘토익체커’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 전 디자인을 전공한 탓에 직접 토익을 공부해 본적도 없고 주변에 토익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토익 시험에는 완전 문외한이었던거죠. 지훈씨의 도움으로 토익에 대해 알아가면서 함께 고민하고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토익 시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생경한 분야라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양대표가 염두해둔 사업선택 기준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 아시다시피 저는 토익과 같은 교육용 앱 개발 서비스를 생각할만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 점은 분명 알고 있었죠. ‘사업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원하는 게 모두 답이 아니다’라는 것 말이에요. 토익 아이템 역시 시장의 니즈를 읽고 정했으니까요. 제가 그동안 지나온 길에서는 그런 생각을 잘 못했어요. 왜냐면 열심히만 하면 다되는줄 알았답니다.(웃음)

VictonyYang

토익 체커는 어떤 서비스인가

– 창업 아이템인 ‘토익 체커’는 실전모의고사문제집을 풀고 나서 답을 앱에 마킹하면 자동채점을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그 밖에도 해설보기, 해석보기, 단어장 만들기 등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토익체커는 저희 회사의 효자아이템입니다. 솔직히 아직 돈을 벌어다 주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청장상과 지원사업, 해외 연수등의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던 아이템이기 때문입니다.

Vic
<토익체커. 2013년도에 KT와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2013 앱창업배틀대회 앱융합부분에서 우수상, 실리콘밸리 데모데이 참가, 그 밖에도 중국연수프로그램, 유럽 진출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부사업에 선정돼 초기 창업자로써 해외시장에 대해 안목과 시장조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다>

“하지만 토익체커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보니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B2B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현재는 학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채점 어플리케이션인 ‘ 아카데미체커’ 개발과 홍보에 전념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양대표는 말했다.

사업계획서 작성을 제대로 배우다

– 처음에 제가 정부사업에 참여했던 것은 ‘앱 창업 전문코스’ 였습니다. 그 사업은 현재 없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요.

세 단계로 나누어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점수를 얻어 단계별로 지원금을 받는 형식이었습니다. 현재의 스마트벤처창업학교와 유사한 모델입니다. 그때 제 담당 멘토이신 정익구 멘토를 만나서 사업계획서도 다듬고 제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업계획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제 사업계획서의 빈틈을 메꿀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단계별 발표심사를 앞두고는 일주일 내내 밖에도 안 나가고 책상에서 밥을 먹으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정도로 열심히 했었습니다. 고 3때도 그렇게 공부안했는데 말이죠. (웃음)

KIC 스타트 매스챌린지 프렙 프로그램(Start Mass Challenge Prep Program)에서

현재 팀원의 구성은

– 저희 팀은 3명으로 구성돼있어요. 대표인 저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직업전문학교를 통해 프로그램 개발을 학습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로 일한 경력도 있었고요. 앞서 말했듯이 앱 창업을 위해서 앱 개발을 따로 배우기도 했답니다. 현재는 빅토니의 전반적인 디자인과 iOS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창업멤버인 이지훈씨는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개발이 가능한 기획자입니다. 기획뿐만 아니라 영상촬영과 편집에도 재능이 있어서 저희 팀의 시연영상 등 홍보영상제작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상훈씨는 안드로이드 개발자인데요, 호텔경영학을 배워서 그런지 경영과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개발자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이 막힐 때마다 꿀 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죠.(웃음)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 스타트업에게, 혹은 사업을 하는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일이겠지만. 가장 어려운 점을 꼽는다면 자금운용과 사람관리가 아닌가 싶어요.

IT분야 같은 경우 시제품을 만들고 시장 반응을 확인을 하면서 업데이트를 진행하는데요. 이 과정 속에서 사업 아이템에 대한 검증도 하고 사업 방향을 잡아갑니다. 시장에 아이템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수익이 나기 전까지 회사가 운영자금이 많이 필요하게 됩니다. 저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아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사업과 지원사업을 통해 좋은 아이템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창업 멤버였던 개발자가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 친구가 좋은 개발자를 추천해줘서 결국 무리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홍콩 인터내셔널 ICT 엑스포 2015

이번에 홍콩 인터내셔널 ICT 엑스포 2015에 간다고 들었는데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홍콩전시회는 ‘글로벌 창업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었던 회사를 후속지원하기 위해 올해 새로 생긴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입니다. 홍콩에서는 매년 홍콩 인터내셔널 ICT 엑스포(Hong Kong International ICT Expo)를 개최하는데요. 전세계에서 2,000여개의 회사가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있는 행사입니다. 해외에서는 실리콘밸리 ‘2013 데모데이와 프랑스 ’2014 LEWEB’에 참가한 경험은 있지만 해외 전시회에 서 단독 부스로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많이 설레는 편입니다.

그 곳에서 저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 수출을 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교나 아카데미에 맞게 커스텀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해외바이어를 만나고 돌아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홍콩 주최측을 통해 홍콩의 한 매거진쪽에서 인터뷰기사를 싣고 싶다고 요청이 들어와서 인터뷰도 할 계획입니다. 홍콩에 가서 한국의 스타트업으로서 열심히 홍보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앞으로 사업비전은 혹은 계획

– 저희 빅토니 팀은 현재 ‘아카데미체커’ 아이템 개발과 홍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원연합회에서 실시하는 학원강사연수에서 홍보하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지방도 직접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올해 발로 뛰는 영업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카데미체커가 시장에 안착이 되도록해 자체 수익모델로 성공시키는게 사업목표입니다.

Victony1

인터뷰를 마치면서 스타트업 대표인 자신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는지 물었다.

“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완수하자. 절대 물러서지마라. 내가 지금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라면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 자신을 이끌어준 주변 사람들에게 진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선 한결같은 지원을 해주는 부모님과 사업전략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준 미래부 이석준 차관 그리고 김종성 KIC 워싱턴디시 센터장을 언급했다.

스타트업 빅토니는 지난 달 미래부에서 주최한 세계적인 벤처육성 프로그램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매스챌린지(Mass Challenge) 본선 진출에 도전하기 위해 3주간 사전 훈련프로그램(Start Mass Challenge Prep Program)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막연한 미국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인 각도에서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필자는 양선아 대표가 갖는 생각과 경험이 곧 매스챌린지 그 이상의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기를, 더욱더 견고한 날실과 씨실로 끊임없이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사업가와 디자이너, 선택은 달라도 그 또한 하나의 멋진 인생 디자인이니까.

이 기사는 창업진흥원과 함께하는 글로벌 창업 활성화를 위한 기획입니다. Moana Song moana.song@venturesquare.net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