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31] 도서관, 영화관 자주 가는 이들을 위한 장소 기반 자동 무음 서비스 ‘뮤틀리’

구자형 대표는 지난 15년간 국내 대표 전자회사에서 모바일 위치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피처폰 시대에는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도맡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상황은 달라진다. 제 3자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자가 취사선택하는 플랫폼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그는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데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갖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는 작년 말 ‘로플랫(loplat)’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대학교 내 창업지원센터 사무실을 찾았다.

로플랫(loplat)의 멤버들. 왼쪽부터 이상근 디자이너(27), 김현수 전략이사(42), 구자형 대표(41).

Q. 어떻게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나.

■ 왜 위치 기반 서비스는 대중화되지 않을까?

이 분야에서 위치 기반 서비스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단골메뉴’이다. 그러나 많은 시도가 있었음에도 실제로 이를 활용한 서비스는 거의 없다. 소수의 사용자만 쓸 뿐이지 대중적인 서비스라고 할 것이 없었다. ‘왜 이런 서비스가 대중적으로 쓰이지 못할까?’ 고민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사용자가 무언가를 설정해서 사용하는 걸 어려워한다.’라는 거였다. 그래서 복잡한 설정 과정을 생략한 서비스를 생각하던 찰나에 휴대폰 무음 설정 시 장소를 자동으로 학습하게 하는 서비스를 떠올리게 되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벨소리 모드였다가 도서관이나 영화관에 입장하면 무음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것이다.

mute.ly

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장소 기반 자동 무음 서비스

뮤틀리(Mute.ly)‘는 장소 기반 자동 무음 서비스이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휴대폰이 무음으로 바뀌고 그 장소에서 나오면 자동으로 무음 해제가 된다. 이 시간에 집중하고 싶은 것 이외의 것들을 음소거해드리겠다는 것이다. GPS, 와이파이가 꺼져있어도 작동하며, 전력 소모도 거의 없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시간을 상황과 장소에 맞게 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작년 9월 장소 인식 엔진을 개발하고 올해 2월에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Q. 베타 버전이니 갈 길이 멀다.

■ UX디자인 개선, 사용자 피드백 반영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 과정

휴대폰 무음 변경에 대한 사용자 조사 자료를 접한 후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30% 이상이 유효한 타겟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현장 조사를 해보니 그보다 유효 사용자가 적더라.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고 나서 알람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졌다. 사람들은 대개 카카오톡만 무음 설정을 해놓는 게 아니라 아예 휴대폰 자체를 무음으로 전환해놓는다. 한편,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욕구가 있고 꼭 필요한 연락이 있기 마련이라서 요즘 사람들은 휴대폰만 계속 쳐다보는 경향이 있다.

mutely_ba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앱 개발 초기에는 지금과 같은 간단하고 간편한 서비스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장소 무음, 자동차 안 무음 기능 등을 다 넣으려고 하다 보니 화면도 복잡했다. 작년 말 이상근 디자이너가 팀에 합류하고 나서 이런 기능을 거의 다 뒤편으로 보낸 후 자주 쓰는 카테고리별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대신 메인 화면에는 무음 모드를 켜고 끄는 버튼 하나만 남겼다.

장소 기반 서비스를 생각한 데에는 대다수 사람이 반복적인 동선을 그린다는 배경이 있다. 공간 경험에는 공간에 들어가는 시점, 머무는 시점, 그리고 나오는 시점 이렇게 3가지 시점이 있다. 기존의 위치 기반 서비스가 절대 좌표를 지향했다면, 뮤틀리는 사람들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 단위를 통해 자주 쓰는 카테고리를 두어서 각자의 패턴에 맞게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비스를 커뮤니케이션 맥락에서 풀어나가야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단순히 휴대폰 벨소리를 차단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각 장소에서 사용자가 집중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한편, 영화관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분석하면서 의미 있는 정보를 얻기도 하였다. 영화 볼 때는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해놓는 게 아니라 전원을 꺼야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휴대폰 화면 불빛이 새어 나온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그래서 화면 밝기도 조절되는 기능을 정식 서비스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사용자들이 매너나 에티켓에는 전혀 움직이지 않더라는 점이었다. 실제 사용자들은 매너를 지키려고 앱을 내려받는 게 아니라, 자동으로 알아서 해주는 유용성에 가치를 두더라. 그래서 매너와 에티켓에 관련된 브랜딩은 하지 않는 거로 수정하였다.

Q.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 장소 기반 엔진 판매

우선으로는 앱 안에서 로컬 광고 모델을 생각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장소 기반 엔진을 판매하는 B2B 서비스 상품이다. 예를 들면 기업이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 때 사용할 엔진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엔진의 경우 층간 구분이 가능하며 블루투스나 사운드 비콘과 같은 별도의 추가 장비 설치 없이 기존 와이파이 인프라를 활용하여 장소를 인식할 수 있다. 뮤틀리는 이 엔진을 잘 쓰게끔 하는 선발대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위도, 경도가 아니라 공간 단위로 장소를 구분할 줄 아는 엔진을 통해서 사용자가 더욱 더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게끔 도울 것이다. 우리는 ‘위치’라는 컨텍스트를 다양한 서비스들이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인에이블러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현재 베타 버전을 운영 중인데, 다음 달에는 정식 1.0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식 버전에는 카테고리화된 공간과 그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기초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사용자의 위도와 경도 좌표를 수집하는 위치서비스 사업자 신고가 2달간의 등록 과정을 거쳐 최근 신고되었기 때문에 다음 버전에서는 다른 위치 기반 서비스와 같은 단계로 나아갈 예정이다.

초기 투자 유치 진행도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조만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들어가며 사무실 공간도 지원받을 예정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구하고 있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는 ‘형용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달성하고, 돈을 벌고, 구매하는 것보다 내가 언제 어떤 이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더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는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할지라도 그 느낌, 그런 인식 자체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로플랫의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와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찾고 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언제든 연락 달라.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글: 안경은
원문: http://www.venturesquare.net/585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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