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타트업기관 #2] 영국의 액셀러레이터와 사회적기업

영국 스타트업 기관 시리즈는 한,영 창조 사회적 기업네트워크 프로그램에 선정된 팀들이 영국 런던의 스타트업 기관을 방문하고 느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1,2편은 이들의 5박 6일 간의 여정과 방문기관을 모두 담았습니다.

Day-3

런던에서 맞는 세 번째 아침.  TV를 틀자 런던 지하철 파업 뉴스가 들렸다. 당일 저녁 6시 부터 다음날 하루 종일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다는 소식이였다.  우연찮게 이 날 우리의 이동 수단은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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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신없고 땀나는 출근길이 지하철 파업의 전조인 줄 알았건만, 런던 출근길은 항상 이렇다 한다. 2호선 못지 않은 지옥철… 도로 위 자전거 출근행렬을 자주 마주친 이유가 있었다.  출근길 미어터지는 인파를  뚫고 도착한 곳은  테크시티에 위치한 액셀러레이터 웨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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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웨이라(Wayra)

웨이라는 남미의 텔레포니카라는 통신회사가 만든 액셀러레이터로 전세계 12곳에서 스타트업을 보육하고 있다. 웨이라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기업과 일반 테크스타트업을 구분해 지원한다는 점이다.  지원은 따로 하지만 보육 프로그램은 또 같이 진행한다는 것도 독특했다. 정부 지원금이 50% 포함된 웨이라 언리미티드 (Wayra UnLtd)는 사회적기업에 투자를 하는데 지난 3년 동안 정부의 지원을 받았고 현재 지원금은 모두 소진한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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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라 소개를 담당했던 스튜어트는 프로그램 지원시 주의할 점으로 자신이 부족하다는 말을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보통 스타트업들이 ‘제가 이런 점에서는 부족하지만 또는 이쪽에는 지식이 없지만…’으로 자기 소개를 시작한다” 며”자신감이 없으면 절대 선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년에 한번 9월에 지원서를 받는다고 하니 관심 있는 스타트업은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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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라의 보육 스타트업인 위팜(wefarm)의 소개가 이어졌다. 위팜은 2010년 설립된 사회적 기업으로 인터넷이 없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모바일 SMS를 통해 지식을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위팜은 2014년 구글 임팩트 첼린지 우승자이기도 하다.

웨이라에서 나와  홍콩 출신 아티스트 Yanki lee와 함께 Golden lane estate 란 곳을 투어했다. 골든레인은 지역 의회의 임대주택으로 이곳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폭탄 투하로  패허가 된 공간을 재건설  한 곳이다. 지역커뮤니티를 개선하기 위해서 실행된 public engagement project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역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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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일의 교육 스타트업 지원 기관  애드스페이스(Edspace)

짧은 투어를 마치고 교육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애드스페이스를 만나러 지역의 커뮤니티 컬리지로 향했다. 이 곳은 아프리카 지역의 원어민을 고용해 영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라(Tella)의 진유하 대표가 개인적으로 방문 하기로 한 기관이여서 따라 나섰다.

해크니 커뮤니티 컬리지(Hackney community college) 안에 위치한 애드스페이스는 스타트업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이들의 서비스를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테스트배드의 역할도 한다. 유저 피드백이 가장 중요한 스타트업들에게는 다양한 대상을 테스트하고 빠르게 반응을 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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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스페이스 매니저 브랜든에게 텔라 소개 하는 진유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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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지에듀케이션

이머지 에듀케이션(Emerge Education) 이라는 액셀러레이터도 함께 만났다. 애드스페이스가 공간제공을,이머지가 투자와 지원을 맡아 서로 협력한다. 애드스페이스에는  현재 11개의 스타트업이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스타트업이 입주 예정이라 한다. 이들은 아시아 교육기관에도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에듀

이 날은 일정이 평소보다 일찍 끝나 자유시간이 주어졌지만 지하철 파업으로 이동의 어려움을 겪었다. 런던의 교통 지옥을 맛보았다고나 할가…

Day-4

탐방 4일째. 이 날은 지역 커뮤티니를 위한 여러 사회적기업들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꽉찼다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 기업, 리비티 (Livity)

리비티(Livity)는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마케팅 에이전시다. 이들은 정부기관은 물론 민간 기관들과도 프로젝트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데 사회적 기업의 성격도 띄고 있다. 영국복권기금(Big Lottery Fund)과 함께 청소년들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Somewhereto라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으며 영국 최대 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와 함께하는 라이프스킬(Life skills)이란 프로젝트는 비디오 콘텐츠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리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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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이 가진 어려움 중 하나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사업적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리비티는 이 두 미션을 잘해내고 있는 기업이었다. 이들은 상업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동시에 자신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수치화하는 작업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동하는 차안에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두번째 방문 기관 콕핏 아트로 향했다.

아티스트를 위한 공간 콕핏 아트 (Cockpit arts)

콕핏아트는 아티스트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이들이 만든 예술품들을 사업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콕핏의  코칭팀이 디자이너들이 제품을 사업화 할 수 있도록 코칭, 멘토링 해준다. 내부에 사업부분을 도와줄 3명의 전문경영진이 있다고 한다. 디자이너를 위한 인큐베이팅도 하는데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었다.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7년 이상된 기업은 엑싯(Exit)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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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작업하고 싶어하는데 콕핏이 바로 아티스티들이 원하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장소 부스트랩(Bootstrap)

다음 방문지는 저렴한 비용에 공간을 빌려주고 스타트업도 지원해 주는 34년된 로컬 커뮤니티 부스트랩. 이 곳에 입주한 기업과 지역 청년들 일자리 매칭도 해주고 몇몇 사회적 기업을 선정해 완전 무료로 공간을 지원한다. 영국의 청년 실업이 늘어나면서 이런 지역커뮤니티가 가진 역할이 커지는 듯 했다.

런던에 도착하고 가장 햇살이 좋았던  날. 부스트랩 루프탑에서 모두 간만에 제대로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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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정인 언씬 투어(Unseen Tour) 를 하기 위해 우리 숙소 근처인 쇼디치 지역으로 이동했다. 전문 투어가이드로 부터 영국의 아티스트와 힙스터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 쇼디치 지역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과거 가난한 빈민가를 상징하던 쇼디치 지역은 지금은 영국의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몰리는 곳으로 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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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일정은 캠퍼스런던에서 열리는 세미나와 멘토링 행사였다. 선택적 방문이라 참가를 원했던 앤벗과 플레이플래닛 두 팀과 함께 캠퍼스 지하 까페 에서 열린 구글러 멘토링 세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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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부터 시작되는 저녁 멘토링 세션은 분기에 한 번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고 한다.  이 날은 미리 세션에 등록하지 않았음에도 지하철 파업으로 많은 사람이 결석해 우리도 운좋게 멘토링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핫도그와 음료,술이 무료로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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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 분야는 세일스, 마케팅, 데이터분석,웹개발으로 이 중 한 분야를 고르면 관련 멘토와 30 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일 년에 약 200명의 구글러들이 스타트업들을 위해 분야별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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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런던 프로그램 기획자들

이 곳 프로그램 매니저와 스타트업에 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얼마 전 ‘캠퍼스 교환’ 프로그램으로 방문한 사운들리가 매우 인상적이였다는 말을 전했다.

Day-5

탐방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마지막 날은 오전부터 오후 4시까지 개인 일정으로 진행됐다. 탐방 중 인연이 닿아 새로운 기관들을 소개 받아 방문한 팀도 있었고, 미리 한국에서 특정 기관과 일정을 잡고 온 팀들도 있었다. 나 역시 이번 투어에서는 접하지 못한 못한 영국의 핀테크 문화를 보기 위해 영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한 곳을 만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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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호텔에 모여 서로 오전 방문한 기관을 공유하고 탐방 동안 느낌점을 나눈 뒤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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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일의 일정이 끝났다.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평가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였지만 이들의 창업열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특히 영국 테크시티의 성공 뒤에는 든든한 정부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비슷한 방식으로 창업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바가 많았다.

그리고 이러한 창업 열풍이 런던 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테크 관련 기업이 포스팅한 일자리가 2014년에만 백만건이 넘어 창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도 크다고.

우리나라도  전국 17개의 창조경제센터를 통해 창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미국,영국 등 해외 케이스들을  많이 보고 배우는 과정에서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지금도 정부 또는 민간기업이 국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스타트업 지원이 계속되길 바라며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도 나오길 기대해 본다.

주승호 choos3@venturesqa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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