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잡설] 테슬라의 경쟁력 기가팩토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2016년 7월 31일 이슈를 몰고다니는 엘론머스크는 기가 팩토리를 발표했습니다. 행사장에 생수통 달랑 2개에 직접 발표를 한 그는,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멋진 언팩행사도 없었지만 전달하는 내용은 혁신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상=테슬라 기가팩토리1 발표회(한글자막)

기가 팩토리의 의미는 간단히 테슬라 모델3의 엄청난 인기에 맞는 생산설비를 갖춘 기업이라는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들어보면 그렇게 간단한 내용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기가팩토리는 한국의 현대나 기아자동차의 공장에 비하면 여전히 생산규모는 초라할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미 연간 65만대의 완성차가 생산이 가능한데, 테슬라는 2015년 5만대의 전기차를 팔았습니다.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수치죠.
완성차를 제작하는 현대 아산공장과 비교하면 아래 정도의 수치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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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타입의 완성차와 하나의 완성 부품인 배터리라는 차이는 있지만,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테슬라가 이제 현대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정도의 생산시설과 고용을 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해당 사업으로 인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1. 배터리 가격의 하락과 전기자동차의 가격하락

먼저 배터리가격은 30%정도 하락할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가격의 40%가 배터리 가격임을 감안하면, 전기자동차의 총 가격중 12%가 하락할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터리를 외부로 팔겠다는 계획을 한만큼 이는 테슬라의 자동차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테슬라가 전기자동차의 특허를 무료로 풀었던 것처럼, 모든 전기자동차의 가격하락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테슬라가 만든 전기차 보조금이 되겠네요. 차량 1대 가격을 4,000만원으로 환산시 약 5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겁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2. 공장의 제품화 4차산업혁명

테슬라의 경쟁력 중 하나는 단순히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내부개발위주의 적기공급생간이 가능한 공급자를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존의 하청위주의 OEM사업자 구조가 아닌 소프트웨어나 전자제품과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어서 높은 조직 유연성을 가지고 있으며, 공장 자체도 3차원 구조로 제품화를 시도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사진=테슬라모터스의 마이클포터의 가치사슬
사진=테슬라모터스의 마이클포터의 가치사슬

현대 자동차의 경우에도 내장제를 제외한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있다고는 하지만, 테슬라가 기존 자동차생산업체와 다른점은 컨베이어벨트를 제거한 소프트웨어능력이 극대화된 로봇 생산방식이라고 합니다. 직원을 네바다주와의 계약에 의하여 6500명이나 고용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대자동차와 같은 수준의 노동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장의 제품화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그 이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이번 발표회의 그림과 발표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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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계를 한 회사에서 사오고 저 기계는 다른 회사에서 사오고 하지만 이러한 관점을 제품 설계에 도입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게 됩니다. 마치 모델S를 만들 때 다른 여러 차량의 부품을 가져와서 다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는 말도 안되죠. 그러니까 범퍼는 혼다에서 가져오고, 스티어링은 이곳에서, 모터는 다른데서 가져오고 이렇게 되면 마치 프랑켄슈타인 같아질겁니다. 자동차는 통합된 제품으로 밑바닥 부터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기가 팩토리를 만들때 적용한 방식이구요.

공장의 밀집도를 높이고, 유용한것과 그렇지 않은것의 비율을 알아내어 배치하여 물리학적으로 재설계하였다. 5배에서 10배정도의 생산성향상을 기대합니다.

위의 말은 결국, 수직 계열화와 공장 전체의 공학적 재설계를 의미합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때 처럼 공학적 기법들을 사용한 최적화를 했겠죠. 다시 말하면, 사람의 개입 최소화를 통한 공장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수직계열화”를 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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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자동차가 많은 기업들의 하청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생각하면 이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다. 전기자동차의 40%가격이나 하는 배터리를 가장 먼저 시작한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겁니다. 다음은 엔진일수도 있을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저 장표처럼 원자재만 넣으면 자동차가 나오는 일이 일어날겁니다.
어쩐지 메트릭스의 배경이기도 했던 제로원이라는 도시가 떠올랐습니다. 제로원은 중동의 사막지역에 만든 기계들의 독립국가로서 값싸고 품질 좋은 공산품을 인간사회에 공급하여 세계 경제와 사회에 큰영향을 끼칩니다. 해당 도시는 원자재 수입 정도를 제외하고는 부가 유출되지 않는 세계 경제의 블랙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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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는 로봇 러타이트 운동이니 뭐니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로 가지만, 메트릭스 제로원이라는 도시가 가졌던 경제적, 사회적 파급력은 기가팩토리를 비롯한 거대 공장제품이 가질 수 있는 시나리오일것입니다.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만드는건 또 다른 얘기죠. 우리의미래는 아톰이 될지 메트릭스가 될지는 차차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3. 스스로 돈벌어오는 자동차, 포켓몬도 잡아 줄 것

테슬라는 차종의 확장 계획, 그리고 자율주행차와 함께 카셰어링과의 결합을 통해 스스로 돈을 벌어오는 차의 기능도 쓸 수 있을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현재 테슬라의 보유기술이라면 사실 이미 거의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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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제조업 뿐만 아니라 운송업, 특히 택시 산업을 송두리째 들어 엎을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로 일어나는 일은 10년이내로 보입니다. 어마무시한 일이죠.  농담으로 포켓몬도 대신 잡아줄 것이라고 하네요.
제가 전기 자동차에 대해 주장하던 바 중 하나가, 전기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모든 운송제조,인프라 산업을 뒤흔들 것이라고 했던 부분과 일치합니다.

사진=자동차 시장의 생태계 변화
사진=자동차 시장의 생태계 변화

4. 향후 10년후 바뀔 시대

이 모든 일들은 10년 이내에 벌어질겁니다. 자동차가 라이프사이클이 비교적 길기에 안심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변화의 범위가 너무 커서 우리 사회에는 많은것이 바뀌게 될 것 같습니다. 20세기는 자동차의 시대였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이러한 변화된 시대에 한국의 기업들은 부디 잘 살아남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현재의 현대 상황을 보면 무척 안타깝습니다. 경영진이나 노동자들이나 변화를 읽고 있지 못하는것 같으니까요. 과연 지금이라도 전기자동차에 올인을 하는 기업으로 변신한다고 한들, 현재의 기업 체질을 가지고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과 경쟁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잘나갈때도 위기감을 갖고 있는 삼성걱정은 안해도 현대걱정은 좀 하게 되네요. 제2의 조선업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빕니다. 지금 유리하고 능력을 갖췄을 때 채찍질이 필요합니다.

ps. 2016년 5월에 제가 조사했던 테슬라모터스의 경쟁력에 관한 부분의 리포트도 참고해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자동차업계의 소프트 혁신기업 테슬라모터스
자동차업계의 소프트 혁신기업 테슬라모터스

글: 숲속얘기[양병석]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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