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패러다임 전환 ‘벤처연합’-옐로모바일 vs 500V

작은 기업들이 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 높아진 가치로 투자유치와 자본시장 진입을 추진한다. 아직 갑론을박 말이 많지만 최근 대한민국 기업생태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벤처연합은 기업의 기본적인 사업 패러다임이다.

이들은 피인수 기업의 지분을 인수기업의 지분과 교환하는 형태인 주식스왑(stock swap) 방식을 통해 성장한다. 기업가치에 따라 주식 교환비율은 다르다. 많은 수의 기업이 인수될수록 벤처연합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인수기업의 주식가치가 높아지고 결국 상장을 하게 되면 이미 한 몸인 피인수 기업의 가치도 상승하는 셈. 인수합병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피인수 기업의 경영권은 유지된다. 수직이 아닌 수평 연합이다.

벤처연합과 결이 다르지만 해외에는 인수∙합병(M&A)을 기반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식이 이미 보편화 돼 있다. 30년간 5천개 이상의 회사를 M&A하겠다는 소프트뱅크나 전 세계 광고 시장을 M&A로 통일한 세계 최대 광고 업체 WPP, 스타트업을 연합해 매출을 두 배로 이끌어 내고 있는 네덜란드의 브레인포트 하이테크 캠퍼스 등의 생존방식은 기본적으로 ‘연합’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한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사들과 상하관계가 아닌 파트너로의 관계를 유지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수평적 구조의 벤처연합은 연합한 기업들과의 상생을 전제로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론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벤처연합 기업 옐로모바일(대표 이상혁)과 500V(오백볼트, 대표 김충범)를 비교해봤다.

 출처=다트전자공시 2016. 7월 기준
출처=다트전자공시 (2016. 7월 기준)
사진=창조경제혁신페스티벌 강연중인 500V 김충범 대표. 출처=500V
사진=창조경제혁신페스티벌에서 강연중인 500V 김충범 대표. 출처=500V

I. 현황

① 옐로모바일

Asia No. 1 Mobile Media Group

옐로모바일은 사용자에게 모바일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쇼핑, 여행, O2O 등 다양한 분야의 약 90개 기업을 인수했다. 피키캐스트, 쿠차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시장에서 주목 받았다.

옐로모바일에 따르면 이를 토대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진출을 꾀하고 있다. M&A를 통해 빠르게 몸집을 불려온 옐로모바일은 최근 ‘옐로모바일 2.0’시대를 드러내며 그간의 외형적 성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더욱 불거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 강화, 경영체계 고도화 등에 좀 더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이상혁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년 내 상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② 500V(오백볼트)

Company Management Platform

오백볼트 김충범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방식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고자 함을 천명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중국 등과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가 작다. 게다가 자본시장에 진입하기까지 평균 약 14년이 소요됨은 이미 알려진 바다. 오백볼트는 대한민국의 기업생태계를 혁신, 극복하고자 출범했다.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두 배에 달하는 국내 엑시트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찾고 매니지먼트를 통해 투자유치와 자본시장의 진입을 도와주겠다는 ‘플랫폼’임을 자처했다. 오백볼트는 스스로를 ‘벤처연방, 옐로모바일 이후 4세대 벤처연합’이라고 표현한다.

II. 운영방법

① 옐로모바일

옐로모바일은 SMATO라는 카테고리 전략을 활용한다. 쇼핑(Shopping), 미디어(Media), 광고(Advertisement), 여행(Travel), O2O 분야 기업들을 인수하고 상호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기본 운영 전략으로 삼았다. 절대 강자가 없는 상기 분야에서 1위를 하겠다는 포부다. 옐로모바일은 최근 ‘안정성’ 위주로 사업방향을 틀었으나 기존에는 ‘돌격’이었다. 이러한 기조는 옐로모바일을 90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유니콘의 반열에 올려놨다.

② 500V(오백볼트)

오백볼트의 자료에 따르면 오백볼트는 자체 구축한 T.R.P.S.M 방법론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 T(Track), 현재의 오백볼트는 Track 1. 향후 5년 내 Track 10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트랙별로 주제가 다르며 현재 Track1의 주제는 ‘O2O’다. ▲ R(Refixing) 주식스왑을 통해 오백볼트에 합류한 후 실적에 따라 주식 수를 재조정한다. 실적이 좋으면 더 많은 주식을 가져가게 되는 것.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 P(Portfolio) 상장과 지속가능 기업으로써 안정성 확보를 위한 7(안정성) : 3(성장성) 인수 포트폴리오 ▲ S(Synergy) 기업 간 교류∙공유∙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 매출증대 ▲ M(Management) 비즈니스모델 고도화∙투자유치∙교육 등의 경영지원, 성과관리 등 통합 관리시스템 운영이 주 내용이다.

 

III. 성장성

① 옐로모바일

옐로모바일이 발표한 201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에 따르면 총매출액은 3,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6% 증가했다. 영업손실 467억원으로 불안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으나 2015년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며 이를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겠다는 의지다. 2016년 1분기 실적 집계 결과 매출 1,062억원, 영업손실 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의 감소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옐로모바일 측 설명이다.

② 500V(오백볼트)

2014년 61억의 매출에서 2015년 500V로 주력 사업을 변경한 후 매출이 231억원으로 약 378% 성장했다. 7.3억원이라는 흑자의 성과도 거뒀다. 출범 첫해 스타트업이 당해년도 흑자를 달성한 사례는 많지 않다. 오백볼트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실적이 240억원으로 2015년 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그러나 아직은 회사 규모 및 수치가 작아 성과를 높이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IV. IPO계획

① 옐로모바일

옐로모바일은 손자회사인 퓨처스트림네트웍스(대표 신창균)가 오는 10월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옐로모바일의 중간 지주사인 옐로오투오(대표 최태영)도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나섰다. 초기 옐로모바일 자체의 상장에 초점을 맞췄던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우량 자회사를 우선 상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② 500V(오백볼트)

옐로모바일 자회사의 상장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백볼트는 자체 상장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백볼트는 계열사 우선 상장계획은 없으며 현재 오백볼트 자체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자체 상장을 해야만 주식스왑을 통해 합류한 기업들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에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미지수다.

대형 벤처연합 모델이 벤처∙스타트업계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아직 단정 짓긴 어렵다.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것은 아직 믿음직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지 못함을 반증한다.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이제 뜨겁게 익어가는 ‘감자’ 임은 확실하며 시장의 우려를 이겨 낼 정확하고 유의미한 수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S.PR Team 서하늘이 drew@sprcompany.com4.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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