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필요한 건 ‘적당한 비움’

지난 24일 저녁 7시, 스타트업캠퍼스 1층 컨퍼런스홀에서 스타트업캠퍼스 주최의 인문교양 프로그램 ‘수요 인문학 콘서트’ 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여행 에세이 <끌림>, 시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의 저자인 시인 및 작가 이병률이 ‘나는 무엇으로 행복한 사람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병률 작가
이병률 작가

이병률 작가가 펴낸 세 권의 저서가 모두 합쳐 100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만큼 그는 밀리언셀러 여행에세이 작가로 불린다. 그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리를 꽉 채울 만큼 많은 관객이 스타트업캠퍼스를 찾았다.

본 강연에 앞서 인디밴드 ‘덤덤라디오’의 신나는 공연으로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공연 후 무대에 오른 이 작가는 차분한 목소리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인디밴드 덤덤라디오
인디밴드 덤덤라디오

그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추억을 남기는 것이 여행의 묘미” 라고 소개했다. ‘어떻게 여행을 가야 많은 것을 담아올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는 ‘비울 대로 비워진 탈진의 상태’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이가 완벽하게 마른 상태보다 적당히 물을 머금었을 때 인쇄가 잘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적당히 비워놓은 상태일 때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고 했다. 그리고 본인의 여행 경험을 덧붙여 ‘흘러가는 대로 하는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이 작가는 여행에세이를 펴낸 이유에 대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치면 길이 난다.” 면서 “원하고 원해서 도달한 무엇이지만, 나 혼자 누려서는 안 되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똑같은 여행보다 여행다운 여행을 소개해 주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자신을 찾는 다음 세대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싶어 그 방법으로 ‘안으로 멀리뛰기’라는 평소와 다른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이병률작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추억을 남기는 것이 여행의 묘미"라고 소개했다
이병률작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추억을 남기는 것이 여행의 묘미”라고 소개했다

그는 책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서 “어떤 기준 때문에 좋아하는 일들을 놓쳤던 적이 너무 많다. 나도 언젠가 변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좋은 사람으로 비치려고 나를 꾸미려 노력하기보다 내가 나한테, 그리고 타인에게 인간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오래 기억되는 좋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Q&A 시간에 이 작가는 ‘젊은 시절의 여행과 지금의 여행이 가지는 다름’에 대하여 “20대의 여행은 절대적으로 소중하다.” 며 “그 시절의 경험과 모험이 지금도 나를 여행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답했다. 이 날 강연은 마지막에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타당한 세포를 가지고 있습니까?’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고 호흡하는 시간이 되었다.

수요 인문학 콘서트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진행된다. 매 월 마지막주 수요일에는 인디밴드의 공연이 열린다. 31일에는 인기 인디밴드 잔나비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스탬프북 이벤트에 참가하면 연말에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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