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엿본 日 미디어 스타트업 지형도

[김상오의 재팬 스타트업] 얼마 전 2016년 M&A가 진행된 미디어 콘텐츠 스타트업을 소개한 바 있다. 순수 미디어는 아니지만 미디어를 돕거나 콘텐츠를 주력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스타트업이다. 인수 기업은 기존 사업에 콘텐츠를 더하거나 사업 확장이 주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미디어 상황을 알고 있는 이라면 다소 의아한 소식이다. 적지 않은 미디어 종사자가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전망을 ‘어둡다’고 평가하기 때문. 이는 전통 미디어의 수익모델 정체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이 큰 몫을 한다. 기업의 광고 예산은 점차 줄어들고 기존 수익모델에 매달리던 미디어의 파이 나누기는 점차 치열해진다. 뉴미디어의 부상과 함께 수요 증가는 예상되지만 과거의 영광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먼 이야기로 보인다.

이번에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작년 인수된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 가운데 순수 미디어를 운영하던 곳과 이를 인수한 기업이다.

Connehitoママリ(코네히토마마리)

코네히토마마리는 임신과 육아, 출산 관련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다. 커넥트와 히토(사람), 마마(엄마)를 합친 명칭이다. 육아 미디어+커뮤니티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따로 마마리Q(MamariQ)라는 앱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일본에서 높은 PV를 보이는 미디어는 별도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인수를 추진한 곳은 KDDI/Syn. 신돗도(Syn.)라고 읽는데 앱 1개에 여러 제휴 서비스를 넣어 운영하는 모바일앱 서비스다. 스마트폰에 앱은 많지만 실제로 쓰는 앱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 앱 하나에 여러 서비스를 채워 넣은 것. 인수규모는 특별히 밝히지 않았지만 ‘더스타트업’에 따르면 10억 엔 규모라고 한다.

Marble

‘Candle’이 서비스하는 ‘마블’은 여성향 럭셔리 유행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다. 웹과 함께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블 외에도 코스네틱 전문 MCN 사업과 여성 BJ가 게임을 소개하는 영상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영상 서비스는 상당한 문화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한 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인수는 쿠루즈(クルーズ)가 나섰다. 이커머스, 모바일 게임,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패션 업계 종사자가 많이 쓰는 블로그로 유명해졌다. 현재 매월 700만 명 가량이 찾는 여성향 미디어, 코드노트, 키친노트, 마이크루즈 등도 함께 운영 중이다.

サムライト(섬라이트)

섬라이트라는 큐레이션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주 사업은 기업 미디어를 제작하고 운영을 대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이용하여 미디어 콘텐츠를 큐레이팅하는 서비스가 섬라이트다. 섬라이트 AD라는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자가 자주 찾는 기사의 형태소를 분석해 광고를 노출하는 네이티브 애드가 주력 상품이다.

아사히 신문이 인수했다. 미디어 사업 범위를 확장할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기업 자체는 워낙 유명하니 설명은 생략한다.

LINOMY

리노미는 쿠마르(Kimar)가 서비스하는 여성향 미디어다. 시급, 월급제 프리랜서 에디터를 상시 모집하고 누구나 글을 작성하여 기고 신청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고문 심사를 통해 정식 에디터로 승격될 수 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큐레이팅 미디어 구노시(グノシー)가 인수에 나섰다. 구노시는 제휴 미디어의 콘텐츠를 큐레이팅하는 서비스로 기사 중간에 삽입되는 네이티브 광고가 주된 수익 모델이다. 관심도에 따라 바뀌는 개인화 콘텐츠 노출에 힘을 쏟고 있다. PC 서비스도 있지만 모바일 앱이 주력이다.

Japan info

재팬 인포는 일본 미디어지만 일본어 서비스가 없다.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미디어로 영어와 중국어로만 제공되고 있다. 운영사인 그루드(Grood)는 원래 성우를 매칭해주는 Voip!를 서비스하던 기업이다. 이 서비스 역시 2015년 벤처유나이티느와 가이낙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인수처인 G플러스 미디어(ジープラスメディア)는 후지-산케이 그룹의 자회사다. 1999년 문을 연 기업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문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재팬 투데이, 가진팟, 커리어 엔진 등 뉴스, 부동산, 채용, 여성 등 다양한 테마를 다루고 있으며 광고 모델을 수익으로 삼는다. 후지-산케이 그룹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후지TV, 그리고 산케이 신문을 운영하는 미디어 그룹이다.

CuRAZY

래프 테크(LAUGH TECH)가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다. 쿠레이지(CuRAZY)는 웃긴 영상과 콘텐츠, 각종 심리테스트 등을 소개하는 스낵 콘텐츠를 전달한다. 큐레이팅(Curating)과 크레이지(Crazy)의 합성어로 보인다. 래프 태크는 이 밖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CV 인사이트(CV-InSight), 인터넷 웹툰 서비스 코믹(COSMIC)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쿠레이지는 2014년 1월 창간해 운영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6년 9월 인수됐다.

인수한 곳은 광고 PR 기업 벡터(ベクトル)다. 100% 지분을 획득해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었는데 광고 회사가 온전한 미디어 하나를 통째로 소유하게 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쿠레이지의 매체 성격이 가벼운 스낵뉴스를 전하는 곳이라 이후 어떻게 활용할지는 좀더 살펴봐야 할 것이다.

flierinc

후라이야(フライヤー)가 운영하는 플라이어릭(flierinc)은 도서 정보 미디어로 책에 관련된 여러 기획과 저자 인터뷰 같은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수익 모델은 유료 서비스로 프리, 실버, 골드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가격은 월 500~2,000엔 수준이다. 유료 서비스 이용자에게만 제공하는 유료 콘텐츠가 따로 있고 매월 5~20권 가량 추천 도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인수처인 미디어두는 전자 출판 전문 기업이다. 1996년 설립 당시는 휴대폰 인터넷의 패킷 절감 기술을 내세운 검색 엔진은 서비스했고 벨소리 전송 서비스 등에도 손을 댄 바 있다. 2006년 스마트폰 붐에 맞춰 콘텐츠 전달 시스템 ‘MD-DC’를 개발, 일본내 출판사 수백 곳의 콘텐츠를 취급하고 있다. 만화, 일반 서적, 사진집, 잡지 등 다양한 형식을 다룬다. 또 ‘Overdrive’, ‘Scribd’ 등 해외 서비스와 연계해 일본 내 콘텐츠를 해외로 유통하고 있다.

Grape

그레이프(Grape)는 앞서 소개한 쿠레이지와 유사한 스낵 콘텐츠 미디어다. 웃음, 힐링, 가십, 스포츠, 동물, 화제성 상품 등 이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문 에디터가 상주하며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인수 기업은 니폰방송(일본방송, 니폰호소우)이다. 일본 메이저 방송사이자 미디어 그룹으로 새로운 네티즌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 인수했다고 밝혔다. 니폰방송은 샤베루(シャベル)라는 화제 중심 콘텐츠 미디어를 별도로 운영하는데, 그레이프의 콘텐츠가 본인들의 서비스와 잘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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