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원한다면…현지 전문가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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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오기전까지는 미국 대형 병원과 계약을 성사시켜 시장을 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곳 멘토가 말하길 네임브랜드 하나 없는 기업과 누가 계약을 맺으려 하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작은 요양병원부터 공략하는 방향으로 시장 접근 방식을 바꿨죠.”

엠텍글로벌은 웨어러블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 회사 권수범 대표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 플러그앤플레이에서 만난 멘토의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짰다. 막연하게 미국에 오면 제품을 팔 수 있을 거란 순진한 생각이 깨지던 순간이었다.

엠텍글로벌은 지난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추천을 받아 올해 1월 처음 실리콘밸리에 왔다. 플러그앤플레이 스타트업 코워킹스페이스 한쪽에 자리 잡은 엠텍글로벌은 플러그앤플레이가 제공하는 리소스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권수범 대표, 강기석 이사

“첫 달은 이곳에서 팀 빌딩이나 사례 중심 마케팅 같은 기본 교육을 받아요. 팀 빌딩 교육은 저희가 받아본 교육 중에 제일 괜찮았던 것 같고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생각해야 할 법적 이슈 자문도 이곳에서 받고 있어요”

권 대표가 산소포화도 측정장치에 관심을 갖게된 건 지난 2013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느꼈던 불편함 때문이다. 옆 병상에 누운 환자의 산소호흡기가 떨어져 산소포화도 측정 알람기가 울렸는데 간호사는 전혀 알지 못했다. 다른 환자가 호출 버튼을 누르지 않았으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혈액에 충분한 산소(SpO2)가 있는지 측정하는 기기다. 수술한 환자의 손가락 끝에 다는 집계형 기기가 바로 산소포화도 측정기다. 보통 간호사는 6시간마다 병상을 찾아 산소포화도를 측정한다. 권 대표는 “손끝에 다는 것도 그렇고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엠텍글로벌이 선보인 산소포화도 장치는 24시간 측정은 물론 측정 데이터를 바로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간호사가 일일이 돌아다니며 환자를 점검하지 않아도 되고 문제가 생기면 알람이 울려 바로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환자가 화장실에 갈 경우에도 장치를 착용한 채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 디자인을 장갑형으로 만든 이유는 혈류가 떨어지는 새벽에도 측정이 잘되게 하기 위한 것.

장갑형 SpO2프로토타입

엠텍글로벌은 현재 병원과 의료 EMR 전문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토타입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또 수술실, 응급실, 일반 병실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여러 명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받을 수 있는지 통신데스트를 하고 있다. 엠텍글로벌은 산소포화도 장치뿐 아니라 무선 심전도 측정장치 같은 의료기기도 만든다. 이들 제품 개발과 임상 실험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과 MOU를 맺고 진행 중이다.

가능성은 확인했더라도 글로벌 시장 진출은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다. 의학 분야에서 권위를 가진 펜실베니아주립대학과 협약을 맺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기에 미국 진출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KIC를 방문한 엠텍글로벌. 이곳에서 현지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조언을 듣고, 미국 FDA승인을 도와줄 수 있는 한인 관계자를 소개받았다.

권 대표는 “플러그앤플레이와 같은 인큐베이팅 센터에서 소개해주는 멘토와 멘토가 연결해주는 전문가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헬스케어 전문가 멘토링 세션

플러그앤플레이 헬스분야 투자 전문 멘토에게 미국 FDA 승인을 위한 조언을 얻었다

“여기서 헬스케어 전문가를 소개해줘서 어떻게 제품을 런칭하면 좋을지 또 제품은 어떻게 팔지 구체적으로 시장 안착 방법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어요.” 지적방어권에 대한 법률적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의료기기 관련 특허 분쟁에서 크게 승소한 특허사무소도 소개받았다.

플러그앤플레이가 매주 금요일 주최하는 EIR에 참가한 엠텍글로벌. 이날 엠텍글로벌은 헬스테크 분야에 투자하는 VC를 대상으로 피치를 했다.

엠텍글로벌은 3월말 플러그앤플레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미국 펜실베니아로 간다. 올해 펜실베니아에 엠텍글로벌 미국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다.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허시메디컬센터(Hershey medical center) 내 인큐베이팅 센터에 입주하는 조건으로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허시메디컬센터에 입주하면 미국 FDA 승인을 받는데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엠텍글로벌의 최종 목표는 세상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제가 열정이 좀 넘치는 스타일이에요. 그 열정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에 사용하고 싶어요. 의료기기 분야에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고요.”

엠텍글로벌은 올해 11월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정식 출시하고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후 중국 시장도 노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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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호 기자
/ choos3@venturesquare.net

그 누구보다 스타트업 전문가이고 싶은 스타트업 꿈나무. 캐나다 McMaster Univ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경제지, 영자지를 거쳐 벤처스퀘어에서 3년째 스타트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가장 설렙니다. 스타트업에게 유용한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